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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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더 이상 개별 기업의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다. 사고는 쿠팡 내부 시스템에서 발생했지만 피해는 특정 이용자들의 불편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회적 문제로 커졌다. 유출된 정보가 이름과 주소, 연락처, 구매 이력 등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고위험 데이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는 기업 차원의 실수나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명백한 국민 안전 문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다. 한번 유출된 개인정보는 회수가 불가능하다. 보이스피싱을 비롯해 스토킹과 위치 추적, 주거 침입 등 현실적인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현실이 돼버린 '위험'을 보상과 사과문 중심의 사후 대응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번 사건은 특히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산업이 경쟁적으로 확대해온 초개인화 전략이 가진 구조적 위험마저 드러냈다. 개인 맞춤형 추천과 혜택 제공은 소비자의 편의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다. 하지만 대규모 데이터 결합이 이뤄질수록 통제 실패 시에는 언제든 감시와 침해, 위협의 수단으로 변화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내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이같이 밝혔다. 남아공이 주최한 G20 정상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자국이 의장국인 내년 회의에서 남아공을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1999년 G20 출범 이래 회원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는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남아공 공격은 지난 5월 백악관 정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맞은 트럼프는 준비한 영상을 틀었다. 남아공에서 아프리카너스 백인(네덜란드·프랑스·독일계 이주민 후손들)이 학살당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영상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촬영된 장면을 조작한 가짜였다. 영상은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남아공 백인들이 살해당하고 그들의 농장이 불법으로 압류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남아공 정부와 일부 아프리카너스 단체조차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2017년 정부 감사에 따르면 남아공 인구의 약 8%에 불과한 백인이 전체 사유 농지의 72%를 소유하고 있다.
2만9000가구.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수도권 공공분양 공급 물량이다. 지난 9월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제시한 계획보다 2000가구 늘었다. 판교 신도시와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최근 5년간 수도권에서 공급된 평균 물량의 약 2. 3배 수준이라며 공공 부문 착공 확대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자찬한다. 시장은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공급계획 발표 후 '이게 전부인가'하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내년도 공공분양 공급물량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 2만3800가구 △인천 3600가구 △서울 1300가구 등이다. 경기에서도 고양창릉·남양주왕숙·인천계양 등 3기신도시, 광교·평택고덕·화성동탄 등 2기신도시, 구리갈매역세권 등 중소택지로 물량이 흩어져 있다. 서울은 고덕강일 1305가구가 전부다. "수도권에 땅이 없다"는 국토부의 하소연도 이해는 된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는 더 이상 집을 지을 땅이 없다 보니 국토부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놨던 유보지 등을 주택용지로 전환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까지 내놨다.
'원칙'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강조한 단어다. 대통령실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도 주 위원장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탁을 막는 원칙이 흔들려선 안된다며 "최후의 수단"이라고 못박았다.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생경함이었다. 대통령실과 다른 메시지를 낸 부처수장은 보는 일이 드물어진 탓이다. 주 위원장이 금산분리 원칙을 강조한 이유는 뚜렷하다. 산업 지배력 확장과 경제력 집중의 부작용, 사회적 공감대 부족, 정책 졸속 추진의 위험성 때문이다. 메시지는 명확했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제도인 만큼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는 수단 중 하나일 뿐 핵심 목표는 '첨단전략산업 투자 활성화'라고 짚었다. 찬반을 떠나 주 위원장의 간담회를 '원칙'으로 요약한다면 비슷한 시기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자간담회는 '검토'로 정리된다. 구 부총리는 금산분리 완화뿐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속세, 부동산 세제, 장기투자 세제 등 현안에 대해 모두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있는 것도 지원을 못 받는데 신규 투자를 누가 하겠나. " 국내 LFP(리튬인산철) 공급망에 대해 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전력거래소는 최근 ESS(에너지저장장치)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 설명회에서 '국내 생태계 기여도' 비중을 9. 6%에서 12. 5%로 늘린다고 밝혔다. 여기엔 ESS 산업의 국산화 토대를 세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오창에서 국산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흐름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그러나 공급망의 기초가 되는 소재 단으로 내려가면 온도는 급격히 식는다. 현재 국내에서 LFP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에코프로비엠 한 곳뿐이다. 이마저도 연간 4000톤 수준에 불과하다. 양극재 전 단계인 전구체 분야는 진입하려는 시도조차 감지되지 않는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LFP 배터리의 99% 이상은 중국에서 생산됐다. LFP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 역시 중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데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K-건설'의 위상을 높이며 성과를 일궈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10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429억달러에 이르렀고 연말까지 500억달러 달성도 무난히 이뤄낼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5. 3억달러와 비교해도 145억달러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이 198억2000만달러로 전체의 46%이상을 차지했다. 중동(110억9000만달러·25. 9%), 북미·태평양(55억3000만달러·12. 9%)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 실적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체코가 187억3000만달러로 무려 43. 7%에 달하며 2위인 미국(50억3000만달러), 3위 이라크(33억1000만달러)와 큰 격차를 보였다. 올해 수주 성과가 '체코 원전' 단일 프로젝트에 의존한 결과임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제는 체코 원전 수주와 같은 빅 이벤트가 없다면 이같은 성과가 계속 반복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럽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특정 프로젝트의 변수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지난해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했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0. 