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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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기 수사관님을 비롯한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감사합니다."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장현기 수사관을 비롯한 사이버 수사팀을 칭찬한다는 글이 쇄도했다. 작성자들은 "난생 처음 당해보는 사기인데 수사관님 덕에 피의자가 체포됐다" "친절한 건 둘째치고 사건에 대한 전문성이 남달랐다"고 글을 남겼다. 장 경위와 수사2과 사이버수사팀은 지난달 29일 신랑 신부들의 예약금을 훔치고 달아난 헤어 변형 업체 대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결혼식과 웨딩 촬영 당일날 헤어스타일을 꾸며주기로 하고 예약금 28만~80만원을 선불로 받은 뒤 잠적했다. 서울경찰청에 보고된 피해자는 약 42명. 피해금액은 1670만원에 달한다. 전국으로 보면 피해자 수는 25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월28일쯤 영등포경찰서에 A씨에 대한 고소가 여러 건 접수됐다. 장 경위는 접수된 사건들을 보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결혼을 앞둔 20~30대 피해자 9명이 이틀에 걸쳐 고소를 했는
경북경찰청 수사부 광역과학수사대 2팀 소속 배진우 경장(33)은 지난 10월말 동료들과 경북 포항의 한 공장을 찾았다. 이 공장에서 연이어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공장주는 몇 번의 절도 피해 이후 CCTV(폐쇄회로TV)를 설치했지만 며칠 전에도 또 도둑이 들었다고 했다. 배 경장과 동료들은 가장 먼저 공장 출입구에 쳐진 접이식 바리케이드에서 범인의 지문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녹슨 바리케이트에서는 어떤 지문도 채취할 수 없었다. 배 경장은 "그 당시 '피의자의 증거는 어딘가 있을 것이니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후 배 경장은 공장 CCTV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범인의 행적을 하나하나 재구성해 분석한 결과 범인의 생체 증거가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특정했다. 생체 증거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DNA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증거를 뜻한다. 배 경장은 어렵게 생체 증거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넘겼다
지난 5월 중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클럽. 10대 청소년 2명이 클럽에 출입하려다 직원에게 붙잡혔다. 가짜 신분증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이들이 사용한 가짜 신분증은 미국에서 발급하는 운전면허증이었다. 서울 강남경찰서 경제팀에서 근무하는 이상윤 경감(38)은 관할 파출소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았다. 학생을 인계받아 이야기를 들어보니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사이 위조 신분증 구매가 손쉽게 이뤄졌다. 위조 수법 또한 굉장히 전문적이었다. 이 경감은 이 사건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발각된 2명의 학생을 시작으로 위조된 미국 운전면허증을 산 적이 있거나 해당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들을 조사해 위조범의 정체를 추적했다. 한 달 동안 수사를 거듭한 끝에 위조범을 찾아냈다. 위조범 역시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자신의 집에서 위조 신분증을 제작했다. 포토샵으로 미국 운전면허증을 제작해 카드 출력기로 찍어낸 뒤 허위 홀로그램까지 입혔다. 미국은 주마다 운전면허증의 디자인과 요구하는
경찰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업무상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세 번째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일 오전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서울 중구 태광산업 재무실과 그룹 관계자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자는 태광산업 재무실장 A씨와 인사실장 B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태광그룹 계열사를 통해 수십억원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골프장 태광CC를 통해 계열사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 전 회장 의혹과 관련해 이뤄진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경찰은 지난 10월24일 이 전 회장의 자택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의 태광그룹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0일에는 태광 골프연습장과 티시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태광그룹은 관련 의혹에 대해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동안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이 저지른 비위 행위"라고 반박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에 현 위원장인 양경수 후보가 선출됐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11기 임원 선거에서 현 위원장인 기호 1번 양경수 후보가 차기 위원장에 선출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100만2989명 가운데 64만1651명(63.97%)이 참여했다. 양 후보는 이 중 과반인 36만3246표(득표율 56.61%)를 얻어 당선됐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창립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수석부위원장에는 이태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장, 사무총장에는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이 당선됐다. 민주노총 임원 선거는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후보가 3인 1조를 이루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내년 1월부터 3년간 민주노총을 이끈다. 양 당선인과 차기 위원장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 기호 2번 박희은 후보는 20만1218표(득표율 31.36
직장인 하모씨(29)는 얼마 전 서울 송파구의 한 실내 클라이밍(인공암벽)장에서 클라이밍을 하던 중 2m 높이에서 떨어져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하씨는 초보자였지만 클라이밍장은 별다른 안전 교육 없이 '부상 시 본인 책임'이라는 서약서에 그의 서명만 받았다. 실내 클라이밍을 하던 중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클라이밍으로 부상을 입은 이들은 이용자의 부주의 탓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안전시설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크게 세 종목으로 나뉜다. 정해진 루트를 최대한 빨리 올라가는 '스피드'와 정해진 시간 내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리드', 약 4~5m의 낮은 인공암벽에서 특정 홀드(암벽에 부착된 구조물)만 타고 올라 톱 홀드를 잡는 '볼더링'이다. 대다수 실내 클라이밍 센터는 초보자와 경험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더링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클라이밍 경험이 있는 이들은 특히 초보자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고 입
