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대형 벌크선 발주 논란…왜?

글로비스, 대형 벌크선 발주 논란…왜?

기성훈 기자
2010.05.26 13:20

철광석 등 운송할 수 있는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발주… 현대제철 물량 입찰 참여?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종합 물류회사인글로비스(227,000원 ▼11,500 -4.82%)가 최근 케이프사이즈(17만~18만 톤급 규모)급의 대형 벌크선을 발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주로 발전용 석탄 및 철광석을 주로 실어 나르는 대형 벌크선으로 글로비스가 해운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지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에서는 향후 글로비스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현대제철(42,550원 ▼3,200 -6.99%)의 장기운송계약에 뛰어들기 위한 초석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비스는 최근 현대중공업에 자동차운반선(Pure Car Carrier) 2척과 벌크선 1척 등 3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이번에 발주한 선박은 모두 오는 2012년경 인도될 예정이다.

당초 글로비스는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자동차 운반석 3척을 발주하기로 결의했으나 2척으로 축소했다. 대신 벌크선 1척을 발주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비스는 기존 보유 선박 4척(6000톤급 벌크선 1척 포함)을 비롯해 총 17척 규모의 선대를 꾸리게 됐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벌크선 시장의 역량 강화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1척을 발주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이 같은 글로비스의 움직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제철의 관계사인 글로비스가 2년 뒤 벌크선을 인도받아 직접 운영하지 않더라도 특정 선사에 장기로 빌려주고 그 선사가 낮은 운임으로 현대제철 전용선 계약에 입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비스는 현대제철과 오는 2030년까지 20년간 장기 운송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를 위해 국적 선사의 벌크선 9척을 아웃소싱 해 현대제철의 제철 원료를 실어 나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글로비스는 같은 그룹 계열사 아니라"면서 "글로비스가 케이프벌크선을 확보한 다음 현대제철 전용선에 투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 화주가 해운업체에 원자재 운송물량을 주지 않고 이를 계열사나 혹은 자체적으로 해소하려고 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해에도 한국전력, 포스코 등 대형 화주들의 해운업 직접 진출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면서 "해운법상 현대제철이 직접 해운업에 진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글로비스가 해운업 비중을 늘려 현대제철 물량을 차지하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현행 해운법상 원유, 제철원료 등 주요 화물의 대량화주가 사실상 소유 또는 지배하는 법인이 대량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해상화물운송사업 등록을 신청하면 국토해양부 장관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등록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글로비스 측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대형 벌크선을 다른 선사에 빌려줄 지 아님 현대제철 등의 화물을 운송할 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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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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