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자물쇠를? 이란에 '가전 한류' 뜬다

냉장고에 자물쇠를? 이란에 '가전 한류' 뜬다

김성은 기자
2016.01.21 05:46

이란 경제·금융 제재 해제···전자제품 80%가 한국산 "삼성 LG 동부대우, 프리미엄 전략으로 현지 정착"

동부대우전자의 자물쇠 냉장고를 둘러보고 있는 중동 현지인들/사진제공=동부대우전자
동부대우전자의 자물쇠 냉장고를 둘러보고 있는 중동 현지인들/사진제공=동부대우전자

국제사회의 대(對) 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해제됨에 따라 국내 가전업계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지난해 7월 타결된 핵협상 의무이행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2년 이후 서방 제재로 경제난을 겪었던 이란은 국제 시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란은 향후 수백억달러의 동결자금을 되찾게 됨과 동시에 원유 수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제재 해제로 이란에 대한 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30억달러(USD)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이란 수출 실적은 62억5700만달러였다. 이후 이란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엔 그 규모가 34억3000만달러(1~11월기준)까지 축소됐다.

이란 수출이 늘어날 경우 국내 가전업체의 이란에서의 상품 판매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09~2014년)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연평균 0.8% 성장했지만 컬러TV(45.9%), 접시세척기(35.6%), 세탁기(18.2%), 냉장고(4.9%) 등 가전제품은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홍정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란 프리미엄 가전제품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들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의 전체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면 그만큼 우리 가전 업계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 라고 내다봤다.

국내 가전업계는 이미 지난 수년간 현지 특화 전략을 통해 중동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왔다.

LG전자(140,900원 ▲5,100 +3.76%)는 2010년 지사에서 법인으로 전환된 이란법인을 통해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품목을 판매해 오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한국 가전제품의 이란내 시장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LG전자가 2013년 출시한 지역특화형 에어컨 '타이탄 빅2'는 섭씨 60도 이상 혹서에도 견딜 수 있는 '열대 컴프레서(공기압축기)'를 장착해 뜨거운 외부 열기에도 멈추지 않고 작동이 가능하다. 중동 현지 소비자들의 실내 흡연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강력한 공기 청정 기능을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220,500원 ▼5,500 -2.43%)는 중동인들이 영화와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지만 인터넷 보급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삼성전자는 시청자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스크린샷과 사운드클립으로 저장해 다른 스마트기기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한 중동 지역 특화 TV를 수출 중이다.

동부대우전자의 현지인 특성을 고심한 전략도 눈에 띈다. 동부대우전자는 자신의 물건에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중동인의 특성에 착안해 지난 1998년 자물쇠 냉장고를 출시, 현재까지 150만대(누적판매 기준) 넘게 팔았다. 아울러 지난 2014년에는 얇고 부드러운 히잡(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이 망가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세탁해 주도록 '이슬라믹 린스' 기능을 추가한 히잡 세탁기를 선보였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경제제재 해제에 따라 장기적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해외 업체 진출에 따른 경쟁심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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