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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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누가 믿겠냐. 검사장급 비리는 없다고? 역시 제 식구는 잘 챙기는 군. 결론은 용두사미. 가재는 게 편이었다." '벤츠 여검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네티즌들이 내 놓은 반응들이다. 전직 여검사 이모씨와 변호사 최모씨, 진정인 이모씨 등 3명만 기소되고 변호사에게서 각각 사건 및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현직 검사장급 2명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수사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부산발 법조비리로 확대될 듯했다. 하지만 현직 부장판사 1명만이 비위 사실에 연루됐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최 변호사에게 170만 원가량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A 판사를 대법원에 징계 요청한 게 전부다. 최 변호사가 B 검사장에게 자신의 고소사건과 진정인 이씨의 사건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B 검사장이 창원지검장으로 부임한 후 최 변호사와 만나지 말자고 통보했고, 관련 사건이 최 변호사에 유리하게 처리되지도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문제를 놓고 50년 간 이어져 온 한국세무사회와 공인회계사회 간 기나긴 공방이 드디어 종결됐다. 공인회계사(CPA)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961년 세무사 자격 도입과 함께 시작됐을 만큼 골이 깊다. 정부는 당시 부족한 세무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회계사는 물론 변호사, 관련 석·박사, 고등고시 합격자, 조세 공무원에게도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했다. 인력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서 석·박사, 고시 합격자, 조세 공무원에게 주어지던 세무사 자격은 폐지됐지만 변호사와 회계사들은 계속 혜택을 유지하며 논란의 '불씨'가 됐다. 세무사들은 변호사 출신이 대거 포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 개정에 제동을 걸자 변호사는 빼고 회계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만 폐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전략은 성공했다. 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가 폐지됐지만 '전쟁'은 아직 끝나
정부가 기업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국민연금 재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궁금해 관련 취재를 해봤다. 당초 기대한 답은 "노후 준비 기간이 늘었으니 국민연금의 부담이 더 줄지 않을까"였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만약 정부 안대로 기업이 정년을 연장한다면 국민연금 재정에 오히려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을 내지 않고 대기해야 할 이들이 정년연장에 따라 5년 간 국민연금을 납부하면 결국 추가 부담금 이상으로 연금을 더 받게 돼 재정 위협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연금 재정은 연금수급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65세로 늦추고 소득대체율(퇴직 전 평균소득대비 연금액 비율)을 40%로 낮추기로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납부액이 월 소득의 9%로 소득대체율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의학기술 발달로 기대수명이 늘면서 국민연금 재정의 고갈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몸에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편안한 자세로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 다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에 신경세포를 집중시켜 느껴본다. 통증이 있거나 어딘가 편치 않은 부분이 있으면 비정상이다. 반면 건강한 사람은 아무 느낌이 없다. 만성 비염에 시달리는 사람은 숨 쉴 때마다 답답한 코의 불편한 존재감을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코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도 비슷하다. 적어도 당장은 문제없고 무난한 조직은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제 역할만 조용히 한다. 이와 달리 툭하면 언론에 오르내려 온 국민에게 익숙한 이름이 되고 끊임없이 이슈가 터져 나오는 기관은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거나 사고를 쳤거나 둘 중 하나다. 올 한해 가장 언론에 많이 등장했던 기관 중 하나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다. 금융당국이 올해처럼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때가 없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금융소비자 보호 같은 굵직한 이슈가 우리
서울시가 뉴타운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은 뉴타운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항의집회로 연일 몸살을 앓는다. 뉴타운 개발을 둘러싼 주민간 갈등이 심하자 박원순 시장은 "열병같이 서울을 헤집어놨다"는 표현을 써가며 고심에 빠졌다. 뉴타운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도입했고 오세훈 전 시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사업추진 초기 부동산경기가 한창 활황을 보이면서 뉴타운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한때 국회의원이 되려면 뉴타운 공약은 필수였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급작스레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부동산시장을 급격히 위축시켰고 뉴타운지역의 집값은 추풍낙엽처럼 추락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추가부담금과 분양가 상승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반대세력을 키웠고 이는 줄소송으로 번지며 사업 추진을 더욱 더디게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설립된
한나라당이 27일 비상대책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한나라당 비대위원 11명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사는 단연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김 전 수석은 박 위원장의 잠재적 대권 라이벌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조언자)'로 알려졌다.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던 우제창 민주당 의원의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따라서 그의 이번 선택은 의외였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사회진영의 어떤 이도 공개적으로 '배신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에게 보수나 진보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박정희 정권 때 경제개발을 주도한 '서강학파'로 분류되는 인사인데다,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에서 3차례에 걸쳐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난 17대 때는 민주당 소속으로 전국구 의원을 역임했다. 또 서슬이 퍼런 전두환 정권 때 여당 측 헌법개정위원으로 있으면서 재벌 규제의 근거가 되는 경제민주화 조항 헌법 입안을 주도하는
