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협상 관련 파업 강도를 높이며 자동차 생산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작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신차 효과'를 기반으로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한다는 하반기 사업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하는 주간·야간 각각 4시간씩 매일 총 8시간의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 13~15일에는 주간·야간 각각 2시간씩 작업을 중단했는데 이보다 파업 시간을 2배 늘려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노사 간 의견이 엇갈리는 핵심 분야는 성과급·상여금 등 임금 관련 사안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9.5%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감소율이 30.8%로 확대되는 등 경영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요구는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사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N% 성과급' 요구가 다른 업종으로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자동차는 반도체처럼 호황을 맞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글로벌 수요 둔화를 겪고 있는데도 현대차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측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금 350%+1000만원 지급 △주식 15주 지급이 최선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런 대안이 충분하지 않다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6일 "사측, 얄팍한 짓거리 계속해봐라" "개수작, 어리석은 행동 후회할 것"이란 제목의 대자보를 공유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 생산 차질이 확대돼 노사 모두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파업 때 현대차의 생산 손실은 2000억원대로 추정되며, 단순 계산으로 이번 파업은 두 배의 피해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대전 부품 업체 화재로 인한 생산 감소, 미국 관세와 중동전쟁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올해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다. 하반기 '더 뉴 그랜저' '디 올 뉴 아반떼' 등 신차를 무기로 실적 반등을 이뤄낸다는 목표인데 자칫 파업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현대차 노조는 추가 파업이 끝난 다음 날인 23일 차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후속 쟁의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파업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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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최근 노사 협상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공유한 메일에서 "대화가 멈춘 사이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결의가 아닌 다시 시작되는 대화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