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빈소··구속 중 차남 오열

한산한 빈소··구속 중 차남 오열

이상배 장시복 장웅조 기자
2009.11.04 19:52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

○...4일 자살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 성지건설 전 부사장은 이날 오후 4시20분께 고 박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박 부사장은 마중나와 있던 형인 박경원 성지건설 부회장을 부둥켜 안고 한참을 오열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07년 2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수한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박 부사장은 부친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며 서울고법이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빈소로 올 수 있었다.

○...빈소가 막 차려진 정오께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카메라 기자들과 취재 기자들이 뒤섞여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는 통에 취재진이 한때 빈소 바로 앞에 진을 치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그룹 홍보실이 빈소 앞에 카메라 3대만 남기고 나머지 취재진은 외부로 나가줄 것을 요청하면서 빈소 주변은 안정을 찾았다.

오후 들어 빈소 주변은 오히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을 제외하고는 장례식장을 드나드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오후 7시30분까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조문객은 1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수영 경제인총연합회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조화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이 보낸 10여개만 빈소 앞에 배치한 채 나머지 조화들은 이름이 쓰인 리본만 떼어내 빈소 입구 벽에 붙여뒀다.

○...빈소 주변에는 삼삼오오 모여 박 전 회장이 극한 선택을 한 이유와 박 전 회장이 남긴 유서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자들의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경찰이 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 전 회장이 형제들 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유서에 적었는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성북동 자택 의상실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채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을 가정부가 발견해 오전 8시께 운전기사가 서울대병원에 이송, 30여분 간 심폐소생을 했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박 전 회장의 자택에서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재산 분배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초대회장 고 박두병 회장의 차남인 박 전 회장은 맏형인 박용곤 회장에 이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두산그룹의 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2005년 동생인 박용성 현 대한체육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추대되자 이에 반발, 형제 간 비리를 폭로하며 소위 '형제의 난'을 촉발시켰다. 이후 일가에서 분가해 2008년 건설업계 도급순위 55위인 성지건설을 인수, 재기를 꾀해왔다.

최근 중국 출장을 떠났던 박용성 회장은 이날 오후 8시께 인천공항에 도착, 오후 10시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박 전 회장의 발인은 6일 오전 9시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탄벌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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