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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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강국이요? 한국에서도 '제임스 카메론'이 많이 배출되는 풍토가 우선이죠." 얼마 전 만났던 3D관련 중소벤처기업 CEO의 말이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3D 강국이 되기 위해선 3D TV와 3D 콘텐츠 제작기술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유능한 연출가 등 창의적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말이었다. '아바타' 열풍 이후 '안방용 3D' 열풍이 한창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풀HD를 지원하는 3D LED TV를 내놓은데 이어 이번 주 LG전자도 풀HD 3D TV를 출시한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TV업계도 앞 다퉈 연내 3D 시험방송 서비스에 나서면서 안방 3D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정부도 3D산업을 인터넷에 이은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3D산업 종합육성전략'을 수립 중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부 정책이나 주요 업체들의 사업전략이 3D 방송과 3D TV의 조기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R&D 투자와 기술 표준
최근 지방은행의 1등 지점을 취재하느라 지방은행의 본점이나 지점 있는 지역으로 출장을 가봤다. 출장에서 가장 놀라는 점은 지방은행의 위상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서울에 있다 보면 자산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 비해 지방은행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의 각 소재지에 가보면 그들은 지역의 '대표 은행'이자 '1등 은행'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자산규모가 작아 자금 조달이 불리하기 때문에, 금리 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힘들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등 각종 서비스도 시중은행에 비해 늦을 수밖에 없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지방은행이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지역 주민과 기업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시중은행이 계량적인 잣대를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할 때, 지방은행들은 대출을 신청한 개인이나 기업의 상황과 잠재력까지 고려해 심사하는 식이다. 고객의 반응은 좋을 수밖에 없다. 이
뚜렷한 이유가 없을 때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제9대 여신금융협회 회장 후보자 추천 작업'이 오는 22일로 연기된 것도 마찬가지다. "당초 예정돼 있던 서류 심사 외 인터뷰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일정을 연기했다"는 게 여신협회의 해명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오히려 공모에 참여한 '유력' 후보자에게 결격 사유가 발견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신용카드 및 할부금융 업계에선 이번 협회장 선출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하면서도 힘 있는 인사가 회장직을 맡아 업계를 적극 대변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7년 만에 비상근 회장 체제에서 상근체제로 전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그간 수수료율 논란으로 바람 잘 날이 없던 카드업계에선 "수수료 인하 등 각종 정책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번 회장 공모에 참여한 인사들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마
흑해 연안의 작은 나라 그루지야에서 지난 13일 밤 믿기 어려운 소동이 벌어졌다. 친정부 성향의 '이메디TV'에서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로 진군하고 있다는 속보가 흘러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모습이 등장했고 피난을 떠나는 그루지야 국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2008년 러시아와 5일간 벌인 전쟁에서 공포에 떨었던 그루지야 국민들은 혼비백산했다. 급기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암살됐다는 급보가 나오자 공포감이 고조됐다. 알고보니 이 뉴스는 러시아가 또 그루지야를 공격할 경우를 가상한 시뮬레이션 보도였다. 뉴스의 시작과 끝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형식적이었다. 국내외에서 방송사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그루지야 야당은 이번 보도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러시아와 긴장을 고조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고, 이메디TV가 총대를 멨다는 것이다. 정부 인사가 방송국 간부와 이런 내용으로 대화를 나눴다는 소문도 들렸다. 언뜻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이제 막걸리의 행복이나 빌어야죠." 다소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통주 진흥 업무는 국세청 소관이었다. 세금징수기관인 국세청이 왜 주류 진흥 업무를 맡아 '주류품평회'나 '주류품질인증제' 같은 것을 시행해 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진흥 업무를 주관한 국세청 산하 국세청기술연구소(이하 기술연)의 정체를 파악하면 풀린다. 이름만으로는 뭘 하는 곳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 기술연은 알고 보면 출범한지 올해로 꼭 101년 된 '술 연구소'다. 구한말 대한제국은 술에 세금을 매기는 주세법을 공포한 후 현재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탁지부 소속으로 주류를 연구하는 양조시험소를 설립했다. 이 양조시험조가 바로 기술연의 전신이다. 국세청은 모든 술의 제조· 판매 면허권을 갖고 안정성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기술연은 바로 이 안정성 관리의 근간이 되는 주류의 검사와 안전관리를 도맡아 하면서 진흥업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전통주에 대한 국세청의 '애정'은 각별했다. 지난 2007년
전기차 업체 CT&T가 CMS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발표한 15일. CT&T의 우회상장 합병 대상으로 소문이 돌던 기업들의 주가는 추풍낙엽이 됐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엑큐리스, 지앤디윈텍 같은 종목은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T&T와 합병한다더라'는 소문만을 믿고 관련주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긴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최근 전기차는 차세대 우리 산업의 화두인 이른바 '녹색성장'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각종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았다. CT&T가 만든 전기차는 청와대에 경내에서까지 시범운행되는 '명물'이 됐다. 전기차는 증시의 핵심 테마가 됐고, 생소했던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서 급부상했다. 전기차 뿐 아니라 전기오토바이 전기자전거 관련 종목까지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했고 '전기'는 주가 상승의 '매직 워드'가 됐다. CT&T는 단연 '전기테마'의 대장 지위를 누리고 있다. CT&T가 우회상장이 되면 전기차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
