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학개미 미국 주식 매도 금액 54.2억달러
RIA 등 세제혜택 도입했지만 1년전 수준으로 다시 회귀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해외 투자자금 유출을 억제하고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려고 세제혜택까지 마련했지만 1년여 만에 매수세가 다시 커지면서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순매수 규모 올해 최대…미국도 흔들렸는데, 저가매수 기회?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54억2300만달러(약 7조3000억원)로 올해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0월 68억5500만달러(약 9조2000억원), 11월 59억3400만달러(약 8조원)를 순매수한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많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함께 커진 가운데 서학개미의 매수세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등으로 약세를 보였고, 미국 증시도 AI(인공지능) 산업 성장성에 대한 의문과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조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미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해외 투자 비중을 늘렸다. 앞서 8월과 9월 순매수액은 각각 19억62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10억2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그쳤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영향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심했던 7월에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46억달러(약 6조1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 변동성 확대를 주요 종목과 상품의 저가매수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반도체 업종 반등에 베팅하는 ETF 매수세가 가파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6월 1500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미국 주식 매수 부담이 다소 줄어든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세제혜택으로 국내 유턴 유도했지만…1년여만에 '도루묵'
이번 결과는 정부가 추진해온 해외 투자자금 국내 복귀 정책과도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해 말 개인투자자 자금의 해외 유출을 줄이고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발표했다.
RIA는 해외주식을 판 금액을 국내 주식 등에 일정 기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올해 3월 시행됐다. 감면율은 5월까지 해외주식을 매도하면 100%, 6~7월 80%, 8~12월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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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면 혜택이 가장 컸던 4~5월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순매도하며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그러나 감면율이 낮아진 6월부터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1년여 만에 최대 규모로 매수세가 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일시적인 세제 혜택만으로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복귀를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결국 주주환원 확대와 성장기업 주가 반등, 시장 신뢰 회복 등으로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여야 해외로 향하는 자금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RIA 가입 조건이 간단하지 않고 국내 복귀 후 자금을 1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서학개미들의 국내 유턴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