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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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4월, 정부는 대통령 주재 합동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연내에 국산 치료제를, 다음 해인 2021년엔 국산 백신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중심 메시지는 '국산 백신 개발'이었고, 해외 백신은 필요할 경우 단계적으로 수입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처음 접하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단기간에 독자 개발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상황이 악화하자 정부는 2020년 말부터 해외 백신 도입 물량을 크게 늘리려 했다. 그러나 이미 미국, 영국, EU(유럽연합) 등이 여러 종류를 동시에 대량 선구매한 상태였다. 당시 백신 시장은 일반 의약품처럼 승인된 후 주문하는 상품이 아니라, 임상 성공 전에 생산 슬롯을 예약해야 하는 극단적인 판매자 우위 시장이었다. 결국 접종은 수개월 미뤄졌다. # 질병관리청은 올해 업무보고에서 2028년까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국산화하는 등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를 자급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상의 많은 돈키호테들이 가진 행동력은 분명 본받을만하다. 특히 행동하지 않는 햄릿들을 보다보면 돈키호테들의 행동력은 더욱 빛난다. 햄릿들이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고 비판만 되풀이하다 일을 그르치는 걸 보면 답답하긴 하다. 다만 생각없는 돈키호테들의 행동은 오만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경계도 필요하다. 행동이 없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숙고없이 속도만 중요시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주가지수펀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도입하다 낭패를 본 대표적 사례다. ETF는 분산투자라는 펀드의 장점과 실시간 투자라는 주식의 강점을 합친 상품이다. 위험성은 줄이고 접근성을 높였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넣는 순간 위험성이 커진다. 빚을 내지 않아도 2배, 3배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2배, 3배 손실도 가능하다. '단일종목'은 분산투자라는 개념까지 없앴다. 한 종목에 '몰빵'하는 펀드는 일반 주식과 차이가 없다. 일반적인 ETF 상품과 다르다 보니 변동성 확대를 비롯해 자금 쏠림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 음의 복리 효과 등 부작용을 검증해야 했다.
'달수'는 삼성전자가 2020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마스코트'로 활용하고 있는 수달 캐릭터다.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서 깨끗하게 정화해 인근 오산천으로 내보낸 물이 생태계를 살리자 돌아온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evice Solutions)의 초성인 'DS'에 맞춘 이름이기도 하다. 오산천은 경기 용인부터 평택까지 흐르는 약 15㎞ 길이 국가 하천이다. 과거엔 악취가 나는 건천이었지만 2007년부터 삼성전자가 환경단체와 협업해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면서 수질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나온 오염수를 정부의 수질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정수해 오산천으로 흘려보냈다. 자체 운영 중인 그린센터의 첨단 폐수 정화시설을 거친 이 용수가 수달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기 좋은 생명수 역할을 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반도체가 이룬 오산천의 기적'이라고 널리 알리면서 성공한 물 관리 대표 사례로 꼽아왔다.
"아이들은 그 연령에 적절한 성장경험을 해야 합니다. 지금 아이들은 우리가 어렸을 때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가 이미 그들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무조건 막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 가스 그레이엄 구글 디렉터 겸 유튜브 헬스글로벌 총괄이 최근 국내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주, 프랑스 등 주요국이 추진 중인 '디지털 셧다운' 정책에 대해 밝힌 의견이다. 그레이엄 총괄은 심장 전문의이자 공중보건 전문가다. 14세 미만인 네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들을 '디지털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세상 안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자전거 경험을 예로 들었다. "7세인 딸도 자전거를 탑니다. 단 집 근처에서만 탈 수 있죠. 반면 11세인 아들은 훨씬 멀리까지 탈 수 있고, 13세 아이는 등교를 자전거로 합니다. " 연령에 따라 통제 가능한 위험의 범위를 제한하면 누구나 안전하게 자전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도로가 위험하다고 자전거를 못 타게 하다 17세가 된 후 다 컸으니 알아서 타라고 하면 (자전거와 도로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면서 "디지털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이 난리다. 어떻게 해도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란 쉽지 않다. 경제가 성장하고, 통화량이 늘어나고, 물가가 상승하면 집값은 오르는 게 순리다. 하지만 정상적인 상승을 뛰어넘어 지나친 급등은 결국 문제를 유발한다. 최근 수도권 특히 서울의 집값은 물가 상승률을 아득히 뛰어넘어 수년 만에 곱절이 오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년층은 사다리가 끊겼다고 아우성이다. 지금의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집값은 정상적으로 월급을 저축해서는 절대 살수 없는 가격이다. 급등한 집값을 보고 허탈해하던 청년들은 증시나 코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큰 손실을 입고 좌절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부는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처방을 펼치고는 있다. 하지만 대출을 비롯한 강력한 수요 규제는 집값 오르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한다. 누구는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 공급은 쉽지 않다. 결국 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해 비거주 주택의 보유세를 올려 불필요한 집을 사는 것을 막아보려고 한다.
