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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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긴축의 시간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도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불안을 자극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금리 인하로 선회하기 어려운 처지다. 8월 미국 근원물가가 예상을 웃돈 뒤 시장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25bp 올릴 가능성을 80%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1. 25%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주요국 통화정책의 방향이 대체로 완화보다 긴축 쪽으로 기울고 있다. 더 주목할 것은 기준금리보다 장기 국채금리의 급등이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5%에 육박했고 일본 국채 10년물은 30년 만에 3%를 넘어섰다. 한국 국고채 10년물도 4. 5%를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이 국내 채권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다. 이는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에 기대어 버텨온 부채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기업 채용이 보장된 계약학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간판을 단 학과에 최상위권 수험생이 몰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연계된 계약학과는 선호도가 이른바 '의대 광풍'에 비견될 정도다. 졸업 후 높은 연봉의 대기업 취업을 보장한다는 조건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인책이다. 계약학과는 고도화된 산학협력 모델이다. 대학은 학문과 실무의 괴리를 좁힐 수 있고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대학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양성해 졸업 후 실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다. 특히 첨단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인력 부족은 만성적이다. 해마다 필요로 하는 신규 인력이 1만 명을 웃돌지만 인력 공급은 직업계고와 대학, 대학원을 모두 포함해 5000여 명에 불과하다. 현재 각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합산 입학 정원은 500명 안팎이어서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기엔 부족하다. 수도권 주요 대학과 4대 과학기술원, 포스텍에 편중된 반도체 계약학과를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학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근로소득세 연간 세수가 내년이면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부 대기업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경직적인 소득세 과세구간 탓이 크다. 억대 연봉자도 2024년 기준으로 150만명을 넘어섰다. '월급쟁이가 봉'이라는 자조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상위 10%의 고소득층이 전체 근로소득세의 70% 이상을 부담하는 세부담 편중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내년도 근로소득세 수입 전망치는 102조4000억원대로 올해보다 40%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소득세 수입이 100조원을 넘어서는 건 처음이다. 경제규모 확대와 반도체, 은행·증권 등 대기업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억대 연봉자 추이도 이를 반영한다. 2009년 20만명 이하이던 억대 연봉자는 2024년에는 154만명에 달했다. 전체 근로자 중 이 비율은 7. 3%에 달해 2009년 1. 4%에서 5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누진세율(6 ~ 45%)의 근거가 되는 소득세 과세표준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특히 세율 35%가 적용되고 억대 연봉자와 관련있는 8800만원 ~ 1억5000만원 구간은 18년째 그대로다.
앤트로픽을 이끄는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AI 모델의 성능 역량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AI의 오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는 AI 개발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오픈AI의 아스트라가 90년간 풀리지 않은 수학계 난제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풀어 우려가 커진 터에 이런 발언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아모데이 CEO는 AI 속도 조절의 이유로 두 가지를 내세웠다. 하나는 AI 모델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재귀적 자기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AI모델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추월할 수 있다는 경고다. 다른 하나는 오픈AI의 미공개 AI모델이 테스트 중 글로벌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 페이스를 무단해킹한 사건이다.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등 앙숙으로 유명한 AI 업계 수장들도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AI의 위협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제이컵 콕슨 앤트로픽 전 연구원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가 문명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관련 논의가 직장뿐 아니라 평범한 가정의 식탁에까지 오르고 있다.
8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전월에 비해 반토막난 것으로 조사됐다. 5월10일 양도소득세 다주택자 중과 부활의 여파긴 하지만 부동산세제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워진 것도 거래를 주저하는데 영향을 줬다. 반면 삼성전자 등 일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같은 소득 증가는 주택 매입수요를 자극하면서 정책 선택 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2887건으로 집계됐다. 7월 5829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50. 5% 감소했다. 5200건에서 최고 9000건에 육박했던 4 ~ 6월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양도세 중과 부활 전후로 대거 매물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대출 규제 영향으로 원매자를 찾기 어려웠던 탓이다. 또 세금이 올라간 뒤에는 집주인은 매도 희망가격을 높인 반면 매수희망자는 향후 세제개편안과 집값 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매매 자체가 급감한 것이다. 전세 매물이 사라진데 이어 주택매매까지 줄면서 중개업소, 이삿짐센터, 도배·인테리어 업체 등의 일감이 실종됐다는 아우성이 커진다.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가 대폭 높아진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개인정보를 반복 유출하거나 1000만 명 이상에게 해를 입힌 기업은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기업들의 보안 의식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재 수위가 기업의 생존을 뒤흔들 정도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10% 상한선은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도 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에 엄격하다는 유럽연합(EU)의 GDPR(개인정보보호법)은 과징금 상한선을 전세계 매출액의 최대 4%로 규정한다. 과거 빅테크 길들이기 과정에서 제정된 중국의 개인정보보호법(PIPL)조차 매출액의 5%까지만 부과한다. 과징금 부과액을 높임에 따라 기업이 선제적으로 보안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처벌의 강도를 높인다고 실효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규제는 단순히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기업에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유통이나 플랫폼 기업의 경우 마진율은 낮고 매출 규모는 큰 게 보통이다.
