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탈(脫)탄소' 로드맵 한국 주도해야…기업 경쟁력 충분"

"글로벌 '탈(脫)탄소' 로드맵 한국 주도해야…기업 경쟁력 충분"

이민하 기자
2022.10.12 15:26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2] 정내권 전(前) 기후변화대사 "탄소배출 측정 기준 '생산→소비'로 전환"

정내권 반기문 재단 이사가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와 코엑스(COEX)가 공동 주관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2(GBW 2022)'에서 '탄소중립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내권 반기문 재단 이사가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와 코엑스(COEX)가 공동 주관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2(GBW 2022)'에서 '탄소중립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기후 악당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탄소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입니다. 탄소배출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한국이 선제적으로 제시해 글로벌 기후변화 담론을 주도해야 합니다."

정내권 전(前) 기후변화대사는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 공동 주관으로 열린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2' 콘퍼런스 메인세션 연사로 나서 "선진국들의 지속가능하지 않는 소비 방식을 기후위기의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며 이 같이 제언했다.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에 체류 중인 정 전 대사는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참석했다.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때 생산이 아니라 소비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정 전 대사의 지론이다. 탄소배출량을 생산 기준으로 측정하면 기후위기의 책임이 한국 등 제조업 중심 국가에만 집중된다는 것이다.

정 전 대사는 "한국이 기후악당이라는 지적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프레임 씌우기"라며 "선진국들의 탄소배출 감소는 중화학 공업을 한국, 중국 등으로 이전했기 때문이지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으로 감소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사는 한국이 기후 담론의 선도국가로 나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 탈(脫) 탄소 미래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이전까지 탈탄소 논의가 정부와 기업의 역할로 한정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질적인 탄소감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개인 소비자 단위에서도 책임 분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배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총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어서다. 정 전 대사는 "탄소가격을 반영한 지불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장 간단하게는 개별 소비자들의 자발적 탄소가격 지불운동, 탄소 잠재가격 반영 체계 나아가 탄소세 도입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에는 탈탄소 추세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2차전지, 수소연료전지발전, 전기자동차,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탈탄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에너지 짐약산업의 경우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경제성 중심이 아닌 환경편익을 반영한 녹색 인프라 확대를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제시했다. 정 전 대사는 "우리나라는 교통혼잡비용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6%에 달하는 68조원이 사라지고 있다"며 "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확대해 교통혼잡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정 전 대사는 1991년 외교부 초대 과학환경과장과 환경심의관,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수석자문관, 국가 기후환경회의 위원까지 환경외교 분야 직책을 두루 거치며 한국 기후환경 외교의 최전선을 이끌었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개념과 전략을 설계하기도 했다. 현재는 보다나은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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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서울시청 및 부동산 관계기관, 건설사를 출입합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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