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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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정부과천청사 지식경제부 기자실. 기자간담회 차 내려온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표정은 어두웠다. 당초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의 핵심인 '성과공유제' 확산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간담회 초점은 고리 원자력발전(원전) 1호기 전원 중단 사고에 맞춰졌다.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지난 2월9일 조직적으로 이 사고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서다. 원전 주무부처 수장인 홍 장관은 배신감에 젖은 표정으로 "국민께 죄송하다.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 하겠다"면서 한수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원전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정부의 원전 정책에 따라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적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작업 절차를 무시한 안전 불감증과 엉성한 관리감독 체계, 엉터리 보고, 부실한 장비 관리, 현장 감시 인력 축소 등 총체적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을 중심으로 "원전을 모두
"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수도권 우수인력 유입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회사가 대전에 있다고 하면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합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 소재 한 코스닥 상장사 임원의 말이다.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해외로 거래처를 늘리기 위해 연구개발(R&D) 및 해외마케팅 분야 수도권 인력 확보가 절실하지만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는 것. 대덕특구 상장사들을 방문해 만난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들은 하나 같이 가장 큰 관심사를 "수도권 인력 확보"라고 입을 모았다. 대덕특구에는 골프존, 케이맥, 인텍플러스, 리켐 등 지난해 코스닥을 통해 기업을 공개한 4곳을 포함, 총 27개 상장사가 있다. 이 회사들의 지난해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1%나 늘었다. 대덕특구 회사들은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높은 수준의 복리후생을 시행하고 있다. 매출 300억대 규모 케이맥은 보육원을 포함한 기숙사 신축을 위해 최근 부지를 매입
타임 편집장을 지낸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를 보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도용할까봐 걱정했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매킨토시 운영체제(OS) 맥의 GUI를 모방해 `윈도`를 개발했다. 당시 MS는 애플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던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격노한 잡스는 빌 게이츠를 애플 본사로 불러들였다. 잡스는 "당신을 믿었는데, 이제 우리 걸 도둑질하다니!"라고 격분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침착한 목소리로 "글쎄요, 스티브. 이 문제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에겐 제록스라는 부유한 이웃이 있었는데, 내가 텔레비전을 훔치려고 그 집에 침입했다가 당신이 이미 훔쳐갔단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라고 답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잡스는 MS의 윈도 개발을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잡스는 게이츠에게 "좋아, 좋아. 하
"그동안 싸구려 트레이닝복 입고도 잘만 다니더니…. 언젠가부터는 동네 뒷산가면서 수십만원짜리 아웃도어 의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을 하고 나가지 뭐야. 누가보면 히말라야 가는 줄 알겠어." 최근 모임에서 만난 친한 선배는 증권사에 다니는 남편이 산책을 나갈때도 고어텍스 재킷과 기능성 바지를 챙겨 입는다며 어이없어 했다. 한 대형건설사에 다니는 L차장은 초등학생 아들의 학부모 모임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멤버 대부분이 전업 주부인데 하나같이 아웃도어 의류를 빼입고 있었기 때문. 한동안 골프웨어를 입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했더니 엄마들 사이 유행이 아웃도어로 싹 바뀌어 있었다. L차장은 "나만 빼고 모두 모여 등산이라도 다녀온 줄 알았다"며 "왕따 안당하려면 다음 모임엔 나도 아웃도어 한 벌 사입고 나가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대한민국 곳곳이 아웃도어 열풍이다.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는 산 주변이 아니라도 거리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일상복으로 '아웃도어 룩'
"폼나는 '명품' 하나 갖고 싶은 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당장 돈이 안되더라도 말입니다." 한국장학재단이 추진 중인 삼성에버랜드 지분매각에 일부 자산가가 관심을 보이는 데 대해 증권사 관계자가 내린 해석이다. 비상장 에버랜드 주식은 일반인이라면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상장이 돼야 하는데 수년내 기대하기 어렵고, 그 사이 배당을 받을 가능성도 희박해서다.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의향을 접은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개인은 신탁상품으로 투자하는데 최소 1억원 이상 필요하다. 굳이 매력을 찾자면 '희소성'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정점에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회사다. 에버랜드 주식은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사장 등 삼성 일가와 특수관계인만 보유했고 장외시장에서도 유통되지 않았다. 명품으로 치자면 '스페셜에디션'인 셈이다. 부자들은 대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소장품에 애착을 보인다. 거액을 수년 동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사업'(이하 마을만들기)은 완전한 뉴타운의 대안이 되기엔 아직 부족해 보인다. 개발에 따른 우발이익 기대감을 아직 버리지 못하는 일부 조합원을 설득하기엔 아직까지 설익은 '구상'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 마을만들기는 박 시장이 만들어낸 정책이 아니다. 앞서 정부는 마을만들기와 유사한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사업'이나 '거점확산형 주거환경개선 시범사업' '해피하우스 시범사업' 등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이들 사업의 경우 당초 취지와 정당성에도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부족과 예산·제도적인 제약으로 인해 좌초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마을만들기 역시 공유부분에 대한 단편적인 물리적 환경개선사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주택개량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 등 자금지원 등을 할 계획이지만 5%대의 높은 이자율은 결국 주민 부담일 뿐이다. 개발이익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심리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카드사들이 일제히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다. 