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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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접하다 보면 주옥 같은 아이디어를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이 중 하나가 '두 소녀의 케이크 자르기'다. 이 아이디어는 근대 영국의 공화주의자 제임스 해링턴이 제시한 것인데 두 소녀가 케이크를 어떻게 잘라 나눠야 서로 불만이 없게 될까라는 질문의 해답이었다. 아무리 정밀한 저울로 무게를 재고 아무리 권위 있는 어른이 나서서 케이크를 잘라 줘봤자 소용이 없다. 인간 마음은 '남의 떡이 커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해링턴은 결과 대신 절차에 주목했다. 그래서 그는 이런 해법을 제시했다. "소녀 A가 케이크를 2개로 나누고, 소녀 B가 먼저 케이크 조각을 고른다." 이러면 군소리가 나올 리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결단을 중시한다. 입법부나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수반으로서 당연히 결단이 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행정부는 '행'(行, execution)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시절에 활약한 공법학자이자 정치사상가 칼 슈미트는 '결단주의자'로 알려졌는데 그는
최근 중국 3호 항공모함 푸젠함이 첫 시험항해를 성공리에 마쳤다는 소식과 함께 F-35B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경항공모함으로 개조를 마친 일본의 호위함을 중국 드론이 몰래 촬영했다는 소식을 외신이 전했다. 우리 이웃의 항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씁쓸하다. 지난해 말 국방부가 발표한 '2024-28 국방 중기계획'에 따르면 우리 국방예산은 연평균 7% 증가해 2028년 800조원에 이를 전망이지만 2020년 12월 합동참모본부가 결정한 수직이착륙기 탑재 가능 3만톤급 경항공모함 건조예산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학자 애런 윌다브스키는 "예산을 할당할 수 없다면 어떻게 통치할 수 있겠는가"(If you can't budget, how can you govern)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답하기 위해 필자는 지난 연말 1800여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 항모사업과 관련된 주요 속성, 특히 외부 안보위협과 여야 정당 및 육해공 3군의 합의에 대한
기업의 1분기 어닝(earning)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다. 매출과 순이익 실적이 시장의 평균 전망치보다 높은 어닝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주가는 대개 폭등한다. 경기가 좋은 올해 미국 기업의 EPS(주당순이익)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80%를 커버하는 S&P500 기업의 1분기 EPS는 전년 대비 5% 넘게 증가했다. 이 중 78%인 390개 회사가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그런데도 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된 4월 S&P500지수는 4%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에게는 최근 52년 가운데 가장 잔인한 4월이 됐다. 상당히 큰 폭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보고한 기업의 주가도 크게 하락해 충격을 줬다. 투자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어닝서프라이즈가 더는 잔치가 아니라 쇼크가 됐을까. 경제학은 주가가 주식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르친다. 매도세가 우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매수세가 유입돼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주가는
비아파트 주택의 인허가 수가 급감하면서 서민의 주거비 상승 압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아파트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서민층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주택 시장의 거래 흐름은 매매시장이 아니라 임대시장이 주도한다. 일반적으로 임대 거래량은 매매보다 4배에서 5배 더 많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는 임대 거래가 283.4만 건이고 매매는 50.8만 건이었다. 2023년에는 임대 거래가 271.7만 건이지만 매매는 55.5만 건이었다. 주택유형별로 임대 거래를 살펴보면 비아파트 거래가 상당하다. 이를테면, 2024년 3월과 4월에 아파트의 임대 거래량은 각각 8.8만 건과 6.1만 건이었고, 비아파트는 각각 7.4만 건과 5.2만 건이었다. 특히 전세를 떼어내고 월세 거래를 특정해서 살펴보면 비아파트 월세 거래가 매우 활발한데, 거래량이 3월에 4.8만 건 그리고 4월에는 3.3만 건을 기록했다. 반면, 아파트의 월세 거래량은
ESG 개념이 우리 동양문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생활화돼 왔을까! 정작 우리를 알지도 못하면서 서구의 개념을 표방하고 이해해온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면서 자주 들은, 하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채근담'을 펼쳐 봤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라는 문구였다. '쥐를 위해서 늘 밥을 남기고(爲鼠 常留飯) 불나방을 가엾게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憐蛾 不點燈)'고 했으니 옛사람의 이와 같은 마음은 바로 우리 인생이 나고 자라는 한 점의 기틀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제사를 지내고 나면 할머니는 음식을 집 구석구석에 놓아두고 미물들도 함께 먹도록 배려하셨다. 미물과도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인식이셨던 것 같다. 채근담에서는 덧붙이기를 '이런 마음이 없다면 인간 또한 흙이나 나무와 같은 형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으니 사물과 자연을 아끼고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인간만의 심성이라고 본 것 같다. 자본주의에서 주주(shareholder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의장의 중립의무'가 논쟁이 되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 후보에 나서며 '중립의무'를 거부하고 민주당의 당파성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헌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돼서 논란이 된다. 이런 논란은 공천과정부터 이미 예상됐다. '친명공천'으로 배지를 단 국회의원들이 민의보다 공천을 준 보스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어 결국 국회가 공공성의 규범보다 '다수 파벌의 전횡'(tyranny by majority faction)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다. 추미애 당선인은 "국회의장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지만 중립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성호 의원도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토대를 깔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립의무를 부정하고 당파성을 드러내는 것은 국회를 민의의
