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성에 거주하는 35주차 임신부가 전북 전주까지 헬기로 이송돼 출산했다. 전국 25개 병원에서 수용 불가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9일 전주예수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 7분쯤 경기 안성시에서 35주차 임신부 30대 A씨가 "양수가 흐른다"고 119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조기 양막 파수로 조산 및 태아 감염 위험이 높다는 판단 하에 A씨를 수용할 병원을 찾아나섰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 치료센터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병원을 비롯해 경기와 서울, 충청권 등 전국 25개 병원에 문의했으나 모두 수용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씨의 경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동시에 치료할 의료진과 병상이 필요했는데 이를 즉시 확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소방청은 같은 날 오전 3시 30분쯤 전주 예수병원에 지원을 요청했고, 병원 측은 A씨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육로 이송 시 우려되는 위험을 줄이고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소방 헬기가 긴급 투입됐다. A씨는 오전 4시 16분쯤 소방헬기에 인계됐고 약 1시간 뒤인 오전 5시 16분쯤 병원에 도착했다. 안성에서 전주까지 약 150㎞를 이동한 셈이다.
예수병원 의료진은 A씨가 이송되는 동안 수술실과 신생아 집중 치료 시설을 준비했다. A씨가 도착한 뒤에는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이 협진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다. A씨와 아기는 모두 건강하게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을 집도한 예수병원 산부인과 홍상기 과장은 "새벽에 양수가 터진 채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긴 거리를 헬기로 이동해야 했던 산모와 가족들이 느꼈을 엄청난 공포와 불안감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다행히 병원 도착 즉시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통합 치료 시스템이 가동됐고 두 생명 모두 무사히 안겨드릴 수 있어 의료진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