포인트 적립 등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그동안 회원들에게 제공됐던 '혜택'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가서비스가 단순한 '혜택'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회원들의 '권리'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배경은 이렇다. 카드 부가서비스는 카드사와 제휴업체의 계약을 통해 결정된다. 할인 및 포인트 적립에 따른 비용은 두 곳이 분담한다. 절반씩 분담하는 경우도 있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많은 부담을 지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거래가 성사된다. 바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다. 카드사들은 제휴업체에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건넨다. 제휴업체는 카드사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마케팅 등에 활용한다. 제공되는 개인정보의 형태도 다양하다. 카드번호부터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직장정보 등 각양각색이다. 물론
오는 16일 열리는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자산운용사 3곳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모두 23곳. 대다수 운용사가 찬성표를 던진 탓에 이들 3개 운용사는 주목받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란'이란 표현이 무색해진다. 금융감독원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외이사 출석률이 75%를 넘어야 재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데,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는 출석률이 이에 못 미쳤다. 반대표를 던진 한 운용사 대표는 "단순히 가이드라인을 따랐을 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국민연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하이닉스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중립' 의견을 냈을 때도 자산운용사는 일제히 '찬성표'를 던졌다. 주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도 운용사의 반대표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이 현대백화점과 현대DSF의 합병
이달 초 아우디 본사가 있는 독일 잉골슈타트를 찾았다. 사상 처음으로 벤츠 판매량까지 제쳤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 언론을 상대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정작 기자의 눈길을 붙잡은건 본사 옆의 아우디 박물관이었다. 이곳에는 1899년 아우디 전신인 호르히 자동차부터 현재까지 생산된 아우디 차종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100여대 차량이 전시돼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아우디 가이드와 함께 차량의 역사와 전시관을 둘러보는 이들의 표정은 진지해 보였다. 개인적으로도 사진으로만 접했던 아우디 모터사이클과 경주용 차, 100주년 기념 콘셉트카까지 직접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BMW와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뿐만 아니라 토요타, GM, 폭스바겐 등의 대중적인 브랜드들도 모두 본사에 박물관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기자들을 초청할 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별도 스케줄로 박물관을 거치게 해 은근히 자사 브랜드의 역사를 간접적
# 중고 경차를 모는 주부 김모씨는 요새 운전대 잡는 일이 두렵다. 기껏 해야 동네 할인점에 가는 정도로만 차를 쓰지만 얼마전 사고가 뼈아프기 때문이다. 접촉사고였지만 상대 외제차 수리비는 어마어마했다. 보험사를 통해 들은 거지만 범퍼도 수입해 와야 하고 그 기간 동안 렌트비도 경차의 한달 유지비에 달했다. 긁힌 정도라 '이 정도쯤'하며 자기 차는 고치지 않기로 했는데도 그랬다. 외제차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5배(보험개발원 자동차 충돌실험 결과, 외제차 평균1456만원, 국산차 275만원)를 넘는다고 한다. 부품 값은 국산차의 6.3배, 공임 5.3배, 도장료는 3.4배에 이른다는 것. 부품이야 수입할 수도 있어 그렇다 치지만 공임 차이를 듣고 나니 더 허탈해진 김씨.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수리직원의 임금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센터의 입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제차 수리센터는 높은 임대료를 무는 강남 요지에 있다고 했다. 외제차 판매자(딜러)들의 면면을 듣고 보니 더 씁쓸했다. 수입
지난해 3월 11월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은 실로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대지진과 뒤를 이은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만5700여구의 시신이 수습됐고 3200여명의 행방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산 피해액만 17조엔에 달했다. 지진 발생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30여만명이 집을 잃고 피난생활을 하고 있으며 방사능 오염 문제는 원전 주변 주민들의 일상에 여전히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지진은 인간이 손을 쓸 수 없는 자연재해라도 하더라도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복구 사업은 피해지역 주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전세계가 재건사업에서 참고할 만한 세계 표준이 나올 것으로 사람들은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일본의 복구사업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고 한 외신은 최근 꼬집기도 했다. 복구 지연은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 간 나오토 내각은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수습 등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 대지진 발생 6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KTX(고속철도) 운영권 민간 개방' 논란을 보면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벌들에 특혜를 주는 꼼수라는 여론이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재벌 특혜의 당사자로 지목된 대우건설은 부담을 느낀 나머지 참여를 스스로 포기했을 정도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누구의 탓도 아닌 정부에 있다. 민심은 때론 누군가에 의해 일시적으로 조작될 수는 있어도 대게 시대상황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KTX 민영화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만든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서 비롯됐다. 촛불집회를 일으킨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대운하 포기 후 시작된 4대강사업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충분한 논의를 생략한 채 밀어붙인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많이 치렀고 지금도 지급하고 있다.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정책을 일방통행하듯 추진한다"는 식의 반감을 키워온 탓에 KTX 민영화는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