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의 달라진 '큰 소리'

[기자수첩]중국의 달라진 '큰 소리'

유현정 기자
2010.12.14 10:35

최근 전자업종 중소기업을 취재하면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다름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분위기 역전 얘기다.

일본 기업들은 과거 우리가 극복하고 따라잡아야 할 대상이었고, 그만큼 기술을 이전받기가 간단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업체들에 먼저 기술제휴를 위한 손을 내밀거나 아예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반면 중국은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에 점점 버거운 상대가 돼가고 있다. 현지에 투자하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고 공장 가동에 따른 부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주 방문한 한 중견 전자업체의 임원은 3년 전 설립한 중국법인이 잘 가동되고 있느냐고 묻자 무척 곤혹스러워했다. 현지 기업환경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증치세'를 한 예로 들었다.

증치세는 한국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하게 부과된다. 중국 당국은 한국 업체가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위해 해외에서 반입한 물량에 대해 내수용이면 관세를 물리고, 수출용이면 무관세 혜택을 준다. 증치세란 수출용으로 중국에 반입된 자재가 내수용으로 풀릴 경우에 대비해 17% 정도를 보증금식으로 받은 후 수출이 확인되면 다시 환급해주는 제도다.

문제는 증치세 부담이 최근 과도하게 커진 데 있다. 실제 이 회사가 부담하는 증치세는 1년반 전만 해도 40만위안(1억원)에 그쳤으나 요즘엔 우리돈으로 30억~40억원까지 불어났다. 여기에는 중국이 한때 유명무실하게 관리하던 증치세를 엄격히 적용한 영향이 컸다. 중국 당국은 자국에 반입되는 초도물량뿐만 아니라 추가 물량까지 꼼꼼히 따져 부과한다고 한다.

물론 이를 탓할 수는 없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위해 외자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선 시절에 비하면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사례로 보인다. 더구나 중국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은 유치하되 단순한 생산기지화 수준의 투자는 피하는 경향도 포착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거와 달라진 중국의 '큰소리'에 격세지감을 느끼는 이들은 기업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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