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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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캠'이라 불리는 영상정보 처리기기를 설치하는 집이 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데, 홈캠에 녹음된 대화를 재생해서 듣는 것이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청취'일까? 법원이 내린 결론은, '청취'는 타인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그 대화의 내용을 엿듣는 행위를 의미하고, 대화가 이미 종료된 상태에서 그 대화의 녹음물을 재생하여 듣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도8603 판결). 먼저 '대화'의 의미가 문제되는데, 법원은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육성으로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행위'가 대화이고, 의사소통행위가 종료되면 대화도 종료되므로 녹음물을 재생하여 듣는 것은 '대화'의 청취가 아니라고 보았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청취'와 함께 '녹음'도 금지 및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녹음'을 금지하는 취지는 특정 시점에 실제 이루어지고
우리는 알고리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컴퓨터 화면이 귀신같이 내 취향을 알아내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내놓는다. 또 검색기능은 당연히 내가 찾는 것만 보여준다. 좋아하는 것만 나오는 인터넷 세계는 그래서 하루종일 놀아도 재미 있다. 나는 한때 니체 철학을 좋아했는데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으면서 니체적 요소가 짙게 배어 있음을 느꼈다. 혹시 로렌스와 니체의 관련성이 없을까 검색을 해봤다. 내 생각대로 로렌스는 니체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논문과 글이 다수 나왔다. '내 생각이 맞았어!' 나의 통찰이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과연 내 생각이 맞았을까. 로렌스처럼 풍부한 생각을 하는 작가에게 니체의 영향만 있었을까. 니체에 반대하는 사상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검색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게 하는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검색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회의보다 확신을 하기 쉽다. 민주주의는 회의주의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공동체지만 알고리즘과 검색의 동굴에 갇혀버린
그에게 탈세와 사기혐의 정도는 약과다.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결과 조작 시도, 내란 선동 등으로 이미 4차례나 형사 기소당한 도널드 트럼프의 중범죄 혐의 리스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그는 재집권에 진심이다. 공화당 경선에서 혹시나 했으나 역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공화당 공식후보가 되기 위한 올 7월 전당대회까지 돌발변수만 없다면 11월 대통령선거에서 그가 징검다리 재집권에 성공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남의 나라 선거라고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게 됐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선거판에 뛰어든 정치인의 외연을 크게 확장한 것만으로도 그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민주주의에 끼친 해악이 크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올해 세계 각지에서 치르는 각종 선거에서 그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의 기술', 즉 후흑학(厚黑學)에 고무된 정치인이 어디 한둘이랴. 하지만 당장 더 큰 문제는 그의 재집권이 가져올 안보 리스크
올해는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다. 대선이 있는 해의 3월 초순 전 세계의 이목이 워싱턴에 집중된다. 슈퍼 화요일 예비선거에서 양대 정당의 대선 후보가 사실상 결정된다. 그 직후부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다.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이슈 선점에 열을 올린다. 과거에도 경제는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이슈였다. 가계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부담에 시달리는 금년에는 경제가 선거판의 결정적 쟁점이 되었다. 그 쟁점을 부각할 도구로 채택한 것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의회 출석이다.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경제에 국한해 본다면 연준 의장의 파워는 대통령을 능가한다. 그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성을 좌지우지하는 세계의 경제대통령이기도 하다. 연준은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독립된 중앙은행이지만 제도적 견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연준은 경제 현안과 금융정책을 설명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2023년 4/4분기에 사상 최저인 0.65명에 이르렀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이 수치는 국제적으로 주목받았고 영국 BBC 같은 외신에서도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갖지 않는가?'라는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여기서 한국의 고가 주거비용과 교육비 부담을 한국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내에서도 저출산과 관련한 흥미로운 소식이 지난 2월 회자됐다. 어느 민간기업이 직원들의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 한 명당 1억 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나아가, 다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주거 문제까지 해결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KDI 경제정보센터의 빅데이터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제기되었던 많은 경제 이슈 중 새로이 주목받은 경제 키워드가 '민간기업출산장려금'일 정도이다. 정부도 출산장려금에 대한 비과세 정책으로 적극 화답했다. 국내 저출산의 원인을 짚어보자면,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특히 주택 가격과
어느 순간 '1.5' 라는 숫자가 우리 삶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바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섭씨 1.5도 이하' 목표 때문이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지난 2월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2월(hottest on record)이었으며 2월 동안 관측된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77도 상승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치로 표현되는 기후변화가 실제 우리 일상에는 어떤 변화와 부담을 주는 걸까. 여러 기사에서 파악된 기후변화의 실로 엄청난 변화를 몇 가지 적어본다. 최근에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인 철도 시스템에도 막대한 부담을 준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날씨는 철도 레일의 변형, 전기 케이블의 처짐, 궤도 및 제방의 홍수로 이어지며 기차 운행에 여러 지장을 주게 되는데 문제는 철도의 대응속도보다 기후변화 속도가 더 빨라서 철도의 기후복원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국 런던의 고속철도 2호선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다 보니 과도
