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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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2시 30분 세종로 정부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 합동 브리핑룸.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 모두 발언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일본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일본 매체의 한국 주재 기자들이 서툰 한국어로 우리 정부의 대책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일부 기자는 조 대변인의 답변에 대해 집요하게 추가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 대변인은 내달 일본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계획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 조치에 대해서는 "특별한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한지 의문시 된다"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대책을 당장 시행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최근 한일 간 독도 영유권 갈등이 격화되면서 다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최근 한일 간 독도 영유권 갈등의 단초를 제
"외국계 은행요? 헤드오피스(본사)의 방침이 '법'인 외국 은행이죠". 해외 자본이 대주주인 국내 은행은 한국 은행일까, 외국 은행일까? 이에 대해 한 금융당국자가 내놓은 답이다. 외국계 은행은 사실 영업 활동이나 업무 및 규제 범위가 국내 일반 시중은행들과 같다. 그래서 '한국 은행'에 가깝다. 뿌리도 토종이다. SC제일은행은 영국계 금융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옛 제일은행을 인수해 만든 은행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설립한 한국씨티은행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외국계 은행들과 국내 시중은행들은 차이가 많다. 영업 창구를 찾은 일반 고객들이 당장 그렇게 느낀다. 은행들을 오가며 취재하는 기자만 해도 '외국 은행'이란 느낌이 더 강하다. 외국계 은행들이 '해외 선진 금융기법'을 들여와서가 아니다. 국내 시중은행들과는 다른 외국계 은행 특유의 '문화' 탓이 더 크다. 예컨대, 한국 금융시장의 특수성이나 한국
지난해 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위기의 불길이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지난주에는 급기야 이탈리아로까지 번졌다. G7 멤버인 이탈리아의 침몰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넘어서는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유로존에서 그칠 '찻잔속의 태풍'이 어느새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메가톤급 핵폭풍으로 발달한 셈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유럽 정부들도 협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도 독일과 유로존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 간 이견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민간 채권단이 부채 부담을 일부 지고, 그리스 채권을 유럽재정안정기금으로 다시 사는 선에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 위기는 같은 통화권이나 다른 주권 국가라는 특수한 구조와 더불어 매 고비를 미봉책으로 넘겼던 당사자들의 안일함이 빚어낸 '인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스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실이 자명함에도 '유로존 국가의 디폴트는 없다. 왜냐하면 유로존 국가들이 그런 사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더벨|이 기사는 07월14일(08:3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교수 출신의 벤처기업 A사장이 있었다. 5년간 열심히 기업을 경영했지만 매출액은 10억원을 넘지 못했다.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나름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자본력이 없는 마당에 사업화가 어려웠다. 그 와중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자신이 보유한 휴대폰 부품 기술의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물론 공동 특허보유를 전제로 했다. 갈등이 됐지만 A사장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회사를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사업은 순풍에 돛 단 듯 순항을 거듭했다. 2년만에 매출 7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돌파했다. A사장은 3년만 잘 성장시키면 기업공개(IPO)도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대기업은 이 회사와 공동으로 보유한 특허기술을 경쟁사에 이전시켰다. 납품단가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피 터지는 단가 인하 경쟁이 이어졌다. 매출은
더벨|이 기사는 07월15일(18:2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벤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생소한 사업 모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데다 기업가치를 후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주 거론되는 곳 중 하나가 미국의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 이하 알토스)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알토스는 지금까지 총 7곳의 한국 기업에 투자했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에 투자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알고보면 알토스는 한국과 인연이 남다른 회사다. 알토스의 고문으로 활동 중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지난 1996년 금융 네트워크 세계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회사 설립에 참여했다. 현 회장은 스탠포드대 MBA 시절 은사인 황승진 교수를 통해 한인 파트너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알토스의 주요 LP(유한책임투자자)로 나섰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알토스의 1호 펀드(Altos Ve
"잔소리 하려면 그냥 우리 주식 팔고 나가세요." 얼마전 한 외국계 연기금 A사의 애널리스트가 국내 대표기업 B사를 방문, 인명사고 대책을 물었다가 회사 투자자관계(IR) 담당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B사는 최근 몇년간 작업장에서 질병과 사고로 직원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논란이 돼왔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량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는 아니지만 1%에 가까운 지분을 가진 주주에게 할 말이 맞나 싶어 "황당했었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손가락에 꼽히는 규모의 연기금인 A사는 특히 사회책임투자(SRI)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사회책임투자란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적 요인 뿐 아니라 ESG 즉,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인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투자 트렌드이다. SRI 원칙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해당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 즉 ESG 부문에서의 경영전략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 체크하고 미
