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더민주 전 의원, 직계가족 사외이사 이례적…"사외이사 취지 흐려"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이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주 완산을)의 20대 장녀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의 장녀인 1989년생(만 26세) 이수지씨는 지난해 5월부터 이스타항공의 사외이사직을 맡아오고 있다. 이 전 의원이 19대 의원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부터다.
창업주 직계가족이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비상장사여서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음에도 새 자리를 만든 셈이다.
아울러 이수지씨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지분율 68%) 법인인 이스타홀딩스의 등기(사내)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전문경영인 김정식 대표이사 사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학을 졸업한 딸이 아직 경영수업을 받을 단계는 아니지만 외국에 거주 중이고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만큼 이스타항공 무보수 사외이사로 일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경영 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녀가 이스타홀딩스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개인회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대주주와 연관성 없는 독립적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효율적 통제로 대주주의 독단 경영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키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통상 외부 전문가들이 주로 발탁되는 이유다.
때문에 20대 중반의 창업주 직계 가족이 이 자리를 맡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전 의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사외이사 선임 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는 취지와배치된다.
권오인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창업주의 딸이 사외이사가 된 것이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대주주를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흐린다"고 지적했다.
'국민항공사'를 표방하는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의 3분의 1이 전북 출신일 정도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북은행(지분율 5.2%), 군산시청(군산시장·2.6%) 등 공공적 성격의 주주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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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의원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21세기형 촌놈정신'을 슬로건으로 자수성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정치 활동을 펼쳐왔다.
현대증권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10년간 일했으며 이후 중소기업을 인수해 KIC그룹을 일궈낸 기업인 출신이다. 2007년 10월 이스타항공을 설립, 회장으로 재직하다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현 더민주) 소속으로 전주 완산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국회 입성으로 한동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의정 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후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그는 지난 5월 임기를 마친 뒤 4년여 만에 경영 복귀 의사를 밝혔었다. 이 전 의원은 "원내는 겸직금지 조항이 있으나 원외의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와 항공산업 경영 두 경험을 살려 지역 항공노선 발전 등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