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형사체계였다면 '기한' 적용…김병기 사건, 처리 속도 빨라졌을까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이 구속영장 신청에 대한 보완수사까지 요구하면서 사건 처리는 더 늦어질 전망이다. 다음달 2일부터 시행되는 새 형사사법체계에서는 고소·고발 사건과 보완수사에 각각 원칙적인 처리 기한이 적용되는 만큼 같은 사건이라도 처리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 사건에 대해 검찰이 요구한 보완수사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관련자를 추가로 조사하고 자료를 확보하는 등 사건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불구속 송치 가능성도 있다.
경찰이 김 의원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이다. 이후 수사가 1년 가까이 이어진 뒤 지난 7일에서야 김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김 의원이 7차례 소환조사에 응했고 마지막 피의자 조사 이후 구속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하면 도주 우려가 적고,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그간 수사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처분을 미뤄왔지만 오히려 길어진 수사 기간이 구속 필요성 소명을 어렵게 만든 상황이다.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도 지난달 25일 김 의원 사건을 '1개월 이내에 신속 처리'하라고 권고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해당 기간을 넘기게 됐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요구한 보완수사를 위해 30일 기간을 넘어서야 한다고 보고받았다"며 "수심위에 처리 기한 연장을 요청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 사건은 새 사법체계 시행을 앞두고 경찰 수사 지연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경찰이 약 1년간 수사한 뒤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검찰이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사건 처리가 추가로 지연됐기 때문이다.
다음달 2일 시행되는 새 형사사법체계에서는 장기 수사를 막기 위한 '시간표'가 적용된다.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은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구속영장 신청 이후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에도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1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장기간 수사가 사실상 멈춰 있는 사건을 견제하는 장치도 마련된다. 수사 개시 후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수사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신설된다. 이 때문에 김 의원 사건에 새 제도가 적용됐다면 지금보다 이른 시점에 수사 결론을 내도록 압박하는 장치가 작동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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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본부장은 "보완수사 요구 내용이 많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검찰이 소명을 요구한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 여부 등을 보완수사한 뒤 (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