"어떻게든 삼성과 LG를 끌어들이면 들어올 곳이 많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과 서울 마곡지구 투자유치 문제를 두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이구동성으로 들은 충고다. 토지보상비만 약 3조7000억원이 들어간 마곡지구는 서울시가 정보기술(IT)·생명과학기술(BT)·녹색기술(GT)·나노기술(NT) 등 첨단산업의 메카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열린 '서울시 외국인투자자문회의(FIAC)'에 참석한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맥킨지'의 롤랜드 빌링어 서울사무소 대표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벤처 캐피털(VC)'과 함께 삼성·LG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앵커기업으로 유치해야 마곡의 투자 유치가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앵커기업은 누구도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해주는 선도 기업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앵커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다양한 '당근(혜택)'이 필요하다. 오 시장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정치 논리에 휘말렸다. 민주당의 '남북 공동개최' 제안 얘기다. 세계인의 축제가 돼야 할 올림픽이 자칫 국론분열의 원인이 될 위기에 처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강원 평창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강원도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지사도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북한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남북 공동으로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에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화답하고 나서는 등 공동개최 방안은 점차 구체화될 조짐이다. 하지만 여론은 시큰둥하다. "10년을 준비해 이룬 성과인데 민주당이 북한에게 갖다 바치려 한
요즘 강남 경찰들이 때 아닌 '쇄신 열풍'으로 떠들썩하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강남 경찰들의 비리에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조 청장은 최근 강남 경찰들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천명한 뒤 강남권 경찰서에서 5∼7년을 근무한 장기 근속자들을 대거 물갈이하고 지역 유착 가능성이 있는 부서의 팀장을 여성으로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아울러 강남·서초·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3개 경찰서를 전담하는 특별감찰팀을 오는 18일부터 본격 가동키로 했다. 강남경찰서도 이에 뒤질 새라 지난 12일 비리 근절을 위한 다짐대회를 열고 '강남 경찰 = 부패 경찰'이란 오해와 불신을 씻어낼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런 경찰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찰이 자발적으로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간의 전례를 볼 때 썩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실제 경찰은 내부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환부를 도려내겠다며 다양한
"아니 그새 가격이 올랐어요? 몇달 전 기름값을 내린다고 할 때는 한달이 걸리더니…." 주유소 기름값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이 무척 착잡해 보인다. 정유사들이 3개월 간의 가격인하·할인을 끝낸 지 불과 1주일 만에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어서다. 서울시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섰고, 강남과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선 2300원 이상인 곳도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제주, 대전 등 지방의 기름값도 심상치 않다. 며칠새 달라진 주유소가격표만 섭섭한 게 아니다. 정부가 서민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며 강행한 정책이 엉뚱하게 주유소 사장님들의 배만 불려준 것 아니냐는 게 소비자들이 갖는 느낌이다. 정유사들이 지난 4월6일 기름값 인하를 발표했을 때 주유소를 찾은 소비자 가운데 적잖은 이는 기름을 넣지 못하고 빈 차로 돌아와야 했다. 당시 주유소들은 "예전에 비싼 가격에 들여온 재고가 아직 남아 있다"며 가격인하를 늦췄다. 이 말대로라면 지금도 기름값이
"옛날 옛적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보금자리주택이 있었어요. 이 보금자리주택이 어찌나 재주가 뛰어난지 자꾸만 둔갑을 하는 거예요. 처음엔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공급하는 반값아파트였는데 어느새 시세의 70∼75% 수준에 공급하는 주택으로 바뀌었어요. 그러더니 이내 시세의 85%선으로 가격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됐어요. 공급물량도 그야말로 탄성이 뛰어난 고무줄 같았어요. 2011년까지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 목표는 당초 21만가구였는데 시장 상황상 불가능하다며 15만가구로 줄었어요. 당연히 2012년까지 3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던 계획도 지킬 수가 없게 됐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정부가 2018년까지 15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거예요. 뒷일은 신경쓸 겨를이 없으니 닥치면 해결하자는 속마음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대목이에요. 서민용 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도 문제가 됐어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자금난을 이유
얼마 전 사석에서 금융감독원 한 간부가 '은밀한' 부탁을 했다. 기자에게 하는 부탁이란 게 으레 그렇듯 기사청탁이었다. 하지만 조금 특별했다. 본인 업무와 상관없고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는 얘깃거리도 아니었다. 내용은 이렇다. 검찰에 체포돼 구속된 금감원 직원 중 A씨가 있는데 곧 1심 재판을 받을 예정이니 만약 무죄로 나온다면 꼭 짧게라도 기사화를 해달라는 당부다. 이 간부가 보기에 이 직원은 정말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안타까움이다. 실제 적지 않은 주위 동료들도 A씨가 누명을 썼다고 믿고 있다. A씨는 이번 금감원 위기사태 때 뇌물혐의로 잡혀갔다. 그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코스닥 사기꾼'들에 맞서 싸우는 일을 해왔다. 당시 그의 구속은 '금감원=비리집단'이라는 여론 형성에 중요한 길목이 됐다. 언론은 너도나도 '금감원 비리직원 잇따른 구속'으로 대서특필했다. '조직적 비리'라는 표현도 이즈음 본격 사용됐다. "행여 무죄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누가 알아줍니까. 한번 낙인찍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