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새벽, 부산의 한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초등학생 자매 언니와 동생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다. 불은 단 10분 만에 집 전체를 휩쓸었고, 해당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 대비 장치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사고는 단순한 가정의 불행이 아니라, 지금도 전국 수많은 노후 건축물에 존재하는 화재 사각지대의 단면이다.

소방청이 매년 발간하는 『소방청 통계연보 및 소방백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38,857건이며, 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약 10,572건으로 전체 화재의 27.2%에 해당한다. 특히 계절적으로 여름이 겨울보다 화재 발생률이 높다.
특히 전기화재 중 많은 비율이 콘센트, 멀티탭, 배선 등의 과열이나 노후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단순한 고장이나 부주의보다도, 예방 가능한 시스템 부재가 본질적 원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화재를 막을 수는 없었을까?'
자동소화패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기술이다. 열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반응해 산소를 차단하고, 온도를 낮추며 소화 가스를 분산시키는 무전원 복합형 소화장치로, 멀티탭이나 전기기기 내부에 간편하게 내장될 수 있다. 무엇보다 초기 화재 발생 후 몇 초 내에 작동하며, 누구의 개입도 필요 없이 조용히 위기를 제어한다.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문제는 이것이 설치되지 않았고, 알려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제도의 공백이자 인식의 지연이다.

태주산업은 지난해 광명소방서와 협력하여 안전취약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자동소화패치가 장착된 멀티탭을 무상으로 배포한 적이 있다. 단순한 기부가 아닌, 실제 위기 가능성이 높은 현장에 기술을 전달한 시도였다. 우리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고시원, 기숙사, 요양시설, 보육원, 노후 주택, 원룸 등에 이 기술이 선제적으로 도입된다면, '다음 참사'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수많은 전기기기와 다중이용시설 주변에서, 화재라는 시한폭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 사이를 지켜주는 '패시브 안전장치'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기화재는 예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은 예측하고 반응할 수 있다. "이 기술이 그 집에 하루만 먼저 도착했더라면…" 그 말을 이제 더는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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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소리 없이 생명을 지킬 때 가장 강하다. 자동소화패치는 침묵 속에서 작동하지만, 생명의 경계를 지키는 확실한 장치다. /글 신헌수 태주산업 대표(부엉이클릭탭 자동소화패치 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