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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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 고기원 단장은 요즘 유럽 맥주 '열공'에 빠져있다. 에일이나 라거, 슈퍼드라이 등 맥주 제조방법별 특장점을 줄줄 외우고 다닐 정도다. 고 단장의 열공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일명 '삼다수맥주' 사업의 총 책임자로서 유럽식 프리미엄 맥주를 도내에서도 선보이겠다는 일념때문이다. 최근 삼다수맥주 사업은 획기적 전기를 맞았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맥주 생산시설(발효탱크) 기준을 종전대비 1/18 수준인 100kl로 낮췄기 때문이다. 고 단장은 이 규제완화를 사실상 맥주 사업의 진입장벽을 없앤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제주도는 진작부터 맥주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맑은 삼다수로 맥주를 만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문제는 투자비용이었다. 종전 맥주 생산시설 기준(1850kl)대로라면 300억원이 훨씬 넘는 투자비용이 들었다. 제주도처럼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선뜻 뛰어들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생산시
"유명인이 아니기 때문에 명단에서 제외했을 뿐 고의로 숨길 의도는 없었다." 법무부 관계자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 발표 때 법조인 8명의 명단이 누락된 데 대해 해명하면서 한 말이다. 당초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총 2493명의 사면 대상자 가운데 107명을 공개 대상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13일 명단 발표 당시 78명의 명단만 공개했다. 법조인 8명을 비롯한 나머지 29명의 명단은 열흘이 지나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문제는 두 가지다. 우선 법무부가 사면심사위의 결정을 무시한 점이다. 법무부는 사면 대상 선정과 심사에 공정을 취하는 취지에서 2007년 1월 사면심사위를 설치했다. 사면권 오남용이라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원칙을 법무부가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법조인을 사실상 몰래 사면 복권한 점이다. 대상 법조인은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손주환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이원형 변호사 등 전직 판
"예전 같지 않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국을 떠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지 진출기업의 기본 생각입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중견기업 관계자에게 "중국에서 사업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실제 중국 내 경영 환경은 지난 3~4년간 급변했다. 2007년 노동자의 기본권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한 신노동법이 발효되면서부터다. 최저 임금제도가 생겨났고 매해 임금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퇴직금 제도까지 만들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멀리 나가 돈 버는 대신 적게 벌어도 고향 또는 인근에서 살겠다"거나 "대학을 가서 공부를 더 하겠다"는 젊은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심심찮게 인력난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새롭게 또는 추가로 중국에 사업장을 꾸리는 국내 기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나라"라는 게 현지에서 만난 국내 기업 관계
"우리도 항공료 내리고 싶죠. 하지만 고객들의 눈높이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가격은 최저를 원하면서 서비스는 최고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 아닐까요." 한 외국계 저가항공사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국내 저가항공사의 고위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푸념했다. 최근 항공업계는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의 상륙 계획에 술렁이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장거리노선을 담당하는 에어아시아엑스(X)는 오는 11월 인천-쿠알라룸푸르 취항을 발표하면서 최저가 6만원(이하 편도)의 파격 이벤트 요금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미 마감됐지만 6만원짜리 티켓을 사기 위해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약 홈페이지와 문의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였다. 평균운임도 기존 항공사보다 평균 20~30% 낮으면서 대형항공사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에어아시아X의 초저가정책은 어떻게 가능할까. 에어아시아X는 기내식, 수하물, 영화 등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해 항공료를 낮췄다. 수하물은(15k
모 투자자문사는 얼마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운용 내역 관련 자료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전 만난 이 자문사 A사장은 걱정보다는 시종일관 싱글벙글이었다. 그는 "요즘 시장을 크게 앞서가고 있다"고 했다. 몇 달전부터 소외돼 있던 턴어라운드株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고 그게 최근 시장에서 적중했다는 것이다. 감독당국의 자료요청 대상에 포함된 것도 그만큼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라는 '자랑'이 곁들여졌다. 고객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A사장은 즐겁지만, 감독당국은 고민중이다. 너무 단기간에 자금이 자문형랩으로 몰리면서 부작용이 발견됐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제도개선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저 가입금액은 높이고 개별성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쏠림은 필연적으로 과잉과 거품을 만들어낸다. 올해 들어 자문형랩 자금이 외형상으로는 2조원 정도 늘어났지만 그 뒤에는 자문형랩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개인들의 자금이 열배는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주호영 특임장관이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주 장관은 지난해 9월 새롭게 출범한 특임장관실의 첫 번째 수장을 맡았다.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장관'이 폐지된 이후 11년 만의 '무임소 장관' 부활을 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 주 장관은 "창설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조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자평했다. 조직의 체계를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11년 동안 존재가 없었던 조직이었던 탓에 과거 정무장관 시절의 관련 기록이나 서류조차 없었다. '롤모델'도 없고 당시 근무했던 인원도 없어졌다.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모든 일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는 것이 특임장관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과거 정무장관의 역할이 여·야 및 당·정·청간 이견 조정과 막후조율 역할을 했던 것에 비해 새롭게 출범한 특임장관실이 이같은 기능이 미흡했다는 인색한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정치 환경변화로 인해 여야 원내대표를