2024년은 1919년 3·1운동에서 기원하는 민주공화국이 건설된 지 105년이 되는 해다. 105년 된 지금 후손들은 민주공화국의 정신에 부합하는 나라를 건설했는지를 자문해보고 더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한 방향에 대해 토론하면 좋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화 이후 국가발전 전략의 부재로 흔들리고 있다. 비정규직 임금차별에 따른 경제양극화가 'N포세대'란 말과 '이대남과 이대녀의 대결'로 연결돼 왜곡된 성(性)대결과 세대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것들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한 대한민국'(1919년 임시헌장 3조)이라는 비전의 거울에 비춰보기도 민망하다. 특히 공공선의 추구 없이 권력획득을 위한 정쟁에만 빠져 있는 정치인들의 파당적 행태는 민주공화국의 정신인 '공화주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화한 지 37년으로 한 세대가 넘어가는데 정치권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민주화 이전 그대로다. 이른바 '반독재민주주의론'의
인플레이션이 조금 진정되니 새로운 걱정거리가 부상했다.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증시를 필두로 금융시장의 과열징후가 다시 부각된 것이다. 지난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통화긴축발 금융불안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이제 금리인하 재개 기대감 속에 금융시장이 들끓는다. 하지만 물가안정이나 금융완화 모두 자신할 수 없고 오히려 새로운 버블붕괴의 신호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사실 1970년대 이후 금융시장의 역사를 보면 최초 금리인상 이후 3년 내에 금융위기가 터질 확률은 5분의1에 이른다. 그런데 신용 및 금융과열, 특히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이 높을 때 그 확률은 3분의1을 넘어선다. 물가불안이 심한 경우라면 4분의1 이상이다. 지금처럼 민간부채가 급증한 데다 인플레이션 여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실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그 기저에는 보다 깊고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의 은행을 자임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융취약성의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사기에 활용돼 피해가 확산한다. 이른바 인공지능으로 조작된 가짜 목소리(딥보이스)가 생성형 인공지능과 결합해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 기술인 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fake가 합성된 말로 인공지능으로 만든 합성영상·이미지)가 사기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하기 전에는 비디오를 편집해 내용을 왜곡하는 영상을 만들거나 합성이미지를 생성하는 위변조가 주를 이뤘다. 이런 방식의 위변조는 짧은 시간과 적은 노력으로 만든다고 해서 칩페이크(Cheapfake) 또는 딥페이크와 대조돼 셸로페이크(Shallowfake)라고 한다. 국내의 경우 '유명인사 사칭 투자사기'로 유명배우의 얼굴과 음성을 조작한 가짜영상을 활용해 투자를 권유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지난해 잡힌 보이스피싱 일당은 중국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두고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1891명에게 1491억원을 가로챘는데 이들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검
인류의 산업은 지금까지 4차례 혁명을 통해 진화의 단계를 뛰어넘었는데 증기기관과 기계를 일상생활로 가져온 1차 산업혁명, 전기와 석유에너지를 통해 대량생산 시스템이 구축된 2차 산업혁명,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컴퓨터와 자동화가 보급된 3차 산업혁명,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 세상에 뛰어든 4차 산업혁명이다. 이를 좀 더 크게 구분하면 아날로그 세상의 1·2차 산업혁명과 디지털로 세상을 계측하기 시작한 3차 산업혁명 이후로 나눠볼 수 있다. 전구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와 전원이 들어왔을 때를 의미하는 0과 1 두 숫자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표현하는 디지털은 둥근 시계판의 숫자 사이를 계속 지나가는 초침과 달리 툭툭 끊기는 숫자의 변화로 시간의 흐름을 재단할 뿐만 아니라 사람이 감각으로 인지하는 모든 것을 숫자에 담는다. 예전에는 '새색시의 볼처럼 발그스레한 분홍색'이 색상, 명도, 채도 등으로 분류된 기호와 숫자에 따라 '5RP 7.5의 6'으로 정의되고 '천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을 기록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내려갈 것이 확실하다. 지난 20년 동안 출산율 저하에 대해 우리의 육아, 교육, 주택 등 거의 모든 문제가 거론됐다. 지적된 문제를 개선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다양한 저출산 대책이 추진됐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수장을 교체하고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을 통해 출산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 전제는 출산과 육아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북유럽의 복지국가에서도 저출산 문제는 심화한다. 2012년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1.91명, 1.85명, 1.8명을 기록했지만 10년 후인 2022년에는 1.52명, 1.41명, 1.32명으로 급속히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기후붕괴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후난민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된다. 기후난민이란 기후변화로 생태학적 환경이 변화해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된 사람을 말한다. 최근 극단적인 기상현상, 해수면 상승 및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높아지면서 기후난민의 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11년부터 약 10년간 홍수와 강풍 등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난민의 수가 2억10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후난민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투발루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나라를 이룬 섬 9개 중 2개가 이미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투발루 국민은 인근 국가인 호주나 뉴질랜드로 이주 중이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투발루 외무장관이 과거 육지였던 장소에서 수중연설을 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그렇다면 기후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변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