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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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16층 회의장. 굳은 표정을 한 4명의 중년 신사들이 차례로 걸어 들어왔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용환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 강유식 LG그룹 부회장, 김영태 SK㈜ 사장이었다. 이들이 테이블이 앉은 지 2분여가 흐른 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들어왔다. 서로 악수를 나눈 5명은 곧장 한줄로 서서 사진촬영을 했다. 밝은 표정의 김 위원장과 달리 부회장단은 포토라인에 서서도 환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강 부회장 만 애써 웃음을 지어보인 정도였다. 다시 테이블에 앉은 뒤 김 위원장이 발표문을 읽기 시작했다. 발표문이 낭독되는 약 5분 동안 4명의 부회장단은 기자들의 사진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서도 입을 굳게 다문 채 먼 곳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기자들을 모두 내보낸 뒤 시작된 회의는 불과 30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4대 그룹을 대표하는 4명은 곧장 자리를 떴다. 김 위원장이 홀로 회의장 밖에 서서
더벨|이 기사는 01월19일(08:4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책 과제는 벤처기업에게 단비와도 같다. 별다른 수익 모델 없이 자본금만 까먹고 있는 초기 기업에게는 특히 그렇다. 창업 초기에 국책 과제 사업비를 받아 직원 월급 줬다는 벤처 창업자들의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도 국책 과제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매력적이다. 최소 1년은 현금흐름을 일으킬 수 있어 안정적으로 회사가 운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런 까닭에 초기기업 상당수는 국책 과제 참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지식경제부나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향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매년 2~3월에 집중되는 사업자 공모에서 '간택'을 받기 위해 길게는 1년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과제 수주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과제에 맛을 들인
신도시급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경기 '광명·시흥지구' 처리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부지임을 고려해 최대 4단계까지 단계적 개발로 전환하고 부지 조성과 주택 건설에 연기금과 민간건설사를 끌어들여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운다는 구상이다. 부지 규모가 17.4㎢로 분당(19.6㎢)과 맞먹고 가구수는 보금자리주택 6만6000가구를 포함해 9만5000가구에 달하는 광명·시흥지구는 2010년 5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후 2년째 사업이 중단됐다. 광명·시흥지구가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이 원인이다. 9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보상비가 필요하지만 LH 단독으로 거금을 빚으로 조달하는 게 불가능하다보니 추진이 차일피일 미뤄진 것. 하지만 광명·시흥지구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데는 보금자리주택을 늘리려는 정부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강남·세곡 등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의 성공에 고무돼 무차별적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지정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아까워하는 비용은 뭘까. 한 지상파 방송의 설 특집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물었다. 내가 안 먹은 술값, 경조사비, 택시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를 제친 1등은 은행 수수료였다. 일반인의 통념에서 각종 금융 업무 수수료는 바가지다. 클릭 몇 번이면 작동하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하는데 꼬박꼬박 비용을 내야하는 게 못마땅하다. 심지어 올 초 한 온라인 쇼핑몰 회원 2만3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100억원이 생겨도 아깝다고 생각되는 비용'에서도 무려 1/4 정도가 은행수수료를 꼽았다. 사정이 이러니 우리 금융시장에서 수수료는 성역이다. 수수료는 일종의 '가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장논리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여기에 정책적 판단이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시장논리에 따라 부과하고 필요하다면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탄력적 운용도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신용카드 억제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설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게임 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연령별로 게임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다. 예를 들어 중학생은 하루에 3시간 등으로 시간을 정해, 해당 시간만큼 게임을 하게 되면 강제로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 같은 방안 추진 이유에 대해 최근의 학교 폭력 문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상당부분 게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미 청소년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상황에서 또 다른 규제의 등장으로 삼중규제라며, 실망감과 허탈함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업계가 허탈해하는 것은 게임이 국내 대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수출을 통해 외화벌이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게임이 마치 최근 문제가 된 학교폭력의 주범처럼 내몰리며 부정적 영향만 강조되고 있다는 섭섭함 때문이다. 게임은 콘텐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부터 불기 시작한 박원순·안철수 열풍을 보며 정치권이 그 어떤 때보다 극한 정당정치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여야를 막론하고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을 계기로 깨끗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공천 과정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설 명절 연휴가 끝나면서 정당정치 신뢰 회복을 구체화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게 국민경선이다. 여야 조금씩 방법은 달라도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부여해 정당정치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총론은 모두 같다. 한나라당은 전체 245개 지역구의 80%인 196곳에서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총선 후보를 선발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모바일투표를 통한 국민참여경선으로 일반 시민과 함께 후보를 뽑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당론으로 내걸었다. 이 제도의 장점은 민주통합당의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나타났다. 80여 만 명의 당원·시민 선거인단의 당 대표 경선 참여는 정치라는 높은 문
