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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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이 플랫폼으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가." 지난 3일 개최된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던져진 화두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전국적으로 케이블방송 시청자들이 KBS2 TV를 볼 수 없었던 초유의 방송 사태를 불러온 지상파 재송신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안이 논의됐다. 현재 KBS1, EBS외에 KBS2, MBC, SBS 가운데 유무료 의무 재송신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가 재송신 제도개선안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보류된 채 '방송유지·재개 명령권'과 분쟁해결 절차보완 등 일부 안건만 처리됐다. 지상파 소유구조에 따라 유무료 방송사업자별로 워낙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현안인 탓이다. 양문석 위원은 "의무 재송신 범위를 정하기에 앞서 지상파가 방송 플랫폼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최근 전수조사 결과에서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은 8.9%, 수도권 지역의 수신률은 5% 전후에 불과하다"며 "이 정
연초부터 기름값이 심상치 않다. 연말 리터(ℓ)당 1930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휘발유(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지난달 중순 1950원대로 오르더니 이제는 2000원선에 바짝 접근했다. 휘발유 뿐 아니다. 경유는 지난달 말 1823원을 넘었고 난방용 실내등유는 1389원까지 올랐다. 두 유종 모두 유가정보가 제대로 취합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가다. 지난 1년간 정부와 정유업계에 큰 부담을 안겼던 기름값 문제가 다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1일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휘발유 가격 상승폭보다 기름값을 더 올렸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지난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을 조사해 보니 국제가에 비해 공장도 가격은 리터당 평균 25원, 주유소 판매가격은 50원 더 인상됐다는 것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2005년 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분석해보니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가격이 더 빨리, 더 큰 폭으로 올랐고 반대의
'올리지 말랬더니 하룻만에' "특별한 이유 없이 금리(저축성보험 등 공시이율)를 올리는 것에 유의하고 있습니다."(1월31일) 금융감독원이 올해 보험검사업무 추진계획을 밝히며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아 서너곳의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1일부터 0.1%포인트(10bp)씩 금리를 올렸다. 외형상 보기에는 이들 회사들이 금감원의 구두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정면으로 거스른 모양새가 됐다. 이들은 인상 이유로 '4월부터 바뀌는 저축성상품 수수료 체계 변경에 따른 선제적인 매출 증대 계획', '업계 수준의 이율 부여', '영업 경쟁력 강화' 등을 꼽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남들도 올렸는데 우리가 그만큼이라도 올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남들은 삼성, 대한생명 같은 곳들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1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이전보다 0.2%포인트 끌어올려 연 5.1%로 올렸다. 대한생명도 연 5.2%로 0.1%포인트 올렸다. 이들에
A씨(40)는 매주 로또나 연금복권을 구매하는데 1만 원을 소비한다. 한 달이면 4만 원을 복권 구매로 쓰는 셈이다. A씨는 5000원을 받는 5등에도 당첨된 적이 거의 없지만 매주 복권 구입을 멈추지 않는다. 혹시나 1등에 당첨되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복권은 카지노, 경정, 경마 등과 더불어 6개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감독통합위원회(사감위)로부터 매출 총량에 대한 규제를 받는다. 도박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복권 역시 중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복권 발행 총량을 현행 2조8000억 원에서 오는 2016년까지 5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복권 판매액이 국내총생산(GDP)의 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4%의 절반에 불과 한만큼 복권 발행을 늘려도 된다는 게 정부 논리다. 지난해 복권 매출은 3조1000억 원을 기록, 사감위가 권고한 2조8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발행된 연
"요새는 할 일이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네요." 1일 낮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증권사 투자정보팀 관계자 A씨의 말이다. "어떻게 지내냐"는 인사를 건네자 씁쓸한 표정으로 내놓은 답이다. 그는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모아 전하는 게 '전공'인데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몸을 사리는 게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테마주 집중단속에 나선 영향이 컸다. A씨는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선거관련주인데 여기가 막히니 손가락만 빨고 있다"며 "정치테마주가 워낙 떠들썩하다보니 실적시즌이긴 해도 현장에선 실적관련 정보로는 약발이 안먹힌다"고 전했다. 투자정보팀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가면서 지점 영업현장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보다 정보가 늦는 경우가 늘어나다보니 항의가 적잖다는 것. 하루에도 몇 번씩 상담을 요청하던 투자자들도 돌아오는 대답이 시원찮으니 전화상담마저 뜸해졌다고 한다. 그는 "테마주 단속이야 한두 번 겪
뉴욕타임스가 최근 "아이패드에는 인간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보도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중국 노동단체, 납품공장직원에 대한 심층인터뷰와 애플 보고서 등을 인용한 것인데 일부 근로자는 장시간 서서 일하다 다리가 부어서 걸을 수 없을 정도이고, 유독성 폐기물을 불법처리하거나 미성년자를 고용한 사례도 있는 등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성공 이면에 중국 노동자들의 희생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파트너사인 폭스콘의 한 전직 종사자는 "애플은 제품의 품질향상과 생산비절감 외에는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으며, 근로자 복지는 그들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도직후 애플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얼마전 애플 스티브 잡스 창업주의 추모열기는 온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칼럼니스트 피터 코한은 "당신들의 i제국을 위해 23명이 죽었고 273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대학살을 멈추
