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분담금 삭감·이민 축소"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 하락

프랑스 극우 성향의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자신이 집권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를 60%로 제한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르펜의 정책 발표로 5%를 넘보던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소폭 내렸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와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은 내년 봄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공공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향후 차입 규모를 제한하겠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2032년까지 1400억 유로(약 210조7322억원)의 비용 절감을 시행하고, 국가 부채를 GDP의 60%로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 지출 삭감을 통해 내년까지 715억유로의 순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여기에 부유세·자사주 매입세·제3국으로의 자금 이체 통제 등을 통해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이민 축소를 통해 120억 유로를 절감하고, EU 분담금을 줄여 비용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2030년까지 프랑스의 재정 적자를 유럽연합(EU) 기준인 GDP 대비 3%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재정 적자를 매년 0.5%씩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지난해 GDP의 5.1%를 기록했다. 당초 전망과 달리 올해 5.4%에 달할 것으로 프랑스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내년에 3400억유로(약 511조5504억원)를 차입할 계획인데, 이는 올해보다 약 280억유로 더 많은 금액이다. 대부분 정부 지출을 충당하고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프랑스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이 같은 계획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르펜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역대 정부들을 향해 "이자 부담이라는 올가미가 프랑스를 옥죄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 재정 또는 예산 정책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이어 "프랑스 국민이 정치적 결별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프랑스는 디폴트 사태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의 이러한 공약은 프랑스가 유로존의 취약국으로 지목되면서 부채 위기에 빠질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업 친화적인 노동 및 세제 개혁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면서 프랑스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수십 년 동안 공공 지출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고 1974년 이후 매년 재정 적자를 기록해 왔다.
이 계획이 발표되자 지난주 5%에 육박할 정도로 폭락했던 프랑스의 기준 10년 만기 국채 값이 올랐다. 지난 1일 4.93%으로 5%를 바라보던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0.12%포인트(p) 하락한 4.75%를 기록했다. 알레스 쿠트니 뱅가드의 국제 금리 담당 책임자는 "재정 관련 최악의 우려보다는 확실히 나은 상황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실성을 문제 삼는다. 루도빅 수브란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학자는 이러한 제안들을 '미신적인 경제학'이라고 비판하며, 외국인 복지 혜택 삭감과 같은 일부 방안은 헌법 개정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프랑스의 EU 분담금을 일방적으로 절반으로 줄이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