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속철도 민간위탁에 대한 단상

[기고]고속철도 민간위탁에 대한 단상

장항선(탤런트)
2012.01.10 14:44

겨울 날씨가 과거 삼한사온 패턴에서 벗어난 지 꽤 된 것 같다. 요즘은 예전처럼 날씨를 예측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처럼 난데없이 고속철도 민영화(민간위탁) 이슈가 등장했다. 이를 진행하려는 국토해양부와 반대하는 측의 찬반이 뜨겁다. 한편에서는 몇 년 전부터 물밑에서 진행된 사안이라고 설명하지만 갑작스런 등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누구보다도 철도를 아끼고 사랑한다. 철도 애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속철도 논란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마디 하고자 한다.

고속철도 민영화에 대해 나오는 주장들이 혼란스럽다. 고속철도 민간위탁이 민영화와 뭐가 다른가? 철도공사는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인가? 아니면 고속철도는 효율적이지만 일반 철도는 아직도 비효율인가? 국토해양부와 철도공사의 말을 종합해 해석해보니 비효율적인 부분은 존재하는데 그것이 일반철도라는 결론을 얻었다.

보도를 보면 고속철도의 이익률이 30% 수준이라고 한다.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그런데 고속철도가 비효율적이라니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다. 철도공사 입장을 대변하는 글들을 보면 고속철도 수익으로 일반철도에 충당하는 교차보조에 대한 내용이 자주 언급된다.

내 고향 예산에도 철도가 있다. 그것이 바로 장항선이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비둘기호, 통일호 같은 기차를 자주 이용했다. 지금도 가끔 장항선을 타면서 그때의 추억에 젖곤 한다.

철도공사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장항선은 적자인데도 불구하고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노선이라고 한다. 약 29개 철도노선 중에서 그나마 8개선 정도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고 들었다. 수익이 나는 고속선 외에 대부분이 적자가 발생하는 노선인데도 불구하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했다.

고속철도에서 발생하는 영업수입으로 정부지원을 못 받는 장항선 같은 노선들을 철도공사에서 공익차원의 운영을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고속철도 황금노선인 수서-평택간 노선을 포함해서 목포, 부산으로 고속열차 서비스가 민간으로 넘어간다면 철도공사의 적자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게 뻔하다. 그럴 경우 정부지원을 못 받는 대부분의 적자노선은 운영이 어려워 질 거라고 한다.

일정한 시장에서 민간회사의 이익이 커질수록 철도공사의 적자액은 불어날 것이고 이러한 파장은 장항선 등 지역철도 노선에 미칠 수밖에 없다. 적자 노선의 감축 운행 또는 폐지 등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말란 법이 없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비효율적인 부분은 일반철도인데 왜 알짜 노선인 고속철도를 민간에 위탁하는 것인가? 철도를 이용하는 많은 국민들이 나와 같은 의문을 갖고 있을 것 같다.

특혜성 시비가 나올 법도 하다. 고속철도 민간위탁보다는 적자보전을 안 해주는 일반철도 노선 중 한 두개를 민간위탁으로 넘겨 효율화시키는 방향이 보다 바람직스럽지 않을까?

내 이름만큼이나 사랑하는 장항선이, 시골길을 달리는 철도가 갑작스레 너무 차가워지고 고향의 정취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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