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 수사 결과 브리핑
전 광산서장·형사과장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송치
국수본 지휘부는 "축소·은폐 목적 없어" 불송치…검·경 판단 엇갈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대로변 인도에서 귀가하던 A(1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돕기 위해 다가온 고교생 B(17)군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장윤기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2026.05.14. lhh@newsis.com /사진=이현행](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114230892380_1.jpg)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 수사를 부당하게 제한해 강간살인 대신 일반살인 혐의가 적용되는 결과를 초래한 혐의로 전 광주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이 송치됐다. 경찰은 국가수사본부 지휘부가 살인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했던 지시에 대해선 사건 축소나 은폐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장은 21일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청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전 광산서장 김모 경무관과 형사과장 박모 경정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수단은 사건을 담당한 전 강력팀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 송치했고 팀원 1명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송치했다.
특수단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장윤기의 강간 목적 살해 행위를 규명할 수 있는 정황과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봤다. 하지만 서장과 형사과장, 강력팀장이 순차적으로 공모해 스토킹이나 강간 목적과 관련된 정황이 드러나지 않도록 수사서류를 수정·제외하고 피의자 신문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수사보고서에 담긴 '외국인 여성' 관련 표현을 수정·제외하도록 하거나 장윤기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성적 목적과 관련된 조사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과 범죄분석보고서 관련 수사보고서에서도 성적 목적과 관련된 내용을 수정하거나 제외하도록 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그 결과 (장윤기에게) 강간살인죄 대신 일반살인죄를 적용해 송치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했다.
박 경정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특수단은 핵심 증거물인 범행 차량에 대한 추가 감식이나 압수를 위해 보전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박 경정이 차량 열쇠를 조기에 반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봤다.
특수단은 김 경무관 등이 장윤기의 스토킹 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사회적 비난과 징계 등 불이익을 우려해 살인사건과 강간·스토킹 사건 사이의 관련성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3일 외국인 여성을 스토킹하던 중 성폭행한 뒤 해당 여성을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소지하고 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산서는 당시 스토킹 신고를 현장 종결한 뒤 사후 조치와 조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장윤기는 이틀 뒤인 5일 지나가던 여고생을 납치·강간하려다 살해했다.
![[전남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이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언론 브리핑에 앞서 사과하고 있다. 2026.07.15. pboxer@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114230892380_2.jpg)
특수단은 국수본과 광주청의 수사지휘 관련해선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목적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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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본은 당시 장윤기의 외국인 여성 강간·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살인사건을 한 부서에서 함께 수사하지 않고 각각 다른 부서가 나눠 맡도록 했다. 이후 광산서가 두 사건을 한꺼번에 검찰에 넘기겠다고 했을 때도 살인사건을 먼저 송치하고 강간·스토킹 사건은 추가 수사한 뒤 따로 송치하도록 지시했다.
특수단은 이러한 지시가 담당 부서의 전문성과 사건 진행 상황,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국수본과 광주청이 두 수사부서에 사건 내용을 공유하도록 하고 살인사건의 성적 목적 여부를 확인하도록 여러 차례 지휘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나 큰아버지가 국수본·광주청 관계자와 연락하거나 접촉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내놓은 판단과는 차이가 있다. 광주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2일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과 당시 국수본 강력계장,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전 본부장이 스토킹 신고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을 우려해 "강간 사건은 조용히 하라"는 취지로 지시해 광산서가 강간살인죄 혐의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같은 분리수사 지시를 두고 검찰은 사건 축소를 위한 부당한 지시로 본 반면 경찰 특수단은 사건 축소·은폐 목적이 없었다고 본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전 본부장 측은 "향후 진행될 재판 절차에서 거짓 없이 성실히 임하는 동시에 광주지검의 무리한 기소였다는 점을 당당히 밝혀나가겠다"며 당시 지시는 기능별 전문성을 고려한 정상적인 수사지휘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 전남광주시 광산구에서 귀가하던 여고생 이채원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하고 이를 막으려던 남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오는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