세계 경제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3.2%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1월의 전망치 3.1%에 비해 단지 0.1%포인트 올린 것이지만 지난해 10월의 2.9% 전망 이후 꾸준히 오르는 점이 고무적이다. 당초 공격적 통화긴축이 일단락되면서 결국 경기둔화, 심지어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우려도 컸던 점을 감안하면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팬데믹발 공급차질, 지정학적 분쟁, 인플레이션 급등과 통화긴축 등 파란만장한 여정을 딛고 세계 경제가 연착륙, 아니 무착륙(no-landing)에 성공한 것일까. 기대 이상의 선전에도 이러한 성장률 흐름은 정작 역사적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코로나 영향이 크지만 2020~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전망 포함)은 평균 2.8%에 그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포함된 2000~2019년 평균 성장률 3.8%를 1%포인트나 하회한 수치다. 물론 IMF는 2020년대 후반에는 조금 개선된 3%
내년이면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어젠다가 채택된 지 10년이 된다. 여기서 채택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의 17개 목표와 169개 지표 중 다섯 번째 목표가 '양성평등을 달성하고 모든 여성과 여아의 역량강화'다. 여성에 대한 차별, 폭력, 유해한 관행을 중단하고 돌봄·가사의 무상노동을 인식·평가하며 의사결정 참여 및 리더십 기회를 보장, 성과 생식에 관한 건강하고 권리의 보편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지표와 함께 여성에게 경제적 자원에의 동등한 권리부여, ICT를 비롯한 기술활용 강화 및 젠더평등과 여성의 역량을 촉진하는 법제 마련을 목표로 제시했다. 세부목표(5.c)에선 '모든 수준에서 양성평등 및 모든 여성·유아의 역량강화를 위한 정책과 집행 가능한 법을 마련·증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SDGs는 2030년까지 모든 여성이 완전한 성평등을 누리고 여성의 역량강화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마케팅 수업에서 학생이 지루해할 때 종종 써먹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초기 엘리베이터 이용자의 불만해소 사례다. 19세기에 엘리베이터가 상용화돼 건물에 설치되기 시작했을 때 이용자들은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려서 별 쓸모가 없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엔지니어들은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최대한 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이용자의 불만을 잠재우는 데는 실패했다. 엘리베이터 속도를 크게 올리면 엘리베이터 이용자들의 불만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지만 엘리베이터 기계에 무리가 가고 탑승자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동안 골칫거리로 남아 있던 엘리베이터 속도문제를 문과생(?)이 해결했는데 그 방법은 엘리베이터에 큰 거울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거울이 설치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이용자가 자신의 외모를 거울에 비춰보며 머리모양을 다듬는 등 잠깐의 시간을 보내면서 엘리베이터가 느리다는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하지 않게 된 것이다. 마케팅에서 종종 말하는 고객의 심리적 시간을 줄인 것으로
많은 이가 답답해한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한다. 막연한 불안감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의 '한국의 경제성장 기적은 끝났는가?'라는 기사로 더 구체화했다. 객관적인 지표로 살펴보면 크게 우려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뭔가 삐걱거린다는 느낌이 광범위하게 형성된다. 불안감과 우려의 가장 큰 원인은 대외변화에 따른 것이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강대국의 갈등은 공급망 이전을 거쳐 첨단 제조업의 자국 유치로 계속 변화한다. 1991년 냉전종식 후 형성된 세계화의 질서 속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국가의 노골적인 영향력 발휘가 이어지는데 과연 이것이 단기에 그칠 것인지, 과거와 같은 국가주도 산업정책의 보편화로 나아갈 것인지 모호하다. 뚜렷한 방향성과 신질서 형성이가시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질서의 붕괴가 가속화하는 환경은 빠른 적응력을 자랑하는 한국 기업에도 벅찬 도전이 되고 있다. 어제까지는 타당하던 경영과 투자결정이 오늘은 잘못됐다고 비난받는 일이 잦아
통계청이 4월 말에 발표한 2024년 2월의 출생아 수는 연초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작성 이후 최초로 2만명 이하인 1만936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2만20명 대비 3.3% 감소한 것이다. 반면 2월 사망자 수는 2만9997명으로 전년의 2만7358명 대비 9.6% 증가했다. 이에 인구 순감소는 1만614명을 기록했다. 출생률의 선행지표라 할 혼인건수의 경우 1만6949건으로 전년비 5.0% 감소했는데 이는 앞으로도 출생아 수가 지속해서 감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고지표라 하겠다. 이렇게 인구감소의 속도와 출산율의 하락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2040년대를 기준으로 공실이 240만가구에 이르고 재고주택 기준 9%의 공실률을 기록했다가 2050년대에는 300만가구 이상의 공실과 공실률이 13% 이상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는 인구의 이동과 함께 봐야 할 동태적 요인이다. 2022년과 2023년의 인구이동은 매년 600만명을 넘었는데 시도 내
2년 전 유럽에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이닥쳤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EU 전 영토의 약 60%가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물부족으로 정원에 수돗물을 뿌리는 것을 금지했고 유럽대륙을 관통하는 라인강의 수위가 급격히 내려가 수상운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스페인에선 60년 만에 저수지 바닥에 있던 '과달페랄의 고인돌'이 모습을 드러냈고 독일 다뉴브강에선 2차대전 당시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척이 발견됐다.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헝거스톤(Hunger Stones)이 유럽 도처에서 발견됐는데 체코 엘베강 유역의 헝거스톤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굶주림의 돌' '기근석'으로 불리는 헝거스톤은 과거 기상관측이 어렵던 시절 가뭄이 들었을 때 저수지 수위를 표시하기 위해 날짜와 이름을 새긴 돌이다. 특히 1616년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엘베강의 헝거스톤에는 '내가 보이면 울어라'(Wenn du mich seehst, dann weine)는 무섭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