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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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 돈이 오가는 산업계에 흔히 적용되는 '룰'이지만 유료방송시장에서는 더욱 명확히 적용돼 왔다.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막강 '갑'이다. 최대 플랫폼 사업자인 SO가 갖고 있는 방(채널) 중 하나를 얻어 프로그램을 내보내야 시청자도 만나고, 광고도 붙고, 콘텐츠사용료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PP로서는 SO와의 채널 계약이 생존의 문제다. 최근 이런 구도에서 SO와 PP간 싸움이 벌어졌다. 그것도 일반 SO나 PP의 싸움이 아닌 국내 5대 MSO(복수SO)중 하나인 씨앤앰과 MPP(복수PP)인 CJ E&M간이다. 씨앤앰이 CJ E&M 채널 2~3개를 아날로그 상품에서 빼려하자 CJ E&M은 이에 반발했고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에 씨앤앰은 지난달 2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CJ E&M은 조정을 거부하고 양사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O의 전횡 때
"도대체 무슨 말을 한거야? 통화내역 확인하면 다 알 수 있어. 확인해 보자고!"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언성을 높여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와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목소리였다. 양측 갈등으로 1일 예정됐던 실무협의가 불발됐다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의 전화였다. 본인들은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벌어진 결과였다는 해명만 늘어놨다. 실무협의 협상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양측은 결국 다음날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협상 보다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잘잘못을 따지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보육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복지부의 협상 실무자들이 바뀌었고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한 적도 없었다"며 "실무협의를 하기 전에 휴원을 하지 말라는 내용을 합의서에 포함시키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합
하이마트 사태가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2대주주인 선종구 회장이 경영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시작한 지 반 년만의 일이다. 수면 아래 있었던 갈등까지 포함하면 근 1년을 끌어온 셈이다. 하이마트는 최근 선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데 이어 3일 이사회에서 한병희 전무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선 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공중분해 될 뻔 했던 회사를 맡아 매출액 3조원대의 가전유통업체로 일군 '샐러리맨의 신화'였으나 퇴장은 초라했다. 경영주도권을 놓고 최대주주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무리한 욕심을 부린 탓에 생채기가 났고 여기에 횡령, 배임혐의로 검찰수사까지 받는 등 도덕성까지 도마에 올랐다. 승자가 된 유진그룹도 상처가 만만치 않았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며 직원들이 흔들리니 실적이 급감했고 기업가치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이 보유지분을 매각하는데 성공해도 수천억원 가량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액주주도 마찬가지이니 결국
오는 6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와 그리스 총선은 시장의 관심이 높은 정치 이벤트이다. 프랑스 대선 결과는 재정규율을 강화하도록 하는 신재정협약이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지를, 그리스 총선은 긴축 이행과 유로존 존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지난 30년 동안 굳어져온 양당 구조가 허물어지면서 8개에서 최대 10개 정당이 원내에 진출해 다수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구제금융 요청과 이에 따른 긴축합의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을 고조시킨 정치적 불안정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리스 집권당인 사회당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대표는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며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자신의 정당에 표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 75%가 유로존 존속을 지지하는 정서를 감안한 전략이다. 사회당과 번갈아가며 집권해왔고 이번 총선에서 1당이
대기업 A사의 납품업체 B사의 사장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 사장은 A 대기업 회장 부인의 삼촌, 즉 처삼촌이었다. 기자가 놀랐던 점은 B사 사장이 조카사위인 A대기업 회장을 '회장님'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한 예우, 혹은 공적인 자리에서 부르는 호칭이 아니었다. 식사 자리에서 회장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도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아무리 사업적으로는 이른바 '갑·을 관계'여도 조카사위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상황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아 조용히 동석한 사람에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쪽 세계가 원래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족보'보다 '사업'이 앞서고, '피'보다 '돈'이 진한 세계가 있음을 실감한 자리였다.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다소 다른 세계였다. 다른 대기업 임원은 자신의 회사 오너 일가를 두고 "패밀리 비즈니스가 아니라 비즈니스 패밀리"라고 했다. 가족들이 끈끈히 뭉쳐서 사업을 한다기 보다,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끈
"정말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면 티도 안나는 유관기관 수수료보다 주식거래세를 낮춰주는 게 먼저 아닐까요." '전업' 개인투자자 K씨의 말이다. 금융당국이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 수수료를 인하키로 하면서 증권사들이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이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K씨는 "주식 1000만원을 거래하면 수수료 인하분은 90원에 불과한데 이게 무슨 혜택이냐"며 "수수료의 20배에 달하는 세금이 그대로인데 수수료 일부 내린다고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K씨가 이번 수수료 인하조치에 '감동'을 받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투자자가 주식을 거래할 때 드는 비용에는 증권사 수수료 외에도 증권거래세가 있다. 코스피 종목을 거래할 때는 총 거래대금의 0.3%가 세금으로 나가는데 이중 0.15%는 증권거래세, 0.15%는 농어촌특별세다. 코스닥종목을 거래할 때는 증권거래세만 0.3%가 부과된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이용한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도시정책보고서' 발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보고서 발표를 위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의 기자회견도 마련했다. OECD가 한국의 도시정책을 연구한 첫 사례라고 한다. 