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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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원군'과 함께 전장에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28일 9개 발광다이오드(LED) 중소기업과 이들을 모은 KE&S홀딩스가 러시아 내 세 번째 자치공화국인 바시키르와 1조원 규모의 LED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한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을 두고 동행한 중소기업 CEO들이 한 말이다. 이날 바시키르 공화국의 수도 우파에 소재한 정부청사 '벨리돔'에서 열린 '에너지 효율화 사업 참여'에 관한 공동 협약식에는 계약 당사자인 10개 국내 중소기업 대표와 함께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이 참석했다. 중소기업들이 해외 수출길을 여는데 중기청장까지 발벗고 나서 함께 가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다. 중소기업 CEO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차관급 인사가 방문하자 대우도 달라졌다. 그는 협약식에 앞서 바시키르 공화국 하미토프 대통령과 톨카쵸프 국가최고평의회의장을 잇따라 만나 LED분야 이외의 타 산업분야 진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청장의 방문은 우리 기업의 해외수출
"지난주까지도 함께 회사를 살릴 방안을 찾아보자고 하셨는데..." 28일, 코스닥 상장사 씨모텍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직원들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뒤 이 회사 김 모 대표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주 감사의견 거절로 회사가 퇴출위기에 몰리면서 투자금도 날아갈 지경이 된 일반 주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씨모텍에 소액을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나야 돈 몇푼 손해 본거지만, 과정이야 어떻게 됐건 회사 대표의 비극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과 직원, 주주들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공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 기업 CEO들의 마음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인듯 했다. 코스닥 상장 부품소재 개발업체의 한 CEO는 "횡령·배임을 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속죄는 커녕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니는 코스닥 CEO들이 부지기수인데..."라고 말을 흐렸다. 망자는 말이 없고, 김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은
"더 공격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면 선제적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현금을 확보해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두산그룹이 지난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일부 계열사의 지분매각과 사업부 합병을 결정한 데 대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조이고 신규투자를 위한 현금확보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두산만이 아니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기업들의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신성장동력사업 추진과 과감한 투자를 위한 재원확보 등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OCI는 지난 18일 정기주총에서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가 공격적인 투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대폭 앞당겨질 것에 대비해 설비 증설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금호전기는 태양전지에
"도대체 (합병)성과가 나오는 데 얼마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입니까?" vs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에셋 1호 주주총회장에서 주주 A씨와 안재홍 미래에셋 1호 대표가 나눈 얘기다. 대부분의 상장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사들이 지난주 주총을 열었다. 첫 상장 1년 만인 지난 16일 대신증권의 스팩(대신증권그로쓰알파기업인수목적)이 처음으로 합병 성과를 냈지만, A씨처럼 주총 현장을 찾은 주주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기관 투자자들의 위임장 덕에 스팩 주총은 20~30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스팩주들은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연일 치솟는 등 인기가 대단했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급속히 식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3월 대우증권 스팩 등이 상장된 이후 지금까지 총 22개 스팩이 증시에 상장됐지만 상당수가 '개점 휴업' 상태다. 주총장에서 만난 스팩 대표들도
"매년 이런 식이면 조직 효율화는커녕 해야 할 일도 제대로 못 할 판입니다". 얼마 전 만난 한 금융 공기업 임원의 하소연이다. 공공기관(장) 경영평가와 관련된 얘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20일부터 공기업 평가가 시작됐다. 평가 대상인 100개 공기업과 96명의 기관장은 이미 초비상이다. 매년 상반기 공기업들은 사실상 일손을 모으기 힘들다. 이맘 때 시작돼 5월 말쯤 끝나는 경영평가를 준비하고 평가단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핵심 인재들은 거의 대개 경영평가 태스크포스(TF)에 투입된다. 평가 등급을 좋게 받는 방법을 고민하고 평가단의 기호에 맞는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주업무다. 조직으로선 당장 성과를 내기 위해 현장에서 뛰어야 할 인재들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손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경영평가 기간엔 조직 역량을 모아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며 "무엇을 위한 경영효율화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고 말한다. 기관장의 관심사도 온통 경영평가로 쏠릴 수밖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게 지금의 고약한 상황을 선물한 이들은 누구인가. 그가 가진 중요한 자산인 '도덕성'에 흠집을 낸 사람은 신정아씨다. 신씨는 자전 에세이집에서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정 위원장이 "서울대 미술관장과 교수직을 제의했다", "호텔 바로 불러내 지분거렸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폭로' 주역이 학력위조 사건으로 대중의 신뢰를 잃은 신 씨인데다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폭로라는 점에서 정 위원장이 재기불능의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정 위원장이 공을 들여 온 '동반성장위원회'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주무부처인 지경부 수장이 정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를 공개 비판하면서 파문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다만 '초과이익공유제'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개념이고 분배 방안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게다가 '동반성장'이라는 목표가 같은 만큼 두 사람이 마음을 터놓고 논의하면 각론의 차이를