우여곡절 끝에 KT의 2세대(G) 서비스 종료가 최종 확정됐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2번, 법원에 의해 1번 거절된 사안이었다. KT는 2G 종료와 함께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예정된 날짜는 새해 1월 3일. 지난 4월 방통위에 처음으로 2G 종료 신청을 낸지 9개월여만이다. 지루한 공방전의 결과다. KT나 방통위로서는 그나마 다행일 수 있겠지만 생채기도 남았다. KT는 우선 '민심'을 잃었다. KT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2G 가입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3G 전환을 권유했다. 가입자를 줄여야 2G 종료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지만, 2G 가입자들의 맘을 사지는 못한 듯하다. 애초 서비스 중단 신청을 방통위에 할 당시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잃은 건 민심뿐만 아니다. KT는 지난 7일 2G 종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LTE폰을 3G 요금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시적으로 시행한 고육지책이지만 자충수라는 분석
올 한 해는 여느 때보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실 '다사다난' 이란 수식어는 금융위기가 본격화 된 2008년부터 매년 금융시장을 장식했지만 올해는 쌓여있던 문제들이 예상치 못한(또는 예상했으나 어쩔 수 없었던) 경로들로 불거져 나왔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분기점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나갈 줄 알았던 문제들이 불행히도 단지 시간에 맡길 수 없는 고질적인 문제로 자라났다는 걸 확인해야 했다. 미국이 장기채권 등급, 이른바 국가신용등급에서 가장 높은 트리플A를 잃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부가 인도네시아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돈을 빌려야 했다. 유럽 2위국가인 프랑스를 위시해 유로존 웬만한 국가들이 일제히 신용등급 강등 압력에 처했다. 불과 1~2년 전 '더블딥'은 비관론자들의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로 여겨졌으나 현재 유럽 등 일부 경제권에서는 현실이 됐다. 외국 경제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단어 중 하나가 역대 저점(rec
더벨|이 기사는 12월23일(11:5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IPO)했다. IPO 규모만 1조3000억원, 시가총액이 8조원에 달하는 빅딜(big deal)이었다. 그런데 국내IB와 한국거래소는 이 빅딜에 철저히 소외됐다. 국내IB들은 IPO 주관사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임원은 상장심사팀 관계자를 불러 넥슨이 한국을 외면한 것에 대해 따져 물었다고 한다. 넥슨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벌이는 촌극이다. 넥슨이 일본 IPO를 준비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였다. 즉흥적인 계획이 아니라 5년 이상 준비한 장기 프로젝트였다. 게임업계에서는 김정주 회장이 일본에서 유학을 하면서 일본 게임시장에 대한 로망을 오랫동안 키워왔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국내 시장에 비해 일본 주식시장이 주가 변동이 심하지 않고 기업가치(valuation)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
"거래가 전혀 없는데 투기적 거래를 잡는다고 증거금률을 올리는 게 말이 됩니까?" 얼마전 한국거래소가 돈육선물 증거금률을 인상하자 한 선물사 직원이 한 말이다. 가뜩이나 거래량 부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는데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성 확대로 투기 거래가 우려된다고 해서 증거금률을 인상한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얘기다. 거래소는 돈육 선물 증거금률은 기존 현행 12%에서 14%로, 위탁증거금률 은 18%에서 21%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거래소는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 분기 상품선물의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을 기초로 증거금률을 조정하고 있다. 전 분기 돈육선물 증거금률은 거래증거금률의 경우 14%에서 12%로, 위탁증거금률은 21%에서 18%로 각각 인하됐지만 이번 인상과 함께 제자리로 돌아갔다. 통상 거래소가 증거금률을 인상하는 이유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성이 확대되면 투기적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FX(외환)마진선물의 증거금률을 대폭 인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결정적으로 이끈 어구다. 빌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를 통해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공화당은 그해 선거전에서 수많은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민주당 후보를 공격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유권자들은 이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였고 클린턴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임진년인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도 벌써부터 각종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뚜렷하게 부각되는 이슈는 '대기업 때리기'다. 노조의 불법파업에도 정치권에서는 경영자의 양보를 요구했고, '동반성장'을 이유로 대기업은 사업 철수 요구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기업엔 '나쁜 기업'이란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정치인들과 젊은이들이 소통하는 자리에서 청년실업문제의 근본 원인
유통업계에선 홈플러스에 대한 '트라우마'(정신적 상처)가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진출 초기 발생했던 상황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2007년 이후 공격적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를 출점했다. 2008년 2월말 기준 71개에 불과하던 점포를 2011년 8월말에는 255개까지 늘리면서 SSM 업계 수위권에 이름을 새로 올렸다. 부작용이 문제였다. 이미 기존에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점포를 추진하다보니 갈등이 이어졌다. 이미 동네 슈퍼마켓이 들어가 있는 매장을 임대해 자사의 SSM을 입점시키는 '점포뺏기'도 성행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지역 상가들과 문제가 발생해 조정대상이 된 점포수가 50개를 넘어서기도 했을 정도로 홈플러스는 공격적인 출점을 했었다"며 "SSM이 '사회적 골칫거리'로 떠오르며 상생법·유통법이라는 '족쇄'를 차게 된 것도 홈플러스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