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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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불안하면 통화당국자의 입에 시장 참여자들의 눈이 쏠린다. 시장은 통화당국의 말 한마디 한마디로 정책 방향을 가늠하고, 베팅의 향방을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 통화당국의 입은 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구두개입이다. 25일이 그랬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9.5원 오른 1224원에 시작해 장중 1277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장은 거의 패닉상태였다. 통화당국은 적극적으로 구두개입 했다. 한국은행의 경우 안병찬 국제국장이 오전 11시께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필요하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오후엔 장병화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가 "(환율 급등은) 심리적 불안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은 상태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1270원 대에서 지지선을 만들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오후 2시 예정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가 열렸다. 회의 시작 전 이주열 부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환율과 주가가 급변동하고 있지만 채권시장과 대외신인도
한국에서 연·월차 제대로 챙길 수 있는 월급쟁이가 얼마나 될까. 특별히 사원 복지에 관대한 회사가 아니면 주5일, 출산휴가 등도 온전히 챙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제도가 너무 앞서 나가 현실이 오히려 초라해지는 단면이다. 교육에서도 현실과 제도간 괴리가 큰 영역이 있다. 바로 교육자치 부분이다. 제도상으로는 이미 교육감 직선제까지 왔다. 1인 8표제인 6·2 지방선거에서 시장, 구청장과 함께 교육감도 뽑는다. 교육감 선출방식은 원래 중앙정부 임명제였지만 1991년 지방교육자치법이 제정되면서 간선제를 거쳐 2007년 직선제로 바뀌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직선제의 토대는 너무나 취약하다. 기자 동료들에게 교육위원과 교육의원의 차이를 물으면 모른다는 대답이 더 많이 돌아온다. 기자 직종이 이런데 다른 직종은 말해 무엇 할까. 교육행정체계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16개 시·도교육청(교육감)-180개 지역교육청(교육장)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도 의외로 모르는 이가 많다. 교육자치 토대가 취약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데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가 빠지지 않는다. 스케일이 좀 있다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계좌에 숨겨둔 거액을 놓고 목숨을 건 첩보전을 펼치기도 하고, 한바탕 사기극을 벌이기도 한다. 한데 국내 고액자산가들이 스위스은행의 비밀계좌를 이용해 한편의 '탈세 드라마'를 찍다가 적발됐다.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를 가동 중인 국세청은 최근 탈루혐의자들을 집중 조사한 끝에 4개 국내기업이 6000억 원대의 탈루를 저지른 것을 잡아냈다. 이들이 납부한 세금만 해도 3000억 원 규모다. 이들은 해외로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스위스·홍콩·싱가포르 등에 다수의 비밀계좌를 개설했다. 국세청이 열어본 한 탈루혐의자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서 발견된 잔액만 1500억 원에 달한다.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규모다. 문제는 유사한 사례가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국세청이 해외와 공조해 비밀계좌를 확인한 것은 세무조사 사상 처음
# 외환위기 이후 조직은 흔들렸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었다. 거품 있는 시장예금과 지나친 거액 여신을 줄였다. 위험이 큰 투자은행(IB) 업무와 파생상품은 거들떠도 안 봤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광풍에 휩쓸리지도 않았다. 맹목적인 영토 확장도 포기했다. 뒤끝이 좋지 않다는 걸 외환위기에서 배웠다. 출혈이 큰 덩치 키우기를 지양했다.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했다. 근거지인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무리한 수익성을 쫓기보다 내실경영에 주력했다. 차별화된 상품을 찾았다.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지역 밀착 영업이었다. 서서히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 했다. 금융위기에 이런 영업은 빛을 발했다. 지난해 거둬들인 순익이 529억 원이었다. 올 1분기에만 173억 원을 벌었다. 어느 저축은행 얘기가 아니다. '한국판 산탄데르'로 불리는 전북은행 얘기다. # 어느 날 보기 좋은 떡이 뚝 떨어졌다. 이자수익이 매우 컸다. 4~5년간 손쉽게 돈을 벌었다. PF 대출이었다. 파생
#.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멋쩍은 상황을 겪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있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몇몇 추도객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돌아가라" "선거 때 보자"는 외침이 울렸다. 정치인 노무현일 수밖에 없는 전직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그에게서 정권을 '뺏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불청객이었던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결국 '외진' 자리에 앉아 고인을 기려야 했다. 한달 전 문재인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는 "추도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고 효과를 볼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추도식에서 이런 다짐은 지켜지기 어려웠다. 한명숙 유시민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등 6·2 지방선거에 나선 '노무현의 사람들'이 추도식 자리를 메운 것부터가 그랬다. 그렇다고 참석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이들이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은 마을 곳곳에 걸린 "노무현의 뜻을 잇겠다"는 글과 함께 전국에 방송됐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추도식 전 마을
