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주식시장이 국채수익률 상승에도 급락하지 않고 굳건하게 버티는 동안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는 AI(인공지능) 수혜주만 랠리하며 시장의 상승 폭(breadth)이 극도로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에는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정보기술(IT) 업종만 상승했다.
하지만 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시장 상승 폭이 너무 좁아 취약하다는 불안감을 단숨에 날려 보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헬스케어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는 이날 하루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10개 업종이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강세장의 온기가 기술주에서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S&P500지수는 이날 지난 8월13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2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랠리의 확산이 다음주 3분기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은 실적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어닝시즌에 앞서 시장은 작은 시험대를 통과해야 한다. 7일과 8일에 각각 예정된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이다. 미국 재무부는 7일에 10년물 국채 390억달러와 8일에 30년물 국채 220억달러를 입찰에 부친다.
국채 입찰은 흔한 일이지만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6일 각각 5.27%와 5.64%로 전일 대비 0.04%포인트와 0.02%포인트씩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 모두 최근 장 중 기준 2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주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은 투자자들이 새로 발행되는 미국 국채를 어느 정도의 금리에서 매수할 의향이 있는지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독자들의 PICK!
BMO 캐피털마켓의 전략가인 이안 링겐은 "이번 입찰은 투자자들이 현재 시점에서 장기물 국채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재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국채시장의 움직임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당일 발표된 지난 9월 고용 증가폭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대폭 낮아졌다. 하지만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잠시 하락하다 다시 상승 반전했다.
링겐은 이에 대해 현재 국채시장이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주 새로 발행되는 10년물과 30년물 국채가 시장에 소화되려면 좀더 큰 폭의 금리 프리미엄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국채수익률이 이미 상당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오히려 신규로 공급되는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뱅가드의 멀티섹터 채권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인 조이스 황은 "현재 국채수익률 수준을 감안하면 시장에 들어오는 자연스러운 매수세가 많다고 본다"며 "따라서 국채 입찰 결과가 상당히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실시된 주요 국채 입찰은 모두 부진했다. 9월22일에 실시된 2년물부터 23일과 24일에 연달아 진행된 5년물과 7년물 국채 입찰까지 모두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 여파로 국채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국채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한편, 7일 오후 2시(한국시간 8일 오전 3시)엔 지난 9월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연준 위원들이 지난달 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지, 향후 추가 인상에 대해 어떤 의견들이 오갔는지 등에 대해 좀더 상세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안토니오 가브리엘은 "FOMC가 지난달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앞으로 추가 긴축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둘러싸고 위원들 사이에 의미 있는 이견이 있는지 단서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