"잇따른 더블딥 언급. 그 것은 주요 전망이 아니다. 일종의 경고이자 정책 합리화를 위한 포석이다." (국내 한 경제 전문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FRB) 총재가 24일(현지시간) "지난 6개월간 미국 경제의 더블딥 위험이 커졌다"고 말하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폭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1% 이상 급락했다. 더블딥 논쟁은 이미 묵은 이슈다. 올들어 부양책의 약발이 둔화돼 경제성장 폭이 점차 감소하는 기미를 보이자,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더블딥을 외쳤다.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부동산 가격 폭락을 전제로 더블딥 가능성을 언급했고, 폴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제 3의 대공황' 가능성까지 들먹이며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더블딥의 현실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경제 전망의 주류는 될 수 없다는 게 그나마 비관론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최근 해외경제포커스에서 "현 상황은 오버슈팅 됐던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이 됐다". 전세계 주요 언론은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2분기 명목GDP(국내총생산)은 1조2860억 달러. 반면 중국은 1조3350억 달러로 수치상으론 확실히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등극한 것 같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중국은 손사래를 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중국청년보는 관련 기사에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국이 아니다"며 발을 뺐다. 이 신문은 단순히 GDP 수치로만 따져서는 안되고 여러 요소들을 함께 반영해 순위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도 이같은 여론전에 가세했다. 이들 매체들은 '1인당 GDP'가 정확한 기준이라며 지난해 중국 1인당 GDP는 3566달러로 3만9573달러인 일본에 상대도 되지 않고 심지어 중견 국가로도 간주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세계 정치·경제에 이미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겸양을
"은행들은 정말 억울합니다. 돈(당기순이익)을 못 벌면 (언론에서) 경영을 못했다고 때리고, 돈을 많이 벌면 서민의 피를 빨아먹었다고 때린 데를 또 때립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상당히 격앙된 표정으로 "맞은 곳을 또 맞으면 얼마나 아픈지 아냐"며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되물었다. 사실 이 고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말은 처음 듣는 말이 아니다. 은행원들을 만나면 늘 듣는 얘기다. 은행이 '동네 북'이 됐다는 자조 섞인 말도 많이 들었다. 요즘엔 그들의 목소리에 불만이 더욱 가득 찼다. '서민금융지원'이라는 거대 담론(?) 앞에서다. 이미 여러 방면에서 친 서민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또 친 서민을 하라고 해서 난감하다는 것. 은행들은 좋든 싫든 앞 다퉈 서민지원 자금을 내놓고, 수수료 면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게다가 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서민들의 은행권 진입장벽을 허물고 있다.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과 대출이자 수입이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2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지난주말 간암으로 숨진 김진선 기획재정부 국유재산과장의 운구차였다. 기획재정부가 위치한 1동 건물 앞에 잠시 멈춰 섰다가 다시 먼 길을 떠났다. 이를 주변에서 바라보는 공무원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재정부 공무원 뿐 아니라 지식경제부 등 인근 부처 공무원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과장은 정부부처 중 업무 스트레스와 경쟁이 심하기로 유명한 재정부에서 7급 공무원 출신으로는 드물게 과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전국에 산재돼 있는 국유재산 관리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으며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출입기자로 그를 마지막으로 만난 건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틀 전 과천에서 가진 점심 자리에서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쳐있었을 그였지만, 국유재산 관리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이야기하던 그의 열정적인 모습은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현상의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
#1996년. 당시 정보통신부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통신프리텔(KTF), 한솔PCS, LG텔레콤 등에 동일한 식별번호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PCS 3사는 반대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각각 011, 017 식별번호를 사용하는데 PCS사업자의 식별번호만 동일하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당시 KTF에 016을, 한솔PCS에 018을, LG텔레콤에 019라는 식별번호를 부여했다. 현재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당시 KTF 초대사장이었고, 현재 KT 이석채 회장이 당시 정통부 장관이었다. #2002년. KTF와 LG텔레콤은 010 식별번호 통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의 011 브랜드 인지도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식별번호 브랜드화를 막아달라 요청했다. 다시 정통부는 △식별번호 브랜드화 방지 △(통일 대비)번호자원 확보 △010번호 통합 후 식별번호 없이 통화하는 이용자편의성 마련 등 3가지 이유로 010번호 통합을 결정
더벨|이 기사는 08월20일(09:4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A사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자체 경영 정상화의 가망이 없었던 A사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실낱같은 기회를 잡아보려 했다. 1차 공개 매각은 유찰됐다. 뒤이어 주어진 2차 매각의 기회,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A사에게 이번이 '마지막'임을 주지시켰다. 매각 주관사는 딜을 성사시킬 자신이 있었다. 1차 매각이 끝난 시점부터 지속적인 태핑을 해왔던 원매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매자는 한 가지 조건을 요구해왔다. '딜 소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 줄 것'이었다. 매각 주관사는 이를 파산부에 알리고 '수의계약'형태로 딜을 진행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한 번의 매각 실패로 A사의 기업가치는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황이었다. 한 시가 급했다. 다시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입찰을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