8명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듯한 통계 흐름이다. 코로나19로 미뤘던 결혼이 재개되고 30대 초·중반 '에코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혼인·출산 연령대에 진입한 것이 출생아 증가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정부가 정책 효과를 기대하는 핵심 타깃이기도 한 동 세대 기자가 인구 문제를 취재할 때면, 슬그머니 가슴 한쪽이 찔리는 이유다. 평소처럼 전문가에게 저출산 현상의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졌더니 이번엔 역으로 취재원이 되묻는다. "본인이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이유를 한 번 써보세요. 거기에 대부분의 답이 있을 겁니다. " 아이가 주는 행복을 말하는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 그러나 2030의 시선으로 주변을 다시 둘러보면, '불안'이 곳곳에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주거비는 이미 청년 세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한 번 밀려나면 다시 진입하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경직성, 출산·육아로 경력에 공백이 생기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반대만 한다고 뭐가 되겠습니까?"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반대 공세를 두고 최근 한 지방병원의 교수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의협이 정부 보건의료 정책에 반발하면서도 정작 의료계만의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다. 그는 "반대한단 입장 뒤엔 의료계의 뚜렷한 대안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구체적 대책 없이 반대만 외치면 국민도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미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단 대외적 인식이 강하게 박힌 상태에서 의협의 현재 행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단 우려가 섞여 있었다. 의협은 지난해 초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발표를 기점으로 2년에 가까운 최장기간의 의정갈등을 경험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쳐 이재명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의협은 현 정부 역시 의료계와의 불통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2 의정사태가 불가피"하단 경고성 메시지와 궐기대회를 통한 대(對)정부·국회 투쟁을 지속하는 것은 이 같은 의협의 뜻을 보여준다. 앞서 의협은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지난 16일엔 국회 앞에서 수백명 단위의 집단 시위를 연 바 있다.
"나경원, 조배숙, 김도읍 의원 말고 최근 현안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중진이 있나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국민의힘 인사의 말이다. 위기 때 전면에 나서는 중진의원들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대개 정치권에선 당선 횟수를 기준으로 3선 이상을 중진이라 부른다. 과거 보수정당의 중진들은 당이 흔들릴 때마다 강단있는 모습으로 앞장서 당을 구해냈다. 2011년 12월 당시 4선 남경필 전 의원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패배 등으로 당이 흔들리자 최고위원 사퇴 카드를 꺼내 들며 '박근혜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듬해 총선·대선에서 새누리당은 승리했다. 새누리당 중진이었던 이재오 전 의원은 당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2016년 2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계파 갈등이나 분열로 비칠 수 있는 사람들은 가고 싶어도 후보 개소식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조용하게 단합된 선거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권성동,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증권사 빅5(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잠정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9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5%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47.27% 증가한 2조2601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성과급잔치도 기록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가 분위기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연이어 증권사 내부통제 문제가 터졌기 때문이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지난달 NH투자증권 IB(기업금융) 담당 고위 임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로 이 회사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또다른 대형 증권사 지점 직원이 고객 돈 수억원을 횡령해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사례도 드러났다. 지난 5월에는 DB증권 직원이 회사를 사칭해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고 이를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상품권 깡'을 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최근 만난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당국 제재에 안 걸린 증권사가
중년판 '미생'으로 불리는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화제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둔 이동통신 업계에선 "웃으며 보다 울며 끝난다"고 한다. 임원 승진을 목전에 두고 지역 공장의 안전관리팀장으로 좌천되는 김부장의 처지가 업계 사람들에겐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아서다. 더욱이 유·무선 본업보다 AI 신사업이 주목받는 시대엔 한때 '영업왕'이던 베테랑도 하루아침에 조직의 짐이 될 수 있다. 극 중 김부장은 자신을 내치려는 상사에게 "나 일 잘하잖아. 큰 건도 한 건 했잖아" "나한테 어떻게 이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라며 읍소한다. 하지만 이 대사가 마냥 짠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소비자를 기만한 데 대한 최소한의 반성조차 없기 때문이다. 기존 고객을 잃었지만, 신규 고객을 유치했으니 된 것 아니냐는 식이다. 김부장은 승진에서 밀릴까 전전긍긍하며 보여주기식 대처만 했을 뿐, 정작 고객사에 대한 사과는 후배들에게 미뤘다. 김부장을 좌천시킨 사건은 2021년
"지금도 예약이 어려운데 통합하면 더 어렵지 않을까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을 앞두고 항공업계에서 종종 들리는 말이다. 항공 마일리지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원하는 시점에 사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은 공급 좌석이 적어 경쟁이 치열하고 인기 노선은 예약이 열리는 출발일 기준 360일 전부터 대기를 걸어야 간신히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 통합이 진행되자 이용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회원 수는 그대로인데 중복 노선 조정으로 특정 노선의 공급 좌석이 줄면 마일리지 좌석 경쟁이 지금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좌석 비중을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점도 불안을 키운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공급 좌석의 10% 수준을 마일리지석으로 운영 중이지만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이 실제로 얼마나 배정되는지는 알 수 없다. 이에 항공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비즈니스석이 텅 비어 갔는데도 마일리지로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