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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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열린 한국 대 그리스의 월드컵 예선전. 전반전 이정수 선수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이날 뜻밖의 손님이 경기장을 찾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전날인 11일 오후 서울을 출발, 남아공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독을 풀 틈도 없이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을 찾았다. 비록 전반전 이번 대회의 한국팀 첫 골은 놓쳤으나 이날 한국팀의 첫 승리를 장식한 박지성 선수의 쐐기골을 보면서 정 회장은 여행의 피로도 잊은 채 "대~한민국"을 외쳤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이 남아공을 방문한 것은 원료 확보를 위한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일정 때문이었다. 정 회장은 1주일의 짧은 일정 동안 남아공을 비롯해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등 3개국을 방문했다. 철강전문기업에서 종합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포스코는 설립이념인 '철강보국'을 넘어 '자원보국'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오는 2014년까지 원료 자급률을 50%까지 올린다는 목표 아래 자원 확보 노
지난 15일 '자투리펀드' 공시 수백개가 나타났다가 곧바로 실종(?) 됐다. 과정은 이렇다. 자산운용사들이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소액 펀드 공시를 지난 14일 시작했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이날 나오자 부랴부랴 제도에 맞춰 시행한 것. 그런데 말 그대로 '우왕좌왕'이었다. 대상 펀드, 공시 시점 등이 복잡하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일부 운용사는 금융위에 질의서를 넣었지만 다른 운용사는 일단 공시부터 했다. 당연히 펀드를 살릴 것인지, 청산할 것인지 '알맹이'가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라인이 당일 날 나오면 어떻게 준비를 하나요. 보통은 1~2주 전에는 나오는데, 이번엔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사실 왜 공시를 해야 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불만이 터졌지만 금융위원회나 금융투자협회는 "이해 부족"이라고 일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 건데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운용사 내 담당 임원과 실무자간 소통이 안 된
"창의성 부재가 직원들만의 탓은 아니죠." 국내 IT 대기업 직원의 한 마디에서 여러 가지가 느껴진다. 우선 스마트폰과 태플릿PC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애플의 위세 앞에 한 없이 작아져 있는 국내 기업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을 뛰어 넘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애플의 부상에 IT 강국인 한국의 대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3D TV를 비롯한 평판TV 등에선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국내기업들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최근 유망 시장으로 떠오른 '스마트 기기'분야에선 애플의 뒤를 따르는 양상이다. 삼성과 LG가 이미 오래전부터 '창조'와 '혁신'을 위한 조직 문화 만들기에 나서왔으나 '애플 쇼크'이후 과연 이 같은 노력이 제대로 이뤄져왔었던 것인가에 대한 반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진 것도 애플과의 경쟁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원
한국은행 임원과 국장들은 지난 주 독회(讀會)로 바쁜 한 주를 보냈다. 독회는 책이나 글을 여럿이 모여 함께 읽는 모임. 독서의 계절도 아닌데 무슨 모여서 책을 읽느냐고 하겠지만 임원들과 국장들이 자료를 읽으면서 회의를 하는 자리였다. 바로 21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를 위해서다. 한은 임원들과 국장들은 독회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업무보고 내용과 문구를 조정한다. 독회는 통상 부총재가 주최하고 국장급 인사들이 모두 참석한다. 독회의 진지함과 달리 머리가 희끗한 임원과 국장들이 돌아가며 자료를 읽는 모습을 생각하면 얼굴에 웃음이 감돈다. 한은 내부적으로 독회를 독특한 조직문화와 연결 짓기도 한다. 독회가 수동적인 조직문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한은의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데 인색한 조직문화와 맞아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은 한 관계자는 “독회는 대외 자료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사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문화와도
"이제 '데모'도 저쪽(민주당 당사)에 가서 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을 지나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랬다. 집권당 당사 앞은 데모가 끊이지 않는다. 청와대나 정부청사는 아니지만 나라 살림을 좌우하는 이들이 모여 있는 만큼 일종의 '민원 창구'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 동안 한나라당 당사가 있는 여의도 한양빌딩 앞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나라당은 '차기'를 염려해야 할 판에 몰리고 민주당은 2년 뒤 총선과 대선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민주당은 세종시 문제나 4대강 사업 등 정국운영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지분을 늘렸다. 상황이 이러니 어차피 같은 시간을 들여 시위를 하는 입장에선 슬슬 '창구'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었다. 우스갯소리지만 정권 중반기 선거 이후 바닥 민심을 고스란히 반영한 지적이다. 바닥 민심에 민감한 식당가에서도 이유는 조금씩
지난 9일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KT 연구개발센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석채 KT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KT의 앱개발자 지원센터인 '에코노베이션 제1센터'가 문을 열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은 이날 "국내 최초 스마트폰 개발자 지원공간 탄생으로 우수한 콘텐츠 개발을 전폭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에코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연간 1만명의 개발자에게 온·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글로벌 수준의 개발자 3000명을 양성하며, 3000여개 앱 개발이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모바일생태계 구축을 위한 개발자 양성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개발자지원센터 설립은 물론 거액의 상금이 걸린 통신사 주최 모바일앱 공모전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우수한 개발자를 1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개발자 입장에서 통신사들이 내놓는 개발자 지원책이 반갑지 않을 리 없다. 그러나 상당수 앱개발자는 통신사들의 지원
