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복역 후 국내 입국한 남성, 사회복무요원 판정에 소송
법원 "국내법상 범죄라면 전시근로역 편입 가능"

미국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14년간 복역한 뒤 한국으로 추방된 남성이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판정을 받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외국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더라도 국내법상 범죄에 해당한다면 사실상 병역 면제에 해당하는 전시근로역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최근 A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시근로역 편입 부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A씨는 1990년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후 2012년 현지에서 강도죄와 가중폭행죄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며 14년간 복역한 뒤 지난해 출소했다.
미국에서 추방돼 한국으로 돌아온 A씨는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3급을 받았다. 병무청은 그를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에 A씨는 미국에서 장기간 복역한 전력을 근거로 전시근로역 편입을 신청했다. 전시근로역은 평시에는 병역 의무가 면제되고 전시에만 소집돼 군사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역종으로 사실상 병역 면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병무청은 해외에서 형을 선고받았더라도 국내로 이송돼 형을 집행한 경우에만 병역 감면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2호와 관련 시행령에서 규정한 '수형자'의 범위에 외국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포함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병역법 시행령은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 편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형을 선고한 국가를 국내로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은 없다.
재판부는 외국에서 대한민국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범죄사실로 1년 6개월 이상의 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수형자를 현역과 보충역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제도의 취지가 병역 자원의 질적 저하를 방지하고 복무 기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흉기를 소지한 채 피해자를 폭행·협박하고 재물을 빼앗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는 국내 형법상 특수강도죄 또는 강도상해·치상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에서 선고받은 형을 모두 병역 감면 사유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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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외국에서 선고받은 자유형을 제한 없이 인정할 경우 병역 의무를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법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해당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