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상대로 주주간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낸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김석범)는 1일 송 회장과 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가 신 회장을 상대로 낸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결성된 '4자 연합' 내부 갈등에서 비롯됐다. 송 회장과 장녀인 임 부회장은 임종윤·임종훈 형제와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다 신 회장·킬링턴 유한회사와 연대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이들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에서 의결권을 비롯한 권리를 상호 합의에 따라 행사하기로 주주간계약을 맺었다. 전원 합의 없이 신규 투자 관련 사항을 이사회에 상정하지 않고 이를 위반하면 약정한 위약벌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후 이들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시니어 레지던스를 개발하는 사업의 투자 여부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당시 이사회는 서울성모병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조건으로 이 사업에 16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닷새 뒤 투자를 철회했다. 서울성모병원의 구체적인 확약이 어렵고 투자금 회수가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추가 투자자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신 회장은 첫 표결에서는 찬성했지만 투자가 철회된 재논의 과정에서는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자신들과 합의하지 않은 채 투자 여부를 다시 논의하는 안건을 상정하고 기존 합의와 달리 안건을 부결시켜 주주간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초 투자 승인이 조건부 결의였던 만큼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후속 이사회 개최가 예정돼 있었던 것이지 새 안건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이 아니라고 봤다. 투자 철회 결의 역시 해당 사업의 투자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것일 뿐 새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도 판단했다.
투자 안건을 부결시킨 것이 계약 위반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투자 여부를 대상회사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하는 합의를 넘어서 이 사건 사업에 투자하기로 하는 확정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