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무방부제 제품들의 진실

천연, 무방부제 제품들의 진실

이선근 대학경제 대학생기자
2012.05.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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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제품들이 천연추출물 혹은 무방부제 등과 같은 환경 친화적인 타이틀을 걸고 나온다. 소비자들은 천연추출물들은 당연히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것 이라 생각하고, 자극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 혹은 면역계가 덜 발달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의 부모들은 자극성이 덜 한 무방부제 제품들을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천연, 무방부제 제품들 중 1년이 넘는 유통기한을 갖는 제품들이 다수 존재한다. 일반적인 물을 대기 중에 두어도 오랜 시간 지나면 균이 자라서,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자라는 경험을 우리는 겪어 봤을 것이다. 그렇게 영양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일반적인 물에서도 어떻게든 자라는 수많은 균들이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풍부할 수 있는 천연, 무방부제 제품들에서 1년이 넘게 자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일까?

◇ ‘천연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천연 제품의 정의가, 모든 성분이 화학적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물질로만 이루어진 제품인지, 혹은 단순히 원료만 천연에서 추출한 것이고, 그 뒤의 화학적 가공은 하지 않은 것 인지 혹은 천연 그대로의 물질이 어쨌거나 들어가 있으면 천연제품인지 그 기준이 애매하다.

예를 들어 GSE(Grapefruit seed extract)라고 불리는 자몽 추출물이 들어간 제품들이 그 예이다. 자몽 추출물은 흔히 천연 방부제라고 알려져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한 실험에 따르면 자몽 추출물이 들어간 6제품으로 테스트 했는데, 그 중 다섯 제품에서는 방부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1~3개의 다른 방부제가 들어가 있었으며, 나머지 한 제품은 다른 방부제는 들어가 있지 않았으나, 방부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순수한 자몽 추출물은 방부효과가 없다.

하지만 자몽에서 주스를 만들고 남은 껍질을 여러 번의 화학적 가공과정을 거쳐 4급 암모늄(quaternary ammonium, 질소원자에 4개의 탄화수소기(R기)가 결합해 생긴 것)으로 전환 시키면 이는 방부성을 띄는데, 이는 엄연한 합성화합물로서 우리의 상식적인 천연물질로 보기는 힘들지만, 이것이 들어간 제품을 천연 제품이라 광고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자몽 추출물의 경우 화학적 가공을 거치지 않으면 방부효과가 없으니, 다른 방부제가 들어가 있을 것이니 우리의 상식 안의 천연 제품이라 보기 힘들고, 화학적 가공을 거친 자몽 추출물의 경우는 천연 물질이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물질을 사용한 제품들 또한 우리의 상식 안의 천연 제품으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저러한 제품들이 모두 천연 제품으로 불리는 이유는 천연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 및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 무방부제 제품, 성분 분류의 맹점 이용

종종 대한 화장품 성분사전(https://www.kcia.or.kr/cid/main.asp)에는 다른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방부역할을 하는 물질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카프릴릴글라이콜 (Caprylyl glycol)이라는 물질이다.

카프릴릴글라이콜은 코코넛팜유에서 추출한 물질로서 대한화장품협회의 화장품 성분사전의 분류상 모발컨디셔닝제 및 피부유연화제로 되어있다. 하지만 카프릴릴글라이콜은 세균에 대한 우수한 항균작용이 가능하여 방부제로서의 역할 또한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카프릴릴글라이콜이 들어간 제품은 ‘무방부제’라고 광고할 수 있으면서도, 유통기한은 길게 하여 유통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무방부제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저 자극성이라는 이유를 생각해 볼 때, 카프릴릴글라이콜의 실질적인 방부성은 소비자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비록 카프릴릴글라이콜이 자극성이 없고 보습력 유지기능이 있으며 여드름 피부에 좋다는 말도 있지만, ISP(International Specialty Products)의 카프릴릴글라이콜에 대한 ‘성분 안정성 표시(Material Safety Data Sheet)’에 따르면 눈과 피부에 자극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되고 있다.

◇ ‘천연 제품’ 및 ‘무방부제 제품’ 등에 대한 오해 없는 표기가 필요해

우리는 흔히 ‘천연 제품’이라고 하면 인체에 무해하거나, 빨리 부패할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천연’이라고 해서 모두 인체에 무해한 것은 아니며, ‘천연’적인 방부제가 존재하므로 빨리 부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천연 제품’들에 대한 흔한 오해이며, 상인들의 상술이다. 앞서 두 경우와는 다른 예로 ‘천연 제품’들에 첨가되는 마누카꿀이 있는데, 뉴질랜드에서 자생하는 마누카꽃에서 만들어진 꿀로서 천연 항균물질로 광범위한 세균에 대한 살균효과를 보유하고 있으나, 벌꿀 알러지가 있는 24개월 미만의 아이들이나, 혹은 그와 유사한 질환을 갖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즉, 마누카꿀은 ‘천연 물질’이지만 사람에게 유해할 수 있으며, 또한 부패하지도 않는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천연 및 무방부제 제품들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천연 제품’과 ‘무방부제 제품’ 등에 대한 합리적인 정의가 우선적으로 정립되어야 하고, 그에 관한 관리 및 표기 법규가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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