송사에 휘말려 법원에 온 사람이 '판사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무엇보다도 '억울한 판결'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앞설 것이다. 또 유무죄 혹은 승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치 않다는 점에서 법에 대한 신뢰를 쌓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원에서는 동일한 유형의 사건을 두고 판사마다 다른 판결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판사는 법원 조직의 일부라기보다는 각각 개별 조직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는 사건에 대해 판결이 엇갈리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기도 한다. 그래서 엇갈린 판결은 뉴스의 '단골 메뉴'다. 법원이 최근 교사·공무원 시국선언 사건에 대해 엇갈린 판결을 내놔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후, 판결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단독판사 대신 판사 3~4명이 함께 심리하도록 하는 '재정합의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실제로 국내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얼마 전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뺨을 맞았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계획 발표에 대한 미국의 첫 반응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바이든 부통령이 자국을 방문 중이던 9일 동예루살렘 라마트 슈로모 지역 유대인 정착촌내 주택 1600채를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중동평화에 대한 논의를 갖은 지 불과 몇 시간 뒤의 일이다. 이스라엘의 한 마디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정상회담은 전격 결렬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공들인 이-팔 평화 정착 노력도 일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속된 말로 이스라엘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미국은 바이든 부통령에 이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까지 나서 이스라엘의 신뢰 없는 자세를 강하게 힐난했지만 돌아온 말은 "발표 시점을 고려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무늬뿐인 사과가 전부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술 더 떠 15일 "미안하지만 정착촌 건설은 강행한다"고 쐐기를 박기
성원건설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오너인 전윤수 회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급여를 8개월이나 받지 못한 직원들과 피와 땀의 대가를 돌려받지 못한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아우성이다. 월급을 받지 못해 수백만 원을 대출받은 어느 직원은 노조 홈페이지에 "오너가 대출금 이자를 대신 갚으라"며 참담한 심경을 남겨놓았다. 노조는 회사 부실의 탓을 전 회장 일가에 돌리고 있다. 족벌경영과 독단적인 경영으로 회사의 부실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지난 2월 성명에서 노조는 "성원건설은 무모한 해외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사업 실패와 비전문 가족 경영에 의한 경영 오판의 심화로 인해 자력 회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이 좌초 위기를 맞을 때 최고경영자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CEO의 경영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실패만으로 그에게 비난이 쇄도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그의 무책임한 태
"(의원들이) 앞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주문하면서도 돌아서면 비과세 및 세제 감면을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정치인들의 현실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만…"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은 푸념의 말이다. 그는 "일을 제쳐두고 직접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이러한 법안은 이래서 안 됩니다'라고 완곡하게 거절하고 설득하기 바쁜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의회에서 매년 200건이 넘는 감세 요구 입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지난 2월 국가채무 논란이 한창일 때 정부 관계자들에게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느냐. 균형재정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막상 뒤돌아서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감세 요구 입법안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한 달간 제출된 각종 세제 감면 입법안만 30개에 달할 정도다. 물론 모든 감면 입법안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은 아
15일 오전 9시 서울 논현동 극동아이앤디빌딩 8층. 카지노 업체인 티엘씨레저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8층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 운행은 7층까지로 제한됐다. 주주들은 7층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8층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한 층을 올라가는데 20분이 넘게 소요됐다. 회사측이 검은 양복의 건장한 남성들로 계단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티엘씨레저의 최대주주로서 표결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하려던 CTL네트웍스 관계자들은 계단에서부터 진을 뺐다. 육두문자가 오가는 위협적인 분위기가 주총장을 감쌌다. 계단 중간에선 주주 신원과 의결권 위임장 등에 대한 확인이 이뤄졌다. 휴대폰을 들고 갈 수 없다는 티엘씨레저의 '규칙'에 의해 다수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놓고 들어갔다.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총장 안에 들어서자 건장한 남성 30~40여명이 앉아있었다. 몇몇은 휴대폰으로 바둑을 두거나 통화를 했다. 이들은 주총 중간 중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는 주주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부었다. 휴대
지난달말 세계적으로 촉망받던 한 물리학자가 자택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 그는 초전도체 기술을 개발해 한국 초전도분야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성익 서강대 교수였다. 이 교수의 죽음에 국내 과학계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개발한 초전도체 기술은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되면서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과학계는 그를 노벨상 후보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유능한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던 그가 왜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까. 연구성과에 대한 압박감, 이 교수 영입을 두고 벌인 포스텍과 서강대 사이의 다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연구비 유용의혹 및 경찰 수사.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연구에만 몰두하던 한 과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연구성과에만 몰두하는 대학, 결과에만 환호하는 사회적인 풍토 속에 이 교수가 설 자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교수의 자살소식이 전해진 뒤 박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