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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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전 세계 곳곳에서 보도된다.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52도에 달하는 폭염으로 지난 6월14일부터 성지순례를 하던 무슬림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수도 뉴델리를 포함한 인도에서도 최고 50도의 기온이 한 달 동안 유지됐고 전국적으로 폭염 사망자가 160명에 달했다. 미국 중부와 동북부 지역 역시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두는 '열돔' 현상으로 수십 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이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의 발전소가 멈췄고 전력공급을 늘리기 위한 경보가 발령됐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 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61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어스는 지난해 이미 산업화 이전 기온보다 1.5도 이상 높아진 것으로도 추정
인구 관련 많은 문제는 상당부분 예상이 가능하다. 사실 굳이 예상이라고 하기에는 멋쩍은데 태어나는 시점에 앞으로 상당기간의 인구가 사실상 확정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구학적 문제는 그저 시간이 흐르면 벌어질 '시차' 문제다. 연초 2024학년도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전년도 40만6000명에서 35만7000명대로 급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이는 2017년 출생자 수가 전년 대비 급감했을 때 이미 확정된 사실이다. 이와 같이 저출산·고령화 관련 대부분의 문제는 '오래된 미래'다. 2024년 초등학생은 246만명, 중·고등학생을 합친 총학생 수는 513만명이다. 교육개발원 추계에 따르면 2029년 초등학생은 173만명으로, 총학생 수는 428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확정된 숫자가 아니니 '추계'(estimate)라고 하는 게 맞겠지만 2029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2022년생이니 이것도 사실 분석할 필요도 없는 단순한 산수의 영역이다. 어쩌면 우리는 단순한 산수의 영역에서
상속세 개편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가장 큰 쟁점은 과세체계의 변경 여부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유산세 과세방식을 채택했다. 피상속인이 유산으로 남긴 상속재산 총액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한 후 이를 상속인들이 상속받은 재산비율대로 안분해 부담하는 방식이다. 상속인들이 각자 상속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과세할 수도 있는데 이를 유산취득세 과세방식이라고 한다. 유산세 과세방식은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기 때문에 상속인별 담세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응능과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피상속인이 생전에 세금을 내고 축적한 재산에 대해 사망 시 또 세금을 매긴다는 점에서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나아가 증여세는 재산을 취득하는 수증자에게 과세되는 반면 상속세는 재산을 물려주는 피상속인에게 부과돼 상속세와 증여세가 체계정합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유산세 과세방식은 국제적 동향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현
배출권거래제는 시장기능을 활용해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여보자는 제도다. 우리는 제조업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2015년 일본보다 앞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도입했다. 2030년 NDC(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가야 할 길이라면 거래제는 잘 굴러가야 한다. 거래제에 참여한 약 700개 기업이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70% 이상 배출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의 경험을 토대로 2026년부터는 제4기에 본격 진입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탄소발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력분야 로드맵에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내용의 초안을 발표했다. 후속으로 배출권거래제가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도 많은 노력을 하지만 가격과 기술이라는 2개의 창(窓)으로 들여다본다. 먼저 배출권 가격이 수요-공급의 원활한 시그널로 작동하느냐다. 일반적으로 배출권 가격결정의 변수는 에너지 가격(특히 석탄 대체재로서 천연가스)과 정치적 리스
최근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침투하는 속도는 매우 놀랍다. 이마케터(eMarketer)라는 데이터분석기관에 따르면 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는 출시 2년 만에 778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이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초기 채택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다고 한다. 1860년 이후 인류 역사에 등장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의 보급속도를 연구한 옥스퍼드대학 보고서에서도 인공지능은 소설미디어나 팝캐스트에 비해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이 이렇게 빠르게 확산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이 중 하나는 인공지능은 추가적인 하드웨어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존 장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챗지피티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기존 디바이스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들이 챗지피티를 사실상 무료로 쓸 수 있는 것도 대중적인 이용에 크게 기여했다. 챗지피티의 범용성도 중요한 요인이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