"어휴. 2011년처럼 업계가 시끄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 연말부터 식품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한번 씩 들었던 소회다. 보수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식품업계에서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이슈가 터진 것은 드물었단 얘기다. 좋게 보면 그만큼 시장이 역동적으로 변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여러 이슈들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2,3위들의 반란'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3위 후발업체들이 `목숨 걸고' 1위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던 건 악착같은 `생존 본능' 덕이었다. 기존의 먹거리만 가지곤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기도 하다. 우유·분유 만들던 남양유업이 커피믹스를, 요구르트 만들던 한국야쿠르트가 흰국물 라면(꼬꼬면)을 들고 나온 건 기존 제품만 가지곤 한계가 있다는 고민과 몸부림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한 식품 업체 임원의 얘기다.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이 커지고 내수시장 한계가 보이면서 업체들이 할 수 있는 건 두가지 뿐이죠. 새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거나
"사실무근" 지난 11일 유상증자 검토설이 나돌자 회사측은 자신있게 부인했다. 에스엠 고위 관계자도 취재기자에게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증자설로 장중 하한가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회사측의 부인 이후 낙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고작 일주일이 지난 18일, 에스엠은 5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주당 0.1주의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급부상한 에스엠에 기대와 신뢰를 보냈던 주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해외에서 K-컬처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을 거느린 에스엠이 외형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에스엠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 사이에 한달전부터 증자설이 돌았던 것도 이때문이다. 유상증자로 당장은 주가희석으로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득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 현지법인 영업점엔 그나마 간간이 찾아오던 중국 현지 고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이들은 인근 중국 은행과 다른 외국계은행으로 거래은행을 옮겼다고 한다. 중국 내 국내 은행 영업점이 이처럼 한산해 진 건 지난 해 하반기부터다. 이유는 이렇다. 국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영업정지되면서 중국 내 한국 은행에 대한 정서가 크게 악화됐다. 현지 고객들 사이에선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심각한데 한국 은행들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생겼다. 중국 금융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에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라고 했을 정도다. 저축은행 사태가 국내 은행을 넘어 한국 금융의 대외 신인도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실례다. A은행 중국 현지법인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중국인들의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칼을 빼든지 정확히 1년이 지났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할 때 '호랑이가 잡아 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여기서 호랑이와 같은 의미의 영단어는 부기맨(bogeyman). 뉴욕타임스 최연소 칼럼리스트이자 영국 정부 경제자문위원인 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교수는 현재 글로벌 경제의 부기맨은 다름 아닌 신용평가사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여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해 글로벌 경제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또 무디스와 피치도 S&P를 뒤따라 재정·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서로 차례차례로 강등하면서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S&P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의 등급을 2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1단계 강등했다. 그 4개월 사이에 이탈리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마리오 몬티 새 내각이 들어서면서 적극적으로 경제개혁 조치를 시행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또 S&P는 지난 13일 프랑스의 트리플A 등급을 박탈했지만 며칠 후 프랑스
"이건 협박이다." "불가피한 요청이다." 국토해양부와 그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이 볼썽사나운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 말 코레일이 국토해양부에 하루 12회 운행하는 경의선 문산-임진강·도라산간 안보관광열차 운행 중단을 요구했다가 16일 거절당하자 빚어진 일이다. 코레일은 경원선 동두천-신탄리간 열차를 하루 34회에서 20회로 축소해달라는 요청도 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코레일은 국토부가 '알짜' KTX노선 일부를 민간에 위탁하면 적자가 더 커져 이런 요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KTX 운행에서 발생하는 흑자에 기대 '공익적'으로 적자노선을 운행해왔지만 앞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코레일이 경영개선 노력에 나서기는커녕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발 더 나아가 코레일에 지급하는 적자보조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해당 적자노선 이용객들은 펄쩍 뛸 일이다. 코레일 측이 "이런 불편이 정부 방침 때문"
얼마 전 국토해양부 산하 국책연구원인 국토연구원(이하 국토연)이 '2012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전국 전셋값이 3.3∼3.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란 게 주요 내용. 국토연은 지난해 전국 전셋값이 12.3%(KB국민은행 통계 기준) 오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상승폭이 3분의1 이상 줄어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친절한(?) 분석도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지난 2년간 전셋값이 급등해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 올해 주택 입주물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들었다. 아파트를 제외한 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 등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 전세금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국토연 자료를 보도하자니 영 개운치 않았다. 2012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30만가구 안팎)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임대시장이 불안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르자 지난해말 국토부가 부랴부랴 배포한 참고자료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와 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의 수요가 엄연히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