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보다 군면제? 자랑했다가 고개 숙였다…불붙은 병역특례 논란

금메달보다 군면제? 자랑했다가 고개 숙였다…불붙은 병역특례 논란

세종=박광범 기자
2026.10.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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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박승수(왼쪽)와 양민혁이 1-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3일(현지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박승수(왼쪽)와 양민혁이 1-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남자축구 대표팀을 둘러싼 병역 특례 논란이 거세다. 금메달 확정 후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발언과 행동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 특례 제도 개선 목소리에 다시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에 이영준(그라스호퍼) 등 군필자 3명을 제외한 병역미필자 20명이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

하지만 경기 뒤 박승수(뉴캐슬)가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전역모는 군 복무를 마친 장병들이 전역을 기념해 쓰는 모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게 됐다고 해도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선수가 전역모를 착용한 모습을 공개적으로 SNS에 올린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다른 일부 선수들의 발언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은 경기 직후 현지 취재진 앞에서 "메달, 우승 트로피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주장 이기혁(강원)도 "저 군대 안갑니다"라고 해 논란을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이기혁은 자신의 SNS에도 글을 올려 "선수단 대표 주장으로서 말의 무게라는 것을 생각하여 말 한마디 한마디에 책임을 가지고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거에 대해서 진심으로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며 "저의 경솔한 말 한마디와 표현들로 인해 위에 말한 중요한 무게감, 책임감, 사명감을 가볍게 생각한다고 생각하실 팬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순간의 행복, 도파민, 흥분감에 의하여 병역 혜택을 받았다는 거에 포커스를 맞춘 저의 그 발언들 행동들로 인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계신 팬분들한테 그리고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신 팬분들한테 너무 죄송하고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승수 역시 SNS에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 쓰게 됐다"며 "금메달을 딴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적었다.

양민혁도 자신의 SNS에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했던 발언으로 많은 분께 실망과 불편함을 드린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양민혁은 자신의 발언 취지와 관련, "병역 혜택 역시 제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졌던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계신 분들과 앞으로 그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모든 분의 노고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거나 조롱하려는 마음은 없었다"고 사과했다.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면 3주 기초군사훈련과 544시간 체육봉사활동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제도다.

한편 이번 논란을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병역특례제도 개선이 필요하단 주장이 재점화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대가 혐오시설인가. 매년 입대하는 수많은 청년들은 모두 호구인가"라며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의 의식이 이 정도라니 너무나 참담하다"고 적었다.

이어 "며칠 전 서부 전선에서 북한의 지뢰로 군장병이 발목을 잃었다. 면제슛 한골에 국위선양 존중하는 나라와 국민의 배려는 새까맣게 잊어버린 그들. 아시안게임 군 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며 "국가를 욕보이고 군대를 혐오하는 국가대표에게 군면제는 가당치도 않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BTS도 군대에 가는데, 아마추어 선수들을 상대로 이기고 군 면제받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등의 누리꾼 의견을 공유하며 "문제는 선수가 아니라 낡은 제도"라며 "특례 대상 대회와 종목을 지금의 국가 위상에 맞게 다시 정해야 한다. 한 번의 입상이 아니라 국제대회 누적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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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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