미국 워싱턴DC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놀란 것은 백악관이 생각보다 작다는 점보다 백악관과 담 하나를 두고 재무부 청사가 있다는 점이었다. 대통령이 부르면 재무장관이 5분 만에 뛰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리고 백악관 가까이에 상무부 등 관청이 줄지어 있었다. 영국 역시 총리 관저 겸 사무실인 다우닝 10번가 바로 옆 11번가에 재무장관 사무실이 있다. 그리고 그 구역 전체는 화이트홀, 즉 중앙관청가다. 대부분 나라는 다 이렇게 정부 수반 바로 옆에 주요 관청이 모여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상하다. 대통령실은 용산에, 외교부는 광화문 쪽에, 법무부는 경기 과천에, 그리고 대부분 중앙부처는 세종특별시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 곁에는 행정부가 없다. 대통령실이 있을 뿐이다. 온라인으로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왜 대통령과 대통령실 스태프들은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왜 공무원들은 뻔질나게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는가. 영국 정치사상가 토머스 홉스는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릉 저기 가는 저 노인 꼬부랑 노인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일 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노래를 듣고 부르며 자랐기 때문일까. 요즘도 사방에서 마주치는 자전거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오토바이와 킥라니(전동킥보드와 고라니의 합성어)는 물론 전동자전거까지 가세하면서 보행자는 더욱 위축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두 발 달린 모빌리티를 압도하는 게 네 발 달린 자동차다. 인도에서는 흉기가 될 수 있지만 도로 위 네 바퀴 모빌리티 앞에선 두 바퀴 원동기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물론 네 바퀴 세계에도 서열은 있다. 경차는 중형차 앞에서, 중형차는 대형차 앞에서 꼬리를 내린다. 여하튼 양보는 자신이 알 바가 아니라는 듯 많든 적든, 크든 작든 간에 바퀴들은 도로나 인도를 내달린다. 과속이나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만이 이들의 천적이다. 모든 운송수단을 죄악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인류의 역사는 모빌리티의 역사이기도 하다. 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5% 위로 올리면서 진행된 고금리 기조가 정착된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고금리가 초래한 고통은 깊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어올라 가계는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정부도 국채의 이자비용이 급증해 재정적자가 악화한다. 유망한 사업계획을 세운 기업도 자본조달 비용이 커져 신규투자를 철회한다. 금리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채권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한 금융기관들의 자본손실도 커진다. 돈을 빌려줄 여력이 있는 전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주체가 고금리를 반기지 않는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고금리는 현직 대통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가 올라 여당의 인기가 상승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에 나서기를 주저한다. 연준은 대체 어떤 논리로 금리인하를 미루는 것인지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에 대한 우려가 심화한다. 2023년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1조6000억원에 달하고 연체율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말 연체율 1.19%, 그리고 2021년 말 연체율 0.37%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연체율 급등은 부동산 시장의 둔화, 높은 금리, 자산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PF 사업체가 수익성 저하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사업체들이 자금조달 및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도 이유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의 채무 재조정 결정이 연체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이전에도 반복됐고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올해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8%가 '부동산 PF부문의 부실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최근 정부는 부동산 PF부문에서 나타나는 부실사업장을 식별하고 이들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유니레버는 2000년 베스트푸드를 인수하면서 대망을 품었지만 그 후 10년 동안 주가는 변변치 않았다. 세계 최대 소비재회사에서 업계 3위로 추락했고 단기 수익목표 달성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2009년 구원투수로 폴 폴먼 회장이 취임했다. 폴먼 회장의 변화전략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조직을 개편했다. 핵심가치 기반으로 미래전략을 마련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USLP(유니레버지속가능리빙플랜)였다. 이사회도 다양성을 증대하고 장기적 사업모델을 지원토록 바꿔놓았다. 그리고 직원들을 사명(mission)과 연결했다. '우리는 유니레버다!'(We are Unilever!)라는 슬로건하에 기업의 3가지 목표와 개인의 1가지 목표를 작성하는 '3+1' 계획을 수립했다. 둘째, 경영진을 개편했다. 대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지속가능성 업무를 '최고마케팅책임자' 직책으로 통일했다. 여기까지는 여느 구조조정 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유념할 포인트는 직원들에게 올바른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제22대 국회가 시작됐다. 과연 여야는 총선 민심대로 '대통령 거부권'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쟁수단을 내려놓고 민생정치와 협치에 매진할 수 있을까. 대부분 국민은 이런 질문의 답에 부정적일 것이다. 왜냐면 여야 모두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정쟁수단을 찾는데 골몰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볼썽사나운 '대통령 부인 죽이기 정쟁'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야당은 "김건희 특검을 막기 위한 물타기"라고 반발한다. 야당의 반발에 대해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받는 대신 3김(김건희, 김정숙, 김혜경) 여사 특검법"을 역제안했다. 하지만 '채상병 특검법' 강행에 "수사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며 반대한 여당이 '김정숙 특검'에 이어 '김혜경 특검'까지 내미는 것은 모순이다. 애초부터 김정숙 여사의 지위가 외교관이 아닌데도 그의 인도 방문을 '첫 단독 외교'라고 평가한 문 전대통령의 입장도
경제나 금융통합이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세계 경제의 양강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지정학에 기반한 경제안보 논리가 득세하면서 상호 갈등과 대립이 확산하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세계경제 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 혹은 금융세계화가 흔들린다. 얼마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세상의 해체'(worlds apart)라는 특별보고서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가 국제적 차원의 보다 다각적인 흐름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랫동안 잠재돼 있던 또 새롭고 다양한 힘이 결합해 서구, 특히 미국의 자본과 제도 및 지급결제망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기 시작한 것. 이를 세계 경제지리의 급변에 기반한 순차적 '다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지정학적 갈등과 결부해 '분절화'의 위험에 보다 관심이 크다. 본래 단일하고 세계화한 금융시스템만이 평화나 번영에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지금처럼 세계경제의 역학관계가 재편된 상황에서는 도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