이태원 일대를 돌아다니며 100여곳에 '이갈이' 등 그라피티(길거리 낙서)를 그린 30대 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5일 미국 국적 3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이태원 등 용산 일대를 돌아다니며 주택 대문, 굴다리, 쓰레기통, 도로 노면, 전봇대, 상점 셔터 등 155곳에 낙서를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관광차 한국에 입국한 A씨는 용산 일대에 래커 스프레이 페인트와 특수 펜을 이용해 '이갈이', 'bruxism' 'brux' 등 낙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bruxism'은 미국 의학용어로 '이갈이'를 뜻한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낙서 신고를 접수한 뒤 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 동선을 추적, 같은 날 용산구의 A씨 지인 집 근처에서 그를 검거했다. 검거 직후 출국 금지 조치도 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에도 한국에 입국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엄마, 나 액정이 깨졌어. 휴대폰 보험 받으려면 링크 눌러줘야 해!" 올해 초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포 유심이 유포되고 있다는 첩보가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입수됐다. 사건 피해자들은 '휴대폰이 범죄에 이용됐으니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 피해자는 당시 휴대폰을 새로 개통한 적 없어 영문을 모른 채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찰 조사 결과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전북 전주의 한 번화가에서 신분증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폰이 개통된 대리점을 수상히 여겼다. 통상 휴대폰을 새로 개통하려면 대리점 업주(60대)가 가입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동의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업주가 가입신청서를 위조해 범행을 벌이면서 휴대폰이 무작위로 개통됐다.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전수진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대 경위는 "피해자 진술부터 거꾸로 타고 올라가 조사해 보니 전주 시내 조폭(폭력조직원)
"으아아아악." 지난달 17일 오후 10시30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주점. 남성 손님 A씨가 종업원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괴성을 내기 시작했다. 식당 직원과 술값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식당 직원 3명을 때리고 "다 죽여버리겠다. 흉기를 찾아오겠다"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영통지구대 소속 정한결 경장은 신고를 받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한 정 경장은 처음 A씨를 목격하고 깜짝 놀랐다. A씨는 전신에 문신을 한 상태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손에 뾰족한 흉기를 들고 이리저리 흔들며 또 다른 식당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식당 안 손님들은 처음에는 A씨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주방 쪽에서 칼을 내놓으라는 난동 소리가 들리자 눈치를 채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사이 정 경장은 재빠르게 식당 내부로 들어가 상황을 살폈다. 주방 쪽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장들의 비리를 제보합니다." 지난해 8월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첩보 하나가 접수됐다.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장들이 유아용 교재 회사와 결탁해 약 3년에 걸쳐 학부모들로부터 교재비 등을 부풀려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원장들과 교재회사가 교재비를 부풀려 발생한 차액을 나눠가졌다고 주장했다. 첩보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총 11개 과목 교재비를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높게 책정해 학부모들에게 청구했다. 공립유치원이나 병설 유치원에 1만원 수준으로 공급하는 교재를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는 2만~2만5000원 상당으로 부풀려 제공한 것이다. 첩보를 입수한 조우경 경위(30)는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관행처럼 굳어진 비리를 밝혀내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특정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만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비리를 저지른 곳들을 모두 밝혀내는 것이 중요했다. 조 경위는 적용 법리부터 다시 고민했다
"제 돈 58만원이 사라졌어요. 도와주세요." 지난 8월26일 광주광역시의 한 지구대에 112신고 접수됐다. 나흘 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서해안 고속버스를 이용했는데 그 사이 봉투 안에 넣어둔 중국 돈 1000위안(약 18만원)과 한화 약 40만원이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담당 형사는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고속버스 블랙박스를 확인했다. 한참을 들여다보던 그 때, 어딘가 수상한 점이 발견됐다. 오전 11시쯤 불상의 한 남성이 충남 보령의 대천휴게소에 세워진 버스 안에 들어오더니 이곳 저곳을 살피고 현금을 빼가는 것이었다. 이후 이 사건은 관할 경찰서인 충남 보령경찰서 수사과 김정훈 경위에게 넘겨졌다. 김 경위는 블랙박스 영상, 휴게소 CCTV(폐쇄회로TV) 등을 바탕으로 범인을 특정했다. 그는 조사를 하던 중 과거 보령경찰서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몇 번 체포가 됐던 피의자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는 2018년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가 구속이 돼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지난해 출
지난해 10월13일.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전세사기꾼'으로 불리는 '빌라왕' 김모씨(당시 42세)가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심장마비. 경찰 수사 중 피의자가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 수사 대상이 사라져 수사를 끝낸다는 의미다. 안성근 수사관(31)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금수대) 2계 3팀 소속 6명의 수사관은 피의자가 숨진 뒤에도 9개월간 수사를 진행해 빌라왕의 범행 수법을 규명하고 공범의 존재 등 범죄의 종합적 실체를 밝혔다. 검거한 피의자 중엔 김씨를 모방해 제2, 제3의 '빌라왕'을 꿈꾸던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구치소에 갇혔다. 또 피해자들의 내용증명을 구치소로 보내고 경매를 진행할 수 있게 도왔다. 수사팀의 노력으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가 다수인 피해자 708명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의 지원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숨진 사기꾼과 살아 있는 공범들…세입자 울리는 수법 밝혀내━ 경찰은 김씨가 숨지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