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계약부터 하고 나중에 총회 시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

[법] 계약부터 하고 나중에 총회 시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

허남이 기자
2026.07.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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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조합이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추후 총회에서 이를 추인받으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사업 일정이 촉박하거나 계약 체결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는 "일단 계약부터 체결하고 다음 총회에서 의결을 받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경우에 따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스더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이에스더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는 제45조에 따른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에 대하여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합이 총회의 의결 없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추후 총회에서 이를 추인받거나 사후 승인받는다면 형사책임은 없어지는 것일까?

대법원은, "구 도시정비법 제85조 제5호(현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에 해당)의 '총회의 의결'은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조합의 임원이 총회의 사전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로써 구 도시정비법 제85조 제5호에 위반한 범행이 성립된다고 할 것이고, 이와 달리 그 범행 성립시기가 추후에 이루어지는 총회에서 추인 의결이 부결된 때라거나 추후 총회에서 추인 의결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그 범행이 소급적으로 불성립하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주택재개발사업의 성격상 조합이 추진하는 모든 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총회에서 사전에 의결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위 도시정비법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총회에서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그로 인하여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될 부담의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히고 그에 관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즉,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에서 말하는 '총회의 의결'은 원칙적으로 계약 체결 이전에 이루어지는 사전 의결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조합임원이 총회의 사전 의결 없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순간 이미 범죄가 성립하며, 이후 총회에서 추인 의결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이미 성립한 범죄가 소급하여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정비사업에서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도 중요하지만,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을 사후 추인으로 갈음하려는 방식은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계약 체결 전에 총회의 의결 대상인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절차를 적법하게 거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관련 분쟁이 발생하였거나 계약 체결 절차에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도시정비법 분야의 법률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후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글 법무법인 센트로 이에스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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