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쟁 우리가 끝냈다" 트럼프 연설 후 나온 발언…
트럼프 언급은 없었지만, "평화라 할 수 있냐"고 비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로 성사된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공개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외교적 성과로 내세운 것에 대해 "가자지구 평화를 선포했음에도 단 한 곳의 인도주의 통로는 다시 열리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저격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내년 5월 퇴임 전 마지막 유엔 연설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자신의 외교적 승리로 자평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 도중 단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1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약 12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나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승인은 한 장의 종이일 뿐이다. 현실을 보라'는 냉소적인 목소리를 듣는다"며 "누군가는 소위 (가자지구) 평화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 평화는 단 1초의 인도적 접근을 다시 열어주지 못했다. 우리는 그저 이 모든 사람이 부끄러워야 할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안지구에서 매일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 대체 누구의 이름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는 서안지구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며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팔레스타인 민족의 정당한 생존권 존중 위에 세워져야 할 평화 구상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중재로 가자지구에서 평화를 이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1년 전 내가 이곳에서 주요 정상들을 대상으로 연설했을 때 가자지구 전쟁은 여전히 잔혹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몇 주 뒤 우리는 가자지구 전쟁을 끝냈고, 셀 수 없이 많은 수천 명의 목숨을 구했다"며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대표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가자지구 내 휴전과 인질 석방, 인도적 지원 확대 등 일부 조치는 이행됐다. 하지만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등 후속 단계의 세부 이행 방안을 둘러싼 협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