3연임까지 했던 한 금융지주 회장은 사석에서 '금융 CEO(최고경영자)가 3연임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대통령 선거 때문'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3연임 과정에서 한번은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자리를 내놔야 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권이 바뀌고 금융그룹 회장이 바뀐 사례를 우리는 기억한다. 그럼에도 3연임까지 한 CEO들은 금융사(史)에 큰 족적을 남겼다.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은 현재 금융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정받는 CEO들이다. 앞으로 금융권에서 이런 CEO를 볼 수 없게 될 것 같다.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금융지배구조 개선안에 결국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금지'를 포함시키기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당국은 연임과 3연임의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선에서 대책을 마련했지만 청와대가 '3연임 금지'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출되지만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사실상 결정한다.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사태의 책임을 가리는 절차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판매 증권사에 대한 불완전판매 조사가 사실상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제재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인데도 판매량이 가장 많은 특정 증권사가 언론 보도에 언급됐다. 해당 판매사가 전단채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많이 팔았다는 사실과 위법성이 크다는 판단은 같은 말이 아니다. 판매 규모는 조사 필요성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불완전판매를 입증하지는 않는다. 금융감독당국에게 '불완전판매'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꺼내 드는 전가의 보도가 됐다. 이 칼 하나만 휘두르면 책임 소재를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칼이 뽑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 상품의 전체 발행 규모는 약 4019억원이다. 발행 주관사는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전단채 발행·주관, 총액 인수 및 유통 등 전 과정에 관여했다. 판매사들은 발행 주관사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고객에게 판매했다.
최근 글로벌 산업지형을 뒤흔드는 핵심 화두는 단연 AI(인공지능) 기술선점 경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은 미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혁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벤처투자와 M&A(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치열한 경쟁의 최전선에서 첨병역할을 하는 것이 CVC(기업형 벤처캐피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벤처투자금액 3394억달러 가운데 CVC의 비중이 57%(1967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전체 AI·머신러닝(ML) 벤처투자액에선 CVC 비중이 68%나 됐다. 엔비디아의 '엔벤처스'와 구글의 '구글벤처스' '그레디언트벤처스' 등 글로벌 빅테크 CVC들은 유망기술을 보유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고 이후 전략적 협업이나 M&A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CVC들이 AI를 비롯한 딥테크 시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지만 국내는 사정이 딴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대기업(일반지주회사) CVC는 13개사에 불과하다.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지난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시장의 시선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466% 뛰었다는데 쏠렸다. 그러나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중요한 것은 주가가 아니라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금 조달 구조가 변했다는 사실이다. 창신메모리의 상장은 정부 지원에 의존해온 중국 메모리 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낸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까지 상장하면 중국은 D램과 낸드를 아우르는 메모리 산업 전반을 자본시장과 연결하게 된다. 양쯔메모리는 지난 5월 중신증권과 상장 전 지도 절차에 들어갔다. 창신메모리의 성장 과정은 중국식 반도체 육성 모델을 압축해 보여준다. 국가 반도체기금과 지방정부, 국유 금융기관이 초기 위험을 부담해 기업을 키우고 사업 기반이 갖춰지면 증시에 올려 다음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창신메모리는 2016년 허페이 지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출발했고 이번 IPO로 579억2000만위안, 약 86억달러를 조달했다.
"고객은 왕이다 (고객감동 서비스) 회사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 사랑합니다. " 2014년 개봉한 염정아 주연의 영화 '카트'는 직원들의 이같은 구호와 함께 대형마트의 문을 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무대가 되는 '더 마트'(the Mart)라는 공간은 철저하게 갑과 을이 구분된 곳이다. 계산대 직원은 절도 의심사례를 마주해도 "죄송합니다 고객님"을 연발해야 하고, 근로자 휴게실엔 "우리는 항상 '을'입니다"라는 표어가 나부낀다. 고객의 갑질에도 친절을 강요받던 직원들은 회사의 갑작스런 해고통보에 결국 참았던 울분을 터트린다. 카트를 바리케이트 삼아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형마트를 상징하는 카트는 1937년 실반 골드만이라는 미국 오클라호마 슈퍼마켓 체인 '험프티 덤프티' 운영자에 의해 개발됐다. 그는 매장은 점점 커지는데 고객은 장바구니만큼만 소비하는 것을 보고 접이식 의자에 바퀴를 다는 방식으로 장바구니를 키워 백만장자가 됐다. 카트의 발명을 유통혁명의 효시라고도 하는 배경이다.
이재명 정부의 2년 차 부동산 정책이 클라이맥스로 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 세제 개편을 강조해왔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건 아니라고 매번 부인했지만 그간 부동산 대책의 최종 장에는 항상 보유세와 종부세 개편이 자리하고 있었다. 스스로 자화자찬한 초강력 대출 규제(6˙27 대책)가 반짝 효과로 그쳤을 때도,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규제 패키지(10. 15 대책) 발표 때도, 숨어 있는 자투리땅까지 모두 끌어모았다고 자평한 공급 대책(1. 29 대책)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마지막 순간에는 으레 부동산 세금을 언급했다. 대통령은 부동산 세금을 핵폭탄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함부로 쓰면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할 필요가 있다면 쓸 수도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 부동산 대책의 최종 장을 열어 보이기에 앞서 부동산 토론회라는 이름의 국민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공급(국토교통부, 14일), 대출(금융위원회, 15일), 세제(재정경제부, 16일) 등 분야별 토론회에 이어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종합토론회도 예고돼 있다.
"왜 가르치려는 교사의 교육권과 배우려는 학생의 학습권이 악성 민원과 고소로 침해돼야 하느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교사 수천 명이 거리에서 이 말을 외쳤다. 2023년 한 초등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촉발된 서이초 사태는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킨 사건이었다.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고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담은 이른바 '교권보호 5법'이 마련됐다. 하지만 거리로 나온 2026년 교사들의 손팻말은 "교사의 교육권 보장하라"로 단순했다. 서이초 이후 수많은 대책이 쏟아졌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수업보다 민원 대응에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생활지도보다 신고 가능성을 먼저 계산하는 일상에 갇혀 있다. 실제로 교실의 시계는 여전히 멈춰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4월 전국 교사 71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 8%(5803명)는 "정당한 교육활동 중에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