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반포대교에서 약물을 투약한 채 포르쉐 차량을 몰다 추락 사고를 낸 운전자가 법정에서 "병원에서 매일 와도 된다며 시술을 권했다"고 증언했다. 병원 측은 프로포폴 투약이 의료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이태영 부장판사는 이날 마약류관리법 및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서울 서초구 소재 성형외과 A 병원 원장 홍 모 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열고 반포대교 추락 사고 당시 운전자였던 황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황 씨는 미용 시술보다 프로포폴 투약을 목적으로 A 병원을 찾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수면마취 시술에 제한을 둔 다른 병원과 달리, A 병원은 예약만 하면 반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줬다는 것이다.
황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졸피뎀(수면제)을 먹어도 1~2시간밖에 못 자 프로포폴만 해주는 병원을 알게 됐다"며 "다른 병원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갈 수 있었지만, A 병원에서는 평일에 매일 시술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수면마취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추가 시술을 권유받아 결제한 적도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황 씨는 "예약이 취소되면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두 번 연달아 잘 수 있다고 했다"며 "저는 잠결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결제가 됐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원장 홍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환자 10명에게 184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의료 목적 외로 투약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구속기소 됐다. 이 중 161회는 처방전이나 진료기록부에 투약 내역을 남기지 않았다. 마약류 투약 사실 745회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사 측은 홍 씨가 일부 환자들의 실제 방문 목적이 프로포폴 투약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수익을 위해 미용 시술을 명목으로 반복 투약했다고 보고 있다. 홍 씨 측은 환자들에게 실제 미용 시술을 시행했고, 의료 목적 외 프로포폴 투약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황 씨는 지난 2월 프로포폴과 케타민 등을 투약한 상태로 포르쉐 차량을 몰다 반포대교 난간을 들이받고 추락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황 씨는 5월 열린 첫 공판에서 약물 투약 등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