아르헨티나에는 마라도나교가 있다. 국가대표 축구감독 디에고 마라도나를 살아있는 신(神)으로 추앙한다. 이 종교의 신자가 아니라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그를 '산타 마라도나' 즉 성(聖) 마라도나로 부른다. 우리에겐 축구 천재, 사고뭉치 악동 정도로만 알려진 마라도나가 모국에서 신의 반열에 오른 것을 이해하자면 역사 상식이 조금 필요하다. 1982년 아르헨티나 군사정부는 자국 앞바다의 영국령 말비나스(포클랜드)를 공격했다. 해묵은 말비나스 영유권 논란에다 아르헨티나 국내정치 문제가 겹치면서 이 섬이 전쟁무대가 됐다. 국력, 군사력에서 영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패배했고 정권도 무너졌다. 경위야 어찌됐든 아르헨티나로서는 치욕의 역사다. 당시 아르헨티나에는 반(反) 영국 감정이 타올랐다. 영웅 마라도나는 4년 뒤 탄생했다.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에서 잉글랜드와 만났고 마라도나는 조국에 승리를 선사했다. 그가 손으로 골을 넣었음이 밝혀졌지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
더벨|이 기사는 06월15일(08:4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e-Book 업체 북토피아의 회생이 불투명하다.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가 유찰됐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북토피아가 회생하기 위해선 출판업계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토피아는 지난 1999년 김영사·들녁·박영사·푸른숲 등 120개 메이저 출판사와 주요 작가들이 공동출자해 설립됐다. 하지만 출판업계가 북토피아에 걸었던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변해갔다. 북토피아의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과 도덕적 해이를 거듭하며 회사 경영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북토피아 경영진은 컨텐츠 저작권료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 과정에서 출판사들은 더 이상 신간을 제공하지 않게 됐고, 프로그램 관리 소홀로 인한 시스템 오류에 많지 않던 이용자들마저 등을 돌렸다. 북토피아는 결국 지난 1월 출판사 미지급 저작권료 약 60억원과 1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기업회생
지난 주말 팔당역에서 중앙선을 탔다. 승객 상당수가 등산객이었고 취객도 심심찮게 보였다. 그 중 한 명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해 비틀거리며 서 있었는데, 맞은편에 앉은 예닐곱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귀엽다며 연신 쓰다듬고 있었다. 아이는 겁을 집어먹고 울기까지 했지만 덩치가 큰 취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냄새를 풍기며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제2, 제3의 김수철·조두순은 생각보다 가까이, 우리 곁에 늘 존재한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은 3시간30분마다 1명꼴로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12세 이하 어린이 성폭행은 2005년 116명에서 2008년 255명으로 3년만에 배 이상 증가했다. 성폭행 피해의 경우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뾰족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김수철 사건 뒤 교육과학기술부는 '365일, 24시간 학교 안전망 서비스'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교장이 관리자를 지정해 24시간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터지는 데 어떻게 믿고 장기투자를 하겠습니까." "투자한 기업이 하루아침에 상장폐지 당하는 경험, 안 당해본 투자자는 모릅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코스닥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재산 좀 불려볼 욕심으로 투자했다가 자칫 길거리로 나 앉을 뻔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코스닥시장은 여전히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 'IT 버블'이 꺼지며 수차례 옥석가리기가 진행됐음에도 해마다 수십 개의 코스닥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상장폐지 기업 중 3분의 2가 코스피 기업이었으나 2008년부터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2008년 상장폐지된 코스피 기업은 12개. 반면 코스닥 기업은 23개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코스피 21개, 코스닥 65개로 코스닥이 3배 이상 많다. 올해 역시 코스닥시장에 퇴출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아직 반기도 지나지 않아
문민정부의 인사 키워드는 '깜짝 인사'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인사는 만사"라면서도 자주 경질성 인사를 단행했다. 즉흥적인 국면전환용 개각은 내각의 책임성과 공직사회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정부 인사 키워드는 '측근인사'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각료들이 제출한 인선안을 존중했지만 측근 위주의 협소한 인재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민정부 때 득세한 PK(부산·경남) 인맥 대신 호남 출신을 중용, 지역주의를 부활시켰다. 참여정부 인사 키워드는 '코드인사'다. '학력·지역·서열 파괴'를 기치로 개혁적인 인사 스타일을 도입했지만 개각 때마다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청와대 비서실과 각종 위원회 출신으로 내각을 채우며 '회전문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역대 대통령의 인사 평점이 높지 않은 이유는 국정운영의 필연성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개각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줄곧 '국면전환용 개각'을 거부해 온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12일 주말 저녁 뉴욕 42번가. 행인에게 타임 스퀘어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는 자신도 방문객이라고 했다. 마침 자신도 타임 스퀘어로 가는 길인데 동행하자고 했다. 듀퐁에서 일한다는 그는 텍사스 휴스턴에서 휴가차 왔다고 했다. 나사(NASA: 미항공우주국)가 있는 곳이 아니냐고 아는 척을 했더니 "바로 맞추었다"며 웃었다. 한국(Korea)에서 왔다며 '나로호' 얘기를 꺼냈다. 무슨 얘긴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한국이 개발한 무인우주선이라고 설명했다. 위성용 로켓이라고 덧붙였더니, 이내 북한(North Korea)에서 왔냐고 묻는다. 로켓이라는 말이 북한을 연상시켰다 보다 했다. 웃으며 남한에서 왔다고 했다. 바로 그리스 얘기를 꺼낸다.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4강에까지 갔다고 자랑을 했다. 그도 알고 있다고 했다. 화제는 축구 얘기로 흘렀다. 나사와 나로호 얘기는 둘 사이 공감대를 만드는 데 별 도움이 못됐다.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도 타임 스퀘어는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