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인 20여명이 "영화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며 정치권에 자제를 촉구했다.
정지영·이명세 감독 등 영화인 20여명은 8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성명문을 발표하고 "영화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 관객의 판단을 정치가 대신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들은 "영화에 대한 비판과 토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면 더욱 치열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 이 논쟁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국정감사에서 '암살자(들)' 제작진의 증인·참고인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인 것과 관련해 "민간의 투자와 상영, 문화기관의 판단 영역까지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작품을 볼 것인지 말 것인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관객이 결정할 일"이라며 "찬성이든 반대든 정치가 작품의 의미와 관객의 판단을 대신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적 권한을 정치적 압박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며 "정치가 한 걸음 물러나 관객에게 판단의 자리를 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영화 관계자들을 향한 신상 공개와 협박에 대해서도 "이러한 행위는 영화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 의견 표현과는 명백히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암살자(들)'이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의 사실관계를 역사적 기록과 다르게 묘사해 관객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 명의로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측에 '암살자(들)'의 개막작 상영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영화제 측은 해당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개막작을 상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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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측은 "영화를 하나의 창작물로 선보이고자 한다"며 "영화제의 역할은 세계 각지의 의미 있는 영화를 소개하고 관객들이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