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WSJ "시 주석의 마오복, 중국 정체성 바꾸지 않겠단 메시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관 국빈 만찬에서 '마오복'(Mao suit)을 입고 나온 것은 정상 간 친분을 토대로 거래를 끌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방식에 쉽게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만찬에 마오복을 착용한 시 주석에 대해 "현대 전체주의의 화신"이라는 평가와 함께 "신중하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시 주석의 면모가 복장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독수리 조각상을 선물하며 "이보다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 발언에 화답하지 않았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친분을 통해 대세를 바꿀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시 주석은 (친분) 관계를 유용한 도구이자 신중하게 다뤄야할 대상으로 본다"며 "시 주석의 의상 선택이 두 정상 간 관계의 본질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 부친에 대한 책을 집필한 중국 전문가 조셉 토리건은 시 주석의 의상 선택에 대해 "중국이 뭔가를 바꾸지 않아도 미국의 인정과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시 주석이 표현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평했다.
WSJ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던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이 텍사스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썼던 장면을 시 주석의 마오복과 대비했다. 덩샤오핑의 카우보이 모자가 중국의 개방 의지를 보여줬다면 시 주석의 마오복은 미국의 호의를 받아들이되 중국의 정체성은 바꾸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
WSJ는 "중국에게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과 직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은 양국 관계 안정과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중국 측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쓴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는 하루아침에 뒤집힐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