서울 재건축 사업장에 2조원대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재초환)' 부과가 예고됐다. 일부 단지는 1인당 부담금이 6억원을 넘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조짐이다. 재건축 사업이 늦춰지는 것이 공급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 상태에서 또다른 지연 원인이 생긴 것이다. 재초환 시행을 두고 지난해 여당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던 만큼 제도 자체를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 서울시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46곳이다.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으로 단지별 1인당 부담금은 용산 한강맨션이 6억8000만원에 달했다. 강남 반포 3주구와 영등포 신길10도 각각 부담금이 3억2000만원과 2억6000만원이다. 부담금이 실제 부과되면 분양가로 고스란히 전이될 가능성이 큰 만큼 또다른 집값 상승 요인이다. 재초환은 재건축 개발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10~50%를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노무현정부 시절 처음 도입됐지만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행 유예와 재검토를 거치면서 실제 징수 사례는 없다.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둘러싼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의 관련 부처 청탁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이 나온다. 파헤칠 것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권력형 게이트 조짐이 뚜렷하다. 국민 선량이 특정기업 이권을 알뜰히 챙겨 이해충돌과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정보가 유출돼 작전세력의 부당이득에 활용된 정황도 있다. 이 와중에 수많은 개미가 눈물을 흘렸다.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경고가 소환되는 대목이다. 2021년 시작된 이 사건이 윤석열 대통령 계엄의 혼란 와중에 기소유예로 마무리된 점도 미궁이다. 공공이익의 수호자들이 브로커의 이권 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유행어가 된 '승원 오빠'처럼 공직자와의 매우 사적인 친분이 수백억~수천억원 이권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보통사람들 눈에는 놀라울 따름이다. 이 정도 되면 후보자가 15일 국회 청문회까지 갈 수 있는지 가부를 떠나 수사기관이 달려들어야 할 별개 형사사건이 되었다.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전분기 대비 1. 8%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 6% 성장했다. 올해 5년 만에 가장 높은 3%대 성장은 무난해 보인다. 1인당 국민소득은 원화 강세까지 더해져 사상 최초로 4만 달러 시대를 열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 경제의 외형이 한 단계 도약하는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한 셈이다. 이러한 성적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자축하기에는 민망한 구석이 있다. 호실적은 기업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가 경제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작 기업 활동을 도와야 할 정부 정책은 좌충우돌 그 자체였다. 환율 안정을 위해 무리하게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자본시장 변동성만 극대화한 자충수가 됐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부추겼고, 결과적으로 환율 급등을 불렀다. 정부가 자신감을 내비쳤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도 불발됐다. 제도 개선과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한 결과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 나이키가 18년 만에 미국 우량주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00에서 퇴출된다. 나이키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진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밀리고 중국에서는 토종 브랜드에 시장을 뺏기며 입지가 좁아졌다. S&P100에서 나이키가 빠진 자리는 델, 샌디스크 등 떠오르는 기술 기업이 채운다. 미국에선 변화에 뒤처진 기업은 가차 없이 밀려난다. 나이키의 S&P100 퇴출을 부른 직접적 원인은 주가 하락이다. 나이키 주가는 약 38달러로 2021년 말 최고가 대비 78%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57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한때 미국 소비문화의 상징으로 군림했던 나이키가 아디다스의 반격과 온·호카 등 신진 브랜드의 부상에 자리를 내준 결과다.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에서 나이키 점유율은 2022년 25. 9%에서 작년 22. 9%로 떨어졌다. 최대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매출도 8분기 연속 감소했다 혁신으로 스포츠산업을 지배해온 기업이 혁신을 멈춘 대가다. 출발은 달랐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1964년 오리건대 육상코치 빌 바우어만과 500달러씩 투자해 일본 운동화를 수입하다가 자체 브랜드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무역 협상에서 합의한 대미 투자 프로젝트 사업이 최종 확정 단계다. 한미 양측은 미국 현지에 원자력발전소 8기를 협력해 건설하는 내용을 오는 18일 프로젝트 최종합의문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또 미국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텍사스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마련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7월 무역 합의를 통해 미국이 부과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의 조선협력 외에는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양측 협상 과정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초 2차 투자 계획까지 발표한 일본에 비해 속도가 늦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미국은 이재명정부의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 발표 이후로 강제노동·과잉생산 관세를 언급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프로젝트가 확정돼 실행에 옮겨지면 미국의 압력을 줄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르네상스 청사진을 내놓은 가운데 총 투자규모 1300억달러로 알려진 미국내 원전 건설 공동협력 계획은 향후 국내 원전 기업들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던 여름이 물러갔다. 유럽은 폭염과 산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고 독일, 체코 등 각 국이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한국도 경남 양산에서 기상 관측 122년 역사상 최고 기온인 42. 5도를 기록했다. 네팔에서는 대홍수로 최소 600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극한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기후변화는 그렇지 않다. 멀리 내다보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유럽은 지난 6월말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평년보다 사망자가 3만5000명 이상 늘었다.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막대하다. 네덜란드 트리오도스은행은 올해 폭염으로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1%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1800억유로(약 281조원)로 올해 EU 성장률 전망치 1. 1%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폭염으로 인한 가장 큰 경제적 영향은 EU GDP의 0. 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노동생산성 손실이다. 농업 생산량 감소, 식량 가격 상승, 전기료 인상, 도로·철도 교통 마비도 피해를 가중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