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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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끝내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 하나를 남겨두고 신년을 맞게 됐다. 8개월째 공석인 금융통화위원 자리다. 7명이 정원인 금통위는 지난 4월 박봉흠 위원이 물러난 뒤 8개월째 6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17개월만에 금리를 올린 지난 7월 금통위와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한 11월에도 회의는 총재를 포함한 6명 위원들로 진행됐다. 이전까지 금통위원 자리는 공석이 생긴 뒤 보통 1개월, 길게는 2개월 이내에 다시 채워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 몇 차례나 "미국 연준의 금통위원에 해당하는 자리도 7석이지만 두 자리가 2년간 공석이었던 경우가 있고, 일본도 2명의 금통위원이 장기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금통위원을 7명으로 정한 것은 7명까지 가능하다는 것이지 항상 7명을 다 채우라는 건 아니다"라고도 했다. 금통위 운영을 차질 없이 하겠단 의미였겠지만
"이렇게 전화를 많이 받아 본 것은 처음입니다" 최근 야구단 창단을 선언한 엔씨소프트 직원의 푸념이다. 그럴 만했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누리꾼들도 갑론을박에 참여하며 이슈를 재생산해냈다.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 선언은 분명 '큰 일'이었다.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을 둘러싸고 그 배경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온라인 게임업체와 야구단과의 접점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야구를 좋아하는 김택진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연간 2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야구단 창단을 대표이사 개인의 취향만 가지고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 역시 엔씨소프트의 전략적 행보로 봐야 한다. 그동안 엔씨소프트가 보여준 모습 역시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리니지'와 '아이온' 등 온라인게임을 히트 시키며 시가총액 4조4000억원 규모의 업체로 성장한 엔씨소프트에는 늘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연말 재계인사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재계 1위 삼성이 스타를 끊었다. 이재용·이부진 남매가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이재용 사장은 68년생, 이부진 사장은 70년생으로 두 사람 모두 40대 초반이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신임 사장 승진자 9명 중 5명이 부사장 1년차 미만에서 발탁됐다. 삼성의 역대 인사 중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한 재계 3위 SK그룹도 세대교체를 택했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형제 경영'의 토대를 공고히 했다. 63년생으로 40대 후반인 최 수석부회장은 신설된 그룹 부회장단을 이끄는 임무도 맡았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고참 최고경영자(CEO)들이 후선으로 물러나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사장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번 인사로 SK 주요 13개 계열사 CEO 평균 나이는 지난해 56.9세에서 55.5세로 낮아졌다. 어느 시대, 어
"아직 심사가 종료된 게 아니라 세액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유기농 백태(두부의 원료)는 여러 단계를 거쳐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어요." 최근 관세청으로부터 294억원의 관세를 추징당한 풀무원홀딩스의 항변이다. 풀무원홀딩스는 현금흐름이 여의치 않자 지난 3일 사업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으로부터 140억원을 빌려 관세청에 납부했고 다시 이 차입금을 갚기 위해 2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지난 17일 발행했다. 풀무원식품 역시 갑작스레 목돈을 지주회사에 빌려주면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지난 16일 4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풀무원식품과 풀무원홀딩스 모두 신용등급이 'A-'로 우수해 채권이자율은 4%후반이다. 9월 말기 준으로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149.6%, 풀무원홀딩스는 112.8%라 재무구조도 안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무고하다'는 풀무원그룹의 항변과 달리 풀무원 그룹은 이번 관세추징으로 시장에서 상당 부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사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요." 올 연말 자동차업계 인사들이 각종 사석에서 멋쩍은 웃음과 함께 종종 전하는 말이다.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만 해도 직격탄을 맞은 국내 자동차업계는 모두 "앞이 안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위기 속에서도 선전하더니 올해는 경기회복 국면을 맞아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올들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보다 100만대 이상 더 팔아 120년 세계 자동차산업 역사에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전체 자동차 국내생산은 400만대, 해외생산은 255만대, 수출은 500억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연배우 뒤에 수많은 연출진이 있듯 자동차산업의 숨은 주인공은 부품회사다. 뼈를 깎는 원가절감, 치열한 품질혁신으로 지금의 국산 자동차 경쟁력을 만들었다.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이렇게 된 게 결코 우연은 아니다. 이제 해외 유수 완성차업체들이 먼저 나서서 우리 부품을 찾고 있다. 벤츠, BMW,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여의도 당사를 찾았다. 안 대표가 공식적인 당무가 없는 일요일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한 것은 지난 10월 이후 두 달 만이다. 두 달 전인 10월 24일 안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안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당의 개혁과 도약을 위한 대변신을 시작하겠다"며 자신감 있게 기자간담회를 이끌었다. 당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기자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계속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안 대표는 꼬박꼬박 답을 했다. 답변 방식도 직설적이었고, 구체적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안 대표가 당사를 찾은 것은 사과를 하기 위해서다. "요즘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는 발언에 대한 사과다. 이날 안 대표의 행동은 두 달 전과는 사뭇 달랐다. 당사에 들어오자마자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중간에 한번 고개를 숙였고, 이후
