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6개사가 미국 AI(인공지능) 인프라 기업 투자에 나선다. 각개전투가 아닌 관계사의 경쟁력을 결합해 AI 시대에 글로벌 플랫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272,500원 ▲2,500 +0.93%)와 삼성물산(345,000원 ▼500 -0.14%), 삼성SDS, 삼성SDI(511,000원 ▼22,000 -4.13%), 삼성생명(290,500원 ▼5,500 -1.86%), 삼성화재(653,000원 ▼8,000 -1.21%) 등 6개사는 미국의 글로벌 투자 회사 KKR이 설립한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이하 헬릭스)'에 총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5억 달러, 나머지 5개 회사가 5억 달러를 낸다.
지난 6월 출범을 발표한 헬릭스는 AI 관련 인프라를 통합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최소 100억 달러 이상의 초기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 관계사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KKR과 엔비디아, 미국 전력 회사 비스트라(Vistra), 쿠웨이트투자청(KIA) 등 글로벌 AI 인프라 생태계를 이끄는 반도체 기업, 투자사, 전력 회사와 나란히 헬릭스의 창립 투자자로 참여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고려할 때 투자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일단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이 최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고 DX(완제품)부문의 경우 2025년 인수한 데이터센터 공조 전문 자회사 플랙트그룹을 통해 공기 냉각 제품군부터 액체냉각용 냉각분배장치(CDU)까지 데이터센터 냉각 제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데이터센터 구축과 발전 분야에서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자로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한다. 삼성SDS는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로서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사업을 수행한다.
이처럼 삼성이 AI 산업 분야에서 관계사들과 대거 공동 투자를 단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암 조기 진단 기술을 보유한 헬스기업 그레일(grail)사에 투자한 정도가 있을 뿐이다.
업계에서는 AI 생태계가 자리잡으면서 삼성이 반도체 생산자를 넘어 인프라 전체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관계사들이 보유한 부품 경쟁력을 시스템·인프라 차원의 영향력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AI 생태계에서 부품 공급자에 머물지 않고 인프라 생태계 구축에 직접 참여하는 주체로 위상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