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정리정돈 했을 뿐인데…주문이 늘었어요"

[르포]"정리정돈 했을 뿐인데…주문이 늘었어요"

부산=황시영 기자
2016.03.09 06:07

포스코-연산메탈 '상생혁신' 프로그램...현장 안전, 생산성 증대, 포스코는 판로개척

"공장 내부가 정돈되니 작업 안전도와 생산성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지난 3일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로에 위치한 철강 코일 가공업체 연산메탈. 화전산단로에 들어서자 르노삼성 공장이 보이고 바로 옆에 작지만 깔끔한 연산메탈 공장과 사무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재혁(43) 연산메탈 사장은 "포스코의 중소협력업체 상생 프로그램 QSS+를 도입한 후 공장 안팎이 정리되고 깨끗해졌다"며 "고객사가 보는 눈이 달라지고 주문량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연산메탈은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 중국 업체 등 철강사에서 코일을 공급받아 냉연강판, 산세강판(PO), 전기아연도금강판(EGI),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HGI), 합금화아연도금강판(GA),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GL) 등 각종 강판들을 고객사 스펙 요구에 맞게 가공해낸다. 가령 냉연강판은 두께 0.2~3.2mm 사이에서 고객사 스펙에 맞도록 만들어내며 이는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 강구조물에 쓰이게 된다.

연산메탈은 지난해 11월부터 포스코와 손잡고 'QSS+(Quick Six Sigma Plus)'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QSS+는 포스코의 혁신활동인 QSS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3정(정품·정량·정위치),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를 포함한다.

쉽게 말해 지저분한 공장을 깨끗하게, 일하기 좋게 만드는 과정이다. 생산 과정과 작업자 동선을 고려해 공장 배치를 바꾸고, 벗겨진 바닥의 줄은 새로 칠한다.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아 지저분한 기계도 잠시 세워 닦고 도색한다. 청소에는 직위고하가 없다. 안 사장과 포항 냉연 생산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한 '포스코 OB'인 김신도 연산메탈 공장장을 비롯한 직원 50여명이 매주 화요일을 청소의 날로 지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이전 어수선한 공장과 비견할 수 없이 새롭고 깔끔한 공장이 탄생했다.

깨끗한 작업현장이 되자 자재와 공구를 찾는 시간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작업능률 및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장으로 들어섰다. 코일 가공 작업이 한창이다. '언코일러'(감겨 있는 코일을 펴 주는 장치)가 먼저 작동해 둘둘 말린 코일 형태의 철판을 펴면 이어 '슬리터(Slitter)'가 1.2mm(두께), 56mm(폭) 크기로 차례로 자동 절단한다. 슬리터 기계 옆면의 '메저링 롤'은 철판의 길이를 동일하게 맞추는 역할을 한다. 현대제철에서 온 냉연 코일을 보니 두께 1.383mm, 폭 927mm, 무게 9800kg(9.8톤)라고 씌여 있다.

공장 한쪽에서는 30톤 크레인(호이스트)이 가공된 강판을 들어올려 트럭에 싣는다. 트럭은 연산메탈의 고객사로 가게 된다.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고철(스크랩)은 옆에 따로 모은다. 고철은 수출되거나 전기로 제강과정에서 원료로 다시 투입돼 쇳물로 나오게 된다.

안 사장은 "공장이 너무 정리가 안돼 고민하던 중 거래처로부터 QSS+를 추천받았다"며 "현장 낭비가 줄어들어 감사의 표시로 포스코 코일을 주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연산메탈은 현대하이스코 대리점이었다. 그런데 포스코 QSS+ 프로그램을 지원받으면서 포스코 코일도 들여오게 된 것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중소기업의 혁신활동을 지원하면서 새로운 판매 경로를 개척하는 셈이다.

매주 한번씩 연산메탈을 방문하는 노계호 포스코 인재창조원 QSS컨설팅그룹 컨설턴트는 "QSS+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생산성 향상을 입증해보일만한 데이터는 없다"면서도 "1년안에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가 컨설팅하니 직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공장 정리에 나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무실로 가니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사장, 부사장을 비롯해 일부 사무직 직원들은 스탠딩 업무가 가능하도록 전동책상을 쓰고 있었다. 연산메탈의 한 직원은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 아픈 사람들에게 서서 일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며 "서서 일하다 다리가 아프면 책상을 낮춰 앉는데 서는 것과 앉는 것을 번갈아가며 하는 것이 건강과 창의력 발휘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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