"집에 오면 휴대폰 쓰지 말고 집전화 써라." 요즘에도 어디선가 어머니께서 딸이나 아들에게 하고 있을 말이다. 요는 휴대폰 요금이 비싸니 집전화를 쓰라는 것이다. 하지만 집전화가 싸다는 말은 옛말이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초당요금제'를 시행하면서 이동전화 요금이 집전화보다 저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전화 가입자가 가장 많은 KT는 현재 3분당 39원의 요금을 받는다. 10초를 통화하든 2분을 통화하든 39원이 부과된다. 집전화로 이동전화에 걸 때는 10초에 14.5원을 받는다. 5초를 통화하든 9초를 통화하든 14.5원을 내야 한다. 반면 초당요금제를 적용한 이동전화 요금은 21초까지는 37.8원(1.8×21)으로 집전화보다 싸다. 이동전화로 걸 때도 집전화보다 싼 경우가 많다. 우선 8초까지는 14.4원으로 집전화 14.5원보다 싸다. 10초가 넘어가도 이동전화가 싼 경우가 있다. 예컨대 15초를 통화하면 이동전화는 27원(1.8×15)의 요금이 나오지만 집전화는 29원(1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포기가 따른다. 어느 한쪽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다른 가치를 희생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른 금융규제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생한다. 이번 주 유럽과 미국 당국이 각각 교착 상태에 놓여 있던 금융 규제 안을 진척시키며 '규제로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한 논쟁이 다시 한 번 촉발됐다. 유럽연합(EU)은 18일 영국과 다른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며 1년 여 간 줄다리기 해 온 헤지펀드, 사모펀드에 대한 감독 강화 입법안에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펀드 운영과 관련한 보고 기준을 강화하고 펀드의 레버리지 비율과 헤지펀드 운용자의 보너스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틀 후 미 상원은 민주당, 공화당 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어 왔던 금융개혁안을 가결하는 데 드디어 성공했다. 대형 금융기관의 파생상품 거래를 규제하고 소비자보호청을 신설하는 등의 조항을 담고 있는 금융개혁안은 지난해 12월 통과된 하원안과 통
"버블붕괴, 대세하락, 연착륙, 안정화" 최근의 주택시장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연초부터 하락세인 수도권 아파트값에 대해 부동산전문가들과 주택정책 공무원들이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다. 버블붕괴와 대세하락은 부동산전문가들이, 연착륙과 안정화는 공무원들이 주로 사용한다. 집값에 대한 '전망'이야 제각각일 수 있지만 값이 떨어지고 있는 '동일한 현상'에 대한 시각차는 어떻게 봐야 할까. 하락국면에 대해 일부 부동산전문가는 '버블붕괴의 시작'이라고 단언한다. "대세하락일 뿐 붕괴는 없다"는 전문가도 많다. "대세상승기는 지났지만 대세하락기나 폭락이라는 표현은 비약"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버블에 대한 전문가들과 공무원들의 시각차가 크다. 붕괴론자들은 인구 감소 등으로 집값 급락 가능성이 크고 일본의 버블형성기와 비슷하다는 입장이지만 공무원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에 한정돼 있고 일본식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붕괴를 주장하는
20일 장 마감 40분 전. 정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와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발표로 시장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코스닥 상장종목인 우성I&C 주가는 갑자기 상한가 근처까지 치솟았다. 특별히 주가를 움직일 만한 이유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조금 지나 취재원으로부터 메신저가 날아들었다.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머니투데이 기자를 사칭한 이용자가 이 종목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는 제보였다. 확인해보니 "우성I&C가 모 업체에 인수될 것이며 회사가 오후 4시에 이 사실을 공시할 것"이라는 내용이 유포되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퍼뜨린 개인은 주식동호회 대화방에서 머니투데이의 약자인 'mt'가 들어간 'mtnews5'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스스로를 '머니투데이 기자'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이 개인은 '상한가 들어갔습니다. 물량 없어요, 매수 서두르세요'라며 주가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화에 참여한 다른 회원들은 '기자가 설마 이런 말을?
지상파 3차원(3D) 방송이 19일 세계 최초로 전파를 탔다. 지상파채널 66번을 통해 대구국제육상대회와 남아공 월드컵 등의 3D콘텐츠를 시험방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와 3DTV업계에서는 이번 시범방송이 3D방송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대에 발목을 잡는 것이 있다. 바로 지상파방송 난시청이다. 현재 지상파방송을 직접 수신해서 보는 가구는 드물다. 이에 따라 대부분 시청자는 지상파로 방송되는 3D방송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지상파방송 전파가 가정까지 도달하지 않아 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을 통하지 않고는 방송을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유료방송 가입가구 비율이 90%를 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재 국내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1530만가구, 위성방송 가입자가 250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90%를 훌쩍 넘는다. 기존 2D방송은 유료방송이 지상파방송을 재전송하면서 시청권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이번에 시범방영하는 3D방송은 아직 재
지난 16일 '철강사랑 마라톤대회'가 열린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조정경기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모습을 나타내자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이틀 전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처음 언론을 만나는 자리였다. 정 회장은 우선협상자가 발표되기 전까지 철저히 말을 아꼈다. 이미 '승부의 추'가 포스코로 기운 상황에서도 그랬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정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소감을 묻자, "열심히 잘해보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리곤 이내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지 인수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인수 하시게 돼 기쁘시겠습니다'는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치열한 전투를 끝내고 한번쯤은 여유를 보일 때도 됐지만 그런 모습은 없었다. 정 회장의 이런 신중함에는 이해가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그의 말대로 이제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을 뿐이고 인수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절차가 남아있다. 따라서 변수도 있다. 인수후 통합(PM
더벨|이 기사는 05월17일(08: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훈민정음. 세종대왕의 지시로 정인지 등 집현전 학자들이 만든 한문해설서다. 특히 한글의 제작원리가 드러나 있는 책으로 유명해 국보 70호로 지정돼 있다. 삼성그룹에는 훈민정음이란 이름의 오피스 소프트웨어(SW)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지닌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와 국내 오피스SW의 자존심인 한컴 오피스에 비해 현저하게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다.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훈민정음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결과는 허망한 실패였다. 그런데 이 제품이 수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오직 삼성그룹 내에서만. MS워드나 한컴 오피스와도 잘 호환이 되지 않고 기능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훈민정음을 고집하는 것은 그런 비호환성이 보안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논리에서다. 최근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