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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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30일부터 이틀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을 재개한다.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결렬을 선언한지 약 20일 만이다. 이번 협상을 앞두고 벌어진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경제보다 정치 논리로 흐르면서 자동차, 소고기 등 첨예한 양국의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을 점쳤다. 북한의 막무가내 공세에 한미 양국의 동맹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FTA 쟁점 타결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추가 협상이 27일 저녁 양국의 합의로 전격 성사됐고, 협상일이 한미 연합 합동훈련 일정과 겹친다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 측 협상단에게는 유형, 무형의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추가 협상에서 자동차는 물론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카드로 한국을 다시 강하게 압박할 분위기다. 양국 협상단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지난 11일 서울 정상회의에서 FTA의 조속한 타결에 합의한 상황이어서 짧은 시간 안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의 긴급 방한은 우리에게 분명히 당혹스럽고 불편한 경험이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대신해서 온 그의 입에서는 민간인 희생에 대한 위로의 언급 대신 6자 회담 이라는 '쌩뚱맞은' 발언이 나왔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중국도 그들 국력에 비춰볼 때, 특사의 이번 방한이 결코 자랑스럽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자존심이 더 상한 쪽은 중국일 수 있다. 중국이 6자회담을 제안한 것은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 모두의 눈치를 살핀 결과다. 중국은 북한과 전통적 혈맹 관계지만 경제·군사 부문에서의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과 미국의 존재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그리고 후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달라진 반응에서 이 같은 점은 뚜렷이 감지된다. 중국은 28일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 시작됐음에도 불구, 그동안의 유감 표현외에 더 이상의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전 천안함때만해도 서해상의 한미 합동군사움직임에 강한 톤의
"페라리라고 날마다 최고 속도로 달리면 되겠습니까? 위험해서 안되죠. 오늘 배운 건 다 잊어버리더라도 '속도조절(절제)'만큼은 꼭 기억하고 돌아가세요." 지난 25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컨퍼런스룸. 한 외국계 증권사의 주식워런트증권(ELW) 교육세미나가 열렸다. 대학생부터 노부부까지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고 강의에 열중했다. 홍콩 현지에서 온 세일즈 총괄대표는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페라리'를 탈 때처럼 때론 절제하고 때론 내달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LW 투자를 드림카 '페라리'에 빗대자 투자자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ELW 운용부장은 "ELW는 '삼성전자 주식을 나중에 얼마에 살 수 있다'고 적힌 하얀 종이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쉽게 설명했다. 노부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가 끝나자 사람들의 질문이 끊일 줄 몰랐다. 말미에 한 남성 투자자가 "ELW는 증권사가 돈 벌려고 만들어낸 시장이냐"고 물었다. 주식투자와 함께 병행하며 리
# 지난 18일 모든 언론이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추진'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을 때였다.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아침 내부 강연회에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후 갑자기 하나고 이야기를 꺼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이 서울 은평뉴타운(은평구 진관동) 인근에 세운 자율형 사립고다. 김 회장은 "하나고의 지난해(2010학년도 대상) 경쟁률이 7.2대의 1이었지만, 올해(2011학년도 대상)는 3.58대 1로 내려갔다"면서도 "작년엔 상위 3%면 됐는데 올해는 3%도 힘든 걸 봐선 지원자 실력은 월등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학은 그렇게 시키지만, 이제 어떤 교육으로 졸업시킬 건지 숙제가 남아있다"며 "하나고의 교훈이 '세계가 나를 키운다. 내가 세계를 키운다'인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연회에 참석한 200여 명의 임직원들에게 "앞으로 힘을 합쳐서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자"고 당부했다.
