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진에어 순익절반 배당받아 108억원 마련...3세경영 체제전환 계열사지원 실탄마련 분석도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2008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을 단행했다. 이번 배당은 그룹 지주사이자 진에어의 모회사인 한진칼이 계열사 리스크 완화를 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말 결산 기준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씩 모두 108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에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으로 배당성향(순이익 중 현금지급 배당금총액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고배당이다.
진에어가 2008년 설립 이후 배당을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당총액은 아시아나 계열 LCC인 에어부산(50억원)은 물론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104억원)을 넘어서는 업계 최고액이다. 진에어의 배당금 전액은 모회사인한진칼(112,300원 ▼400 -0.35%)로 귀속된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진에어 지분 100%(5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진에어가 올해 첫 배당을 실시한 것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된 덕분이다. 진에어는 창립 3년 만인 2010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흑자를 냈다. 진에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4613억원, 영업이익 297억원,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실적으로 지난해 말 현재 이익잉여금이 243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296%로 전년(322%)보다 떨어져 300% 밑으로 내려왔다. 진에어 관계자는 "2014년 결산때부터 이익잉여금이 발생했고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둬 배당을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의 첫 배당이 계열사 지원 여력을 확충하기 위한 한진그룹 차원의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모회사인 한진칼이 적극적인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한항공(24,500원 ▼50 -0.2%)은 지난해 저유가와 항공여객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123% 급증한 88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경영환경 불확실성 탓에 5년째 무배당 정책을 고수했다.한진해운도 유례없는 해운 업황 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칼은 지난 4일 109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계열사 지원을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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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체제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만큼 계열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원활한 경영승계를 위해선 그룹의 두 축인 항공·해운 사업의 완전 정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 총괄부사장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한진칼 대표이사를 맡아 온 조 총괄부사장은 지난달 대한항공 대표이사 선임에 이어 전날 진에어 대표로도 선임됐다. 그룹 지주사는 물론 주력사업인 항공 계열사 대표직을 모두 꿰찬 셈이다.
새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적잖은 투자금이 필요한 진에어가 이익유보 대신 배당을 선택한 데에도 조 총괄부사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진그룹은 그러나 한진칼의 유증은 물론 진에어의 배당도 그룹 차원의 계열사 지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