지난 11일 오후 2시50분쯤 일본 지진 소식이 외신으로 전해졌다. 이미 이틀 전부터 일본 동북부에서 연일 지진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피해가 없었기에 당시만해도 그저 한 지진으로 흘려 넘길 뻔했다. 그러나 곧이어 일본 기상청과 하와이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가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더니 3시46분쯤 드디어 일이 터졌다. 켜놓은 NHK 화면을 통해 본 쓰나미의 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거대한 잿빛 파도가 한순 지상의 건조물과 논밭을 삼켰다. 도로에서 전속력으로 달아나던 자동차도 눈앞에서 사라졌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모든 것이 자연의 힘 앞에는 무력했다. 이후 국제부의 단말기들은 24시간 쉴 새없이 기사를 토해냈다. 무엇보다 참기 어려운 것은 자연재해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이제서야 인식했다는 점이었다. 사망자 등 피해상황이 집계될 때마다 우울함과 무력함이 몰려왔다. 복구가 진행되면서 무기력은 의문과 분노로 나타났다. 경제대국, 시스템 대국인 일본에서
"이웃나라에서 발생한 사고였는데도 (원전 안전 관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더라구요. '만약 이번 일이 국내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구요."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난 지 일주일쯤 지난 후 국내 원자력 안전 및 방재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한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이번 사고가 난 후 우리 정부가 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현지 상황 파악과 교민들의 안전 확보, 그리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취재차 통화를 해 보면 "우리도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서 듣는 것이 전부"라는 말이 반복됐다. 또 인근 교민들에 대한 대피나 귀국권고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F학점'이었다. 사고 초기 "한국은 안전하다"만 반복하다가 국민들의 불안감이 한껏 확대되고 나서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왜 처음부터 그
"일본 정부와 경찰 등 당국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구조대 파견에 감사를 표시했고, 구조대가 보여준 열의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교민 지원 활동을 벌이다 귀국한 외교통상부 직원의 말이다. 외교부 직원의 공치사(功致辭)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구조대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공감이 간다. 오죽하면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한국 구조대가 일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찬사를 보냈을까 한국 긴급구조대는 해외 구조대로는 가장 먼저 일본에 파견돼 가장 마지막까지 구조 활동을 벌였다. 지난 12일 선발대인 119구조대원 5명과 구조견 2마리가 해외 구조대로는 중 처음으로 최대 지진 피해 지역인 센다이 지역에 급파됐다.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을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간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정부는 일본이 구조단 파견을 요청하기도 전에 100여 명의 구조단을 즉시 파견할 수 있도록 대기시키는 성의를 보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본 측이 당초 피
카이스트(KAIST)는 한국 영재교육의 요람이다. 고급 과학기술 인재의 양성과 국가 과학기술의 첨단화를 위해 설립된 특수 국립대학이다. 이같은 영재의 요람에서 3달 사이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속칭 '엄친아'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6시35분쯤에는 카이스트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모씨(19)가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 아파트 앞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우울하다, 힘들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4 한 장 분량의 유서에는 '여동생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지난 1월에는 조모씨(19)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스스로 생을 포기했다. 전문계고 출신 '로봇영재'로 카이스트에 입학해 유명세를 탔던 조씨는 성적부진과 여자친구와의 결별 등으로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점 3.0 미만인 학생에게 부과되는 '징벌적 수업료'는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2박3일. 가는 곳마다 취재진과 인파가 몰렸고 말 한마디에 시장이 들썩거렸다. 특히 버핏의 투자회사인 대구텍이 있는 대구시는 버핏의 방문을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로 삼겠다며 '국빈 대접'을 펼쳤다. 20일 버핏이 도착한 대구공항에는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복 차림의 주부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기했다. 대구시향의 실내악 연주까지 준비됐다. 1시간전부터 공항에 나와 대기했던 김범일 대구시장은 아예 1박2일을 버핏에게 '올인'했다. 숙소인 인터불고 호텔에서도 방까지 직접 배웅을 하고 다음날 예정에 없던 조찬을 마련했다. 조찬 후 기자들에게 "첨단복합의료단지 사업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며 "긍정적으로 함께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해보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 말을 들은 기자들은 버핏의 대구시 의료사업 투자 가능성에 대한 기사를 일제히 전송됐다. 그러나 반나절도 안돼 기대는 무산됐다. 버핏이 기자회견에서 "의료사업은 흥미진진하고 중요한 사업"이라며
전국 아파트 전셋값(KB국민은행 기준)이 10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올들어서만 2차례나 내놓은 전·월세시장 안정대책을 무색하게 한다. 전세난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치권이 가세했다. 민주당에 이어 최근 한나라당도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전·월세 대출금 지원을 강화하거나 임대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는 당장 전세난을 해결하는데 '약발'이 먹히지 않아서다. 우회하지 않고 전세난의 핵심인 '가격'을 정조준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반감이 만만치 않다. 국가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다. 일부에선 위헌 소지를 거론하기도 한다. 전·월세 상한제가 어떤 식으로 도입될지 미지수지만 본질은 재산권 침해와 거리가 있다. 현재 논의되는 대로라면 집주인이 전·월세를 재계약할 때 일정 비율 이상 올려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유권 관련 행사 자체를 막는 게 아니라 수익의 일부를 제한한다는 게 정확하다. 이자율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