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중기중앙회, 누구를 위한 제4이통 추진인가

[더벨]중기중앙회, 누구를 위한 제4이통 추진인가

오동혁 기자
2011.10.21 10:46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10월20일(08:49)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7월초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제4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컨소시엄을 조성해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통신분야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의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초기 행보엔 거칠 것이 없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서 회장직을 수행중이던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영입했다. 태스크포스팀(TFT)도 만들었다. 같은 달 18일에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통사업 진출 안건을 통과시켰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렸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참여 적절성'과 '실효성'에 대해 지적했다. 법률적으로 영리사업으로의 진출이 어렵다는 점과 사업을 추진할만한 역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일각에서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KMI의 단독신청으로 끝날 뻔한 제4이동통신사 설립에 '유효경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심사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KMI와 중기중앙회 중 보다 사업성이 뛰어난 곳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중기중앙회는 탄력을 잃기 시작했다. 출자 계획까지는 밝혔는데 웬일인지 좀처럼 사업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사업신청은 계속 연기됐다. 8월에서 9월로 한 차례 미뤄지더니, 10월이 되자 초순에서 중순으로 또 다시 신청시기가 연기됐다. 최근에는 10월 말에 신청하겠다고 말을 바꾼 상태다. 사업신청이 미뤄진 기간만 2개월에 달한다.

여기에는 차마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주주구성의 고민이 숨어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시킬 주주들을 짧은 시간 내 끌어모으는게 쉽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기 중앙회 자신들의 출자마저 어렵게 됐다. 중소기업청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는 당초 1000억원을 직접출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여기에 150억원을 출자한다고 계획을 바꿨다. 최근에는 출자액을 더 낮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쪽으로 손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기업을 내세웠다. 삼성전자, 현대그룹도 출자에 동참할 것이라고 설득해 2000억원에 달하는 SPC(SB모바일)의 주주구성을 극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달랐다. 삼성전자는 400억원의 현물출자다. KMI와 동일한 출자조건이다. 현대그룹은 아직 출자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기중앙회의 출자에, 대기업들의 연이은 대규모 출자를 기대했던 중소주주사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경영권에 관심이 있다. 현물출자인 삼성은 제외하더라도 현대 입장에선 중소기업들에게 경영권을 내어 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영권 확보'는 중소기업들의 주도로 통신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중기중앙회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중기중앙회의 IST컨소시엄이 KMI와 합쳐지면 대규모의 신설법인이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너지도 클 것으로 전망한다. KMI는 이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반면 IST컨소시엄은 KMI와의 공조는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중기중앙회가 제4이동통신 사업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그것도 대기업의 힘을 빌어서라도, 단독 컨소시엄으로 추진해야만 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중소기업의 활로 개척을 위해서라는 목적은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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