"안타깝지만 실패할 것이다." 1999년 최초의 통화동맹인 유로의 출범으로 들떠있는 유럽을 향해 미국의 보수파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찬 물부터 끼얹었다. 유로존이 갖는 태생적 한계를 엿 본 것이다. 유로존 16개 회원국은 단일통화를 사용하지만 재정 정책은 각자가 유지한 채 출범했다. 정치 통합에 앞서 우선 경제적 연대부터 서두른 필연적 결과인 셈이다. 한 지붕 아래 독일같은 견조한 흑자국과 그리스같은 적자국이 뒤섞여 사는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벌이가 다른 이들의 똑같은 통화가치는 역내 임밸런스 문제를 심화시킬 수 밖에 없었다. 부국은 부국대로 자신들의 지갑을 열어 적자국을 도와주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빈국은 자신들에게 과분한 자금을 싸게 조달해 흥청망청 써대는 모럴해저드를 낳았다.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가 ‘IMF 통치’에 들고 포르투갈, 스페인 등 소위 ‘PIGS’의 국가채무위기가 재고조되며 '유로 몰락'의 목소리도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조신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
"아직 모르겠어요. 더 검토를 해봐야죠. 지금 상황에선 당장 뭐라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청약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이곳에서 민간주택사업을 벌이는 건설사들은 한결같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첫마을은 지난주 일반공급에서 2.4대1의 청약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은 지방의 입지적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이다. 다만 이런 '청신호'에도 건설사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 당초 수정안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정 분양시기보다 1년반 넘게 미뤄온 10개 건설사는 이번 청약 결과를 사업 추진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땅값 인하'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이어서 정부 청사의 입주시점(2012년) 이후 주택 공급이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물론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오래된 속담처럼 사람들은 절박해지면 작은 가능성이라도 붙들려 든다. 이런 절박함이 가장 큰 경우가 병에 걸렸을 때다. 특히 난치병이나 불치병인 경우 그 절박함은 극대화된다. 환자는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면 값비싼 대가도 쉽게 치르게 된다. 최근 바이오업체 R사의 '미허가 줄기세포 시술' 논란의 중심에는 이 같은 환자들의 절박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동안 R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 환자들이 완치됐다고 홍보해 왔다. 또 족부궤양으로 발이 썩어 들어가던 환자가 줄기세포치료로 완치에 가깝게 치료됐다는 사진을 환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이를 보고 줄기세포 치료를 고민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R사의 줄기세포치료가 완치의 능력을 갖췄는지 아닌지는 정부로부터의 공식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줄기세포치료제로 시술을 받는 것은 국내법에 저촉된다. 하지만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겠다는 절
"중국 공부는 더 이상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이 됐다." 김경식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이 24일 '중국연구회' 출범회의에서 던진 말이다. 단순히 중국을 참고하는 수준이 아닌, 철저히 연구하고 파헤치는 수준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급부상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지경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대중국 실물경제 총괄조직인 '중국협력기획과'를 신설했고, 국내 전문가들을 활용해 중국 실물경제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중국연구회'도 발족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10월까지 수출의 30.4%를 차지할 만큼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비중이 16.9%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10년 새 2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2만766개로, 우리나라 해외진출 기업의 43.4%를 차지한다. "실물경제 분야에 있어서 중국을 빼고는 단 하나의 정책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놓은 김
지난 여름정국을 뜨겁게 달군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청와대가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이 또다시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포폰 의혹' 등 청와대가 불법사찰 커넥션에 연루된 정황들을 줄줄이 제기하며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의혹의 당사자인 청와대와 부실수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검찰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가중되자 "검찰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새로운 증거가 나와야 수사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한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그동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실패한 수사'임을 시인해왔다. 그러나 재수사나 보강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에 변명만 늘어놓는다면 더 큰 불신을 초래할 뿐이다. 특히 검찰이 지금처럼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복지부동한다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핵
"당사자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어서…" 지난 18일 금융위원회가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확정한 뒤 기자들이 이에 대한 브리핑을 요구하자 당국자가 던진 말이다. 다 알려진 내용인데 굳이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말투였다. 여기저기서 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졌지만, 끝내 브리핑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한장짜리 간단한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차명계좌 수, 최초 차명예금액 등 추가 취재는 각자 알아서 하라는 의미였다. 9월 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며 촉발된 '신한 사태'와 관련해 감독당국은 이렇게 찜찜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신한 사태' 발생 후 줄곧 '늑장대응' '은폐' '묵인' '비호' 의혹 등에 시달려야 했던 감독당국이다. 검사 과정에서 라 전 회장의 차명계좌 운용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데 대한 비난이었다. 자체 검사를 할 수 있었음에도 검찰 핑계를 대며 움직
"10년간 현대건설에 20조원을 투자한다고요? 도대체 어디서 자금을 끌어다 대겠다는 건지. 현대그룹 계열사 중에서 이익 내고 있는 곳이 도대체 어디 있나요. 현대그룹에 인수되는 순간 현대건설이 맏형이 될 텐데 그저 안쓰러운 동생들 챙길 일만 남은 셈입니다."(현대건설 직원 A씨) "200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힘든 상황이 많았지만 묵묵히 회사를 지켜왔는데…. 앉아서 하한가 맞은 기분입니다. 8만원까지 끌어올렸던 주가가 뚝 떨어져 6만원도 붕괴 직전이에요. 주식시장이 우리 직원들의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거죠."(현대건설 직원 B씨) 현대그룹이 지난 16일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현대건설 인수·합병(M&A)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직원들의 우려와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것. 현대건설 노동조합은 채권단에 이번 M&A 우선협상자 평가기준 공개를 요구한데 이어 현대그룹의 실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그룹이 써낸 인수자
"저희 직원들 중에서도 현장에 직접 가 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생산 현장을 안내하기 위해 동행한 캐나다 하베스트 직원은 한국 언론의 이번 방문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자국 내에 있는 육상유전을 직접 가 본 직원이 왜 없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12월 40억 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 본사를 지난주 찾았다. 하베스트가 보유한 육상유전의 생산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출장길이었다. 당초 캘거리에서 생산광구가 있는 현장까지 육로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워낙 오지에 있는 터라, 항공사의 정기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스로 이동할 경우, 현장 한 곳을 가는데만 10시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결국,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전세 비행기를 하루 동안 빌렸다. 전세 비행기는 일행 20여 명을 태우고 캐나다 북부의 한 작은 공항으로 날아갔다. 소형 비행기 외에는 내릴 수 없는 초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