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을까 봐" 배우자에만 위험성 설명...'환자 사망' 병원 책임은?

"겁먹을까 봐" 배우자에만 위험성 설명...'환자 사망' 병원 책임은?

이창섭 기자
2026.10.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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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제공=챗GPT 생성 이미지.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에게 직접 시술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고 배우자에게 대신 동의를 받은 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시술받은 환자는 끝내 숨졌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3단독 김유진 부장판사는 숨진 환자 A씨의 자녀들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63만6363원을 지급하라"며 지난달 2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A씨는 2022년 10월 불안정 협심증 진단을 받고 입원한 뒤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동맥에서 협착이 발견되자 풍선확장술과 스텐트 삽입술 등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했다.

이후 A씨는 시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인성 쇼크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 등을 받았으나 같은 날 숨졌다.

A씨의 자녀들은 의료진이 시술 전후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시술 위험성과 합병증 등 설명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시술 과정에서 의료상 과실을 저질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병원이 A씨 본인에게 시술 내용과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봤다.

시술 전날 작성된 동의서에는 A씨가 아닌 배우자가 대리인으로 서명했다. 대리인에게 설명한 이유로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환자의 심신에 중대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함'이라는 항목이 선택돼 있었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A씨가 입원 당시 각종 서류에 직접 서명했고 읽고 쓰기가 가능했으며, 정서 상태도 안정적이었다고 봤다. 의식 저하 등 의료진 설명을 이해하고 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병원 측은 배우자가 사망 등 좋지 않은 결과를 설명할 경우 A씨가 두려워할 것을 우려해 자신에게 대신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환자가 부작용이나 사망 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환자 본인에 대한 설명을 생략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에게 시술 내용이나 위험을 설명할 경우 심신에 중대한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의학적 판단이나 근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A씨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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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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