보고서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우리나라 도시정책을 분석했다. 영문 원본은 150쪽을 넘고 한글 요약본도 43쪽으로 두툼하다. 그런데 국토부가 이런 OECD 보고서를 입맛대로 해석해 홍보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초 국토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 제목은 'OECD, 녹색성장은 한국을 배워라'다. 물론 도시정책 측면에서 녹색성장은 중요한 부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보도자료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OECD는 한국이 종합적으로 녹색성장정책을 시도한 첫번째 국가로 4대강사업, 고속철도사업 등 녹색뉴딜정책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OECD에서 가장 먼저 극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OECD 보고서를 함축해야 할 첫 문장으로 '4대강
"스탁론(Stock Loan) 제도는 주식 투자자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한 위법적 거래를 막는 순기능 역할도 있습니다. 무턱대고 옥죄다가는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본지에서 '금융당국, '테마주 돈줄' 스탁론 옥죈다'라는 기사가 나간 후 스탁론 관계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요지는 정부의 스탁론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스탁론의 순기능적 역할과 감독당국의 규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폐해 등이 조목조목 적혀 있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스탁론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스탁론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 테마주의 '돈 맥'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스탁론은 지난해 11월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1월 말 1조116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3월 말에는 1조2280억원으로 불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독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스탁론 규모도 동시에
"모터쇼 출입 비표를 빨리 받기 위해서는 비표 발급 창구 직원에게 스와치 시계를 주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해서 모터쇼장에 빨리 입장한 기자분들이 있다고 하네요" 지난 달 23일 개막한 '2012 베이징모터쇼' 현장에 나돌던 풍문이다. 소문의 진위여부를 떠나, 베이징 모터쇼 취재에 나선 기자들이 치러야 할 '비용'은 스와치 시계 하나 수준은 아니었다. 베이징모터쇼는 전 세계 주요 모터쇼 가운데 취재 인프라 부분에서 '최악'의 모터쇼다. 1만5000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리지만 미디어등록증을 확인하고 비표를 발급해주는 창구는 단 8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 시간에 모터쇼장에 입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입장을 한다 해도 마감시간에 맞춰 기사를 송고하는 것 역시 어렵다. 모터쇼장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랜선은 100개가 채 안된다. 기사 송고를 위해서는 15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마감시간이 임박해 신경이 날카로와진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랜선을 차지하기 위해 욕설을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개발사업 인허가 비리 사건에 대주단 대표인 우리은행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보도되자 우리은행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전 시행사 대표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포스코 건설에 시공권을 넘기는 과정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공식 반박했다. 하지만 은행 내부는 살얼음을 걷는 분위기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파이시티 비리 불똥이 언제 어떻게 다시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혹 우리은행 고위관계자가 파이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되기라도 하면 은행 이미지가 훼손되거나 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출 실무 담당자들은 이미 지난 2010년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파이시티에 약 1350억원의 대출을 내 주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대출 비리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경기도 모 리조트 개발사업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이요? 아마 노른자위 매장은 외국 명품 브랜드들이 다 가져갈 겁니다. 공항 면세점에 비해 매출이 떨어지는 시내 면세점이 살아남기 위해선 어쩔 수 없겠지만 결국 중소기업 제품은 또 찬밥신세를 면키 어려울 겁니다"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을 도입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한 중소기업진흥센터 관계자의 총평이다. 중소기업 제품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한숨 섞인 한마디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을 도입하고 신규 시내 면세점 매장 면적의 40% 이상을 국산품에 할애할 방침이다. 기존 시내 면세점의 국산품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명품 위주인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품목을 우수 중소기업의 국산제품으로 돌리겠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외 명품 매출이 수익성이 가장 높은 현실에서 중소기업이 면세점을 운영한다 해도 국산품이나 중소기업 제품보다
최근 보험업계의 최대 이슈는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둘러싼 공방이었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의 수익률 발표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20여 일간의 공방 끝에 일단 봉합됐다. 금소연이 수익률 산출에 '시각차가 있었다'고 한 발 물러섰고 생명보험업계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공시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금융당국도 올 상반기 내에 수익률과 사업비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공시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지만 쉽게 알 수 없었던 변액연금보험 상품에 대한 수익률을 공개하며 많은 것을 생각할 여지를 남겼다. 먼저 변액연금보험을 포함한 저축성 보험 상품들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변액연금보험을 은행의 예·적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받아들여 납입하다가 도중에 해지해도 괜찮고, 한번 넣고 돌아보지 않아도 꾸준히 수익률이 불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보험사에서 설계사 수당, 영업점 관리와 전산비용 등 사업비 명목으로 12% 안팎을 가져간다는 사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