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박이 올해 반전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등은 신규 고객사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을 통해 가동률을 반전시키고,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30% 수준에 그쳤던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은 연초부터 50%를 넘기 시작했다. SK넥실리스는 올해 4분기 이 수치가 7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올해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7개 고객사 10개 생산 사이트에 대한 제품 인증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3개 고객사, 6개 생산 사이트)에 이어 판로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이같이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동박 판매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것이 SK넥실리스의 목표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의 공급 물량 증가는 실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펴는 작업을 통해 만드는 이차전지 핵심소재로, 전기료가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말레이시아는 수력 발전 비중이 높아 국내 대비 전기료가 특히 저렴한 나라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지난해 동박 판매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고, 가동률 회복도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등 고객사 다변화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단순 고객사 확대 보다는, 글로벌 10위권 배터리 셀메이커들에 동박을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비슷한 전략을 짜고 있다. 일단 생산 조절을 통해 자체 보유한 동박 재고를 기존 3개월에서 2.5개월 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에 성공했다. 올 1분기까지 가동률을 조정하며 하반기에 적정 재고 수준인 1.5개월분을 달성할 계획이다. 2분기부터는 다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회사 측은 2분기 이후 공장 가동률이 80% 이상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는 범용 동박을, 익산 공장에서는 고부가 제품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식을 택할 게 유력하다. AI(인공지능) 가속기용 동박으로만 올해 300억원 규모 매출이 기대되는 가운데, 하이실리콘 음극재용 동박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이어진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상반기 중으로 신규 고객향 범용 동박 공급이 시작되고, AI 가속기향 회로박 공급 물량도 점증하면서 높은 수익성 기반의 손익 기여 효과가 기대된다"며 "올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가동률을 제고하고 하반기에는 가동률이 정상화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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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매출 목표를 7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5710억원)을 기록한 것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쓰이는 동박인 '전지박' 부문의 판매량이 60% 이상 늘어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헝가리 전지박 공장의 연 평균 가동률이 최초로 80%를 상회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동박 기업들의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는 점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의 저가 공세가 여전하기 때문에 아직 안심할 수 없다"라며 "가동률 상승을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게 원가 절감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