영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정상들이 보여준 결과물이 말 그대로 '머리만 맞대고' 온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열린 EU정상회의처럼 '토크숍(말잔치)'으로 끝났다는 비판을 이번에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모인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회담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는 조크와 웃음소리가 번져 나왔다. 여유로운 분위기로 시작된 회담의 성과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5000억유로 규모의 영구 구제금융기구인 유럽안정화기구(EMS)를 예정보다 1년 앞당긴 오는 7월부터 출범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충분히 예견됐기 때문에 감동이 없었다. 정상들은 연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고 국가 부채가 GDP의 60%를 넘으면 제재를 가하는 신 재정협약 최종안도 논의했다. 하지만 이 협약은 기존 EU조약을 개정하는 수준이
최근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에는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요"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복직소송 2심 재판장인 박홍우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방법원장)를 집 앞에서 석궁으로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영화화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 개봉 후 김 전 교수의 복직소송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저도 석궁을 맞진 않을까 하는 두렵다"며 "품위 없게도 요즘 유행하고 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저는 무척 '쫄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탓인 지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재판에서도 비슷한 '코멘트'가 나왔다. 학부모 단체 공교육살리기연합은 지난 26일 판결을 내린 판사의 집 앞에 찾아가 "김형두 판사 그게 개판이지 재판이냐"며 영화 대사를 빗댄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김 판사의 집에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보수단체들도 사법부를 앞다퉈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가 연체가 발생하면 카드사에도 책임이 있죠." 카드업계 관계자 이모씨는 본인과 남동생의 과거 경험담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대학교 3학년 시절 신용카드를 썼다가 70만원을 갚지 못해 2년 동안 연체자가 됐고, 동생은 보충역(방위) 근무를 할 때 신용카드로 800만원을 쓰는 바람에 이씨가 대신 갚아줘야 했다. 홍보대행사의 김모 과장도 총각시절에 카드를 잘못 사용했다가 결혼 직전에 겨우 카드빚을 갚은 기억이 있다. 모은행 카드를 썼는데 은행은 김과장에게 월 신용한도를 1500만원까지 높여줬다. 이는 급여의 7배. 한도를 다 쓸 경우 월급여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연체가 되자 은행은 한도를 줄이기보다 리볼빙서비스(다달이 갚는 방식)를 권하는 등 수익사업에만 관심을 높였다. 김 과장은 리볼빙 서비스로 카드빚을 늘려갔다. 카드빚은 1년만에 2000만원에 육박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신용카드(현금
지난해 증시를 뒤흔든 테마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빼놓을 수 없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휘거나 구부릴 수 있고 접을 수도 있다. 얇으면서 가볍고 충격에도 강하다.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실제 제품은 일본 기업이 내놓은 게 전부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관련 휴대폰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에 본격적으로 수혜주 찾기에 들어갔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전자잉크 생산업체 잉크테크다. 이 회사는 은(Ag)을 이용한 투명전자잉크를 개발해 국내외 업체에 납품을 추진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1만원대였던 주가도 3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27일 잉크테크는 지난해 영업손실 78억1759만원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놨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한 데는 증권사 리포트가 한 몫 했다. 불과 두 달 전 교보증권은 4분기 매출증가와 실적개선이 가능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리포트를 읽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당시 제목도 '본격적인 성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28일) 청와대 인근 북악산에 올랐다. 청와대 직원 500여 명이 함께 했다.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된 등산은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이날 산행은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임기 마지막 1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산행에 앞서 열린 워크숍에서 "다음에 누가 들어오든 우리가 바통을 넘겨줄 때까지 속력을 내야 다음 정권도 속력을 내서 대한민국이 계속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으로선 27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전격적인 사퇴로 등산 감회가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탄생의 주역이자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이들이 하나둘 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 위원장을 비롯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선거 캠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였던 '6인회' 멤버들이 대부분 불명예 퇴진했다. 친형 이상득 의원은 측근이 수억 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사실상
마치 '핑퐁게임'을 보는 듯했다. "하겠다"는 쪽과 "안 된다"는 쪽이 평행선을 달리는 게임이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지난달 19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그러자 보수 교원단체와 보수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이 통과된 조례에 대해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교육청을 압박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때였다. 권한대행인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은 이달 9일 결국 재의를 요구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19일 곽 교육감이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나자 상황이 복잡해졌다. 곽 교육감은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인권조례 재의요구를 철회해버렸다. 재의요구를 했던 당사자인 이 부교육감이 이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서류에 자기 손으로 다시 서명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조례에 대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발표했던 시교육청은 이번에는 '저런이런 이유로 조례에 대한 재의요구를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