더벨|이 기사는 12월21일(11:1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따져보면 한국 M&A시장서 2007~2008년만큼 메가딜이 홍수를 이뤘던 적도 없다. 하이마트, 하나로텔레콤, 씨앤앰, 실트론, 만도, 쌍용건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대선주조, 외환은행 등 굵직 굵직한 딜이 두 해에 전부 몰렸다. 숱한 I뱅커들이 3년전 호황의 '뒤치다꺼리'(리파이낸싱, IPO, 재매각)로 지금도 먹고 산다. 당시 거래구조를 머리속에 꿰차지 못하면 IB자격상실이란 말도 있다. 이 가운데 유독 팔자 사나운 매물이 몇몇 있다. 대한통운이 그렇고 쌍용건설이 그렇고, 또 대우조선해양이 그렇다. 십년 가까이 조기민영화가 거론되는 우리금융이나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현대건설 매각도 비슷한 부류다.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파는 주체가 법원, 예금보험공사 혹은 자산관리공사(캠코), 채권단 등 공공성을 요구하는 이들이다. 이들이 매각주체인 거래에는
올해도 수많은 인물과 기업들이 명멸했다. 애플, 토요타, 오바마, 그리스. 좋든 나쁘든 화제의 중심에 섰던 많은 이름들이 스쳐간다. 그동안 써올린 머니투데이 국제경제부 기사목록을 통해 한 해를 조망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싶다. 우선 IT 업계를 살펴보자. 22일 현재까지 제목에 '구글'이 든 것은 97건, '안드로이드'(21건)를 합치면 118건이다. '애플'은 160건인데 연관 검색어도 참 많다. 잡스(30건) 아이패드(69건) 아이폰(89건)을 합산하면 348건이나 된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대박'처럼 키워드가 중복된 걸 제외해도 애플 관련 기사는 월등히 많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MS)는 66건, 리서치인모션은 'RIM'과 '블랙베리'를 합쳐 39건에 불과했다. 시대의 흐름에 퇴장하는 거인의 쓸쓸한 뒷모습이 연상된다. 변화는 그렇게 온다. 산업계에선 대규모 리콜사태의 토요타(240건), 파산보호를 청산한 GM(109건), 원유유출 사고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8
이번 한 주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식은 코코엔터프라이즈다. 코코는 지난 17일 카메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추정 매장량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연간 소비량의 2.6배에 달하는 4억2000만 캐럿. 이를 가공하면 수십조, 수백조원의 가치가 가능하다는게 회사측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코코는 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23일에도 상한가는 무너졌지만 여전히 11% 급등하며 6720원으로 마감, 불과 5일만에 두배 가까이올랐다. 이날 하루 거래량만 2900만주로 전체 상장주식의 절반이상이 손바꿈을 했다. 3465원이던 주가는 불과 5일만에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코코의 주가급등은 2000년대 초반 증시를 '보물선'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2000년 말 상장폐지를 앞둔 동아건설이 50조원 어치의 금괴를 싣고 침몰한 돈스코이호 발굴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00원에 거래되던 동아건설 주가는 17일 연속 상한가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주가가 올라 한시름 놓았네요." 우리금융 민영화 중단 결정이 내려진지 며칠이 지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그는 "민영화 중단은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증권가 리포트를 손에서 떼지 못했다고도 했다. 민영화 중단으로 가뜩이나 정부의 신뢰가 떨어진 판에 주가까지 급락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9월 중순까지 1만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나 공자위가 우리금융 민영화 준비에 착수하고, 10월 매각공고를 내면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10월 한 때 1만5000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주가는 잠시 조정을 밟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서도 1만4000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3일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유력한 방안으로 꼽혔던 독자민영화를 추진하던 '우리사랑 컨소시엄'과 'W컨소시엄'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
"올해 초에 주식 샀으면 연말에 일본 여행 한 번 다녀왔을 텐데. " 지하철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핸드폰에 대고 이렇게 말한다. 실현되지 못한 아쉬움은 항상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와 비교되기 마련이다. 21일 코스피 종가 2037.09와 지난해 연말 종가 1682.77을 비교하면 1년 새 주가는 21%가 올랐다. 그녀가 연초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210만원을 벌었을테니 실제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을 것이다. 망년회에서 만난 동창들도 주식 얘기다. 지하철녀 생각이 나서 한 20% 벌었냐고 물었다. 평균 개념이니 참석한 친구 중 절반은 이보다 더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얼마전 도이체방크 사태 있었지. 아는 사람이 대박 내준다고 1000만 원 맡겼는데 다 날렸다" 한 친구의 말이다. 다른 친구는 연초에 하이닉스에 투자했다 상투를 잡았다. 그도 1000만 원 정도를 손해 봤다고 한다. 그나마 쌍용머티리얼에 투자했던 선배가 7% 정도의 이익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좌충우돌 '사교육 정복전(戰)'이 어디까지 계속될까. 대교협은 최근 2가지 황당한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 10일 일선 사교육업체들의 입시 컨설팅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옐로우 카드'를 빼내들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일부업체들이 일선 고교로부터 학생들의 수능점수 통계를 받아 배치표를 만든 행위를 두고 "개인정보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며 '레드카드'를 빼들고 나섰다. 대교협이 이처럼 사교육업체들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와 취지 자체는 공감할 수 있다. 그동안 수능이 끝날 때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사설학원이 주최하는 입시설명회를 찾아다니며 막대한 비용을 치러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2가지 황당 정책을 보노라면 대교협이 문제의 본질을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학생과 학부모가 진정 원하는 것은 대교협이 사교육과의 전쟁에서 얻게 되는 '승리'가 아니다. 사교육업체들